신과람쌤의 엄마표 과학놀이 - 유아부터 초등학생을 위한 아이가 좋아하는 진짜 진짜 신기한 과학실험 창의쑥쑥 시리즈 2
원진아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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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끝나겠지라고 생각했던 코로나19가 여전히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어느덧 돌이켜보니 무려 일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버렸다. 에너지 넘치는 아들 둘은 그 시간동안 또 무럭무럭 자라버렸는데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이들의 시간이 버려진것만 같아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실은 이 사태가 시작되고 몇달동안은 의욕에 불타올랐었다. 비록 아무데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이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내지 않으리!!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놀이감이며 각종 책들을 준비했었다. 하지만 이 사태가 길어지다보니 아이들은 더이상 그런것들에 흥미를 보이지 않았고 점점 시간을 무심히 보내게 됐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다시 한 번 의욕을 불태워주길 바라며 읽게 되었다.

언젠가 아이들과 뭘 하며 놀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유튜브에서 과학놀이를 검색해서 몇가지 놀이를 해봤었는데 그때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보았다.

아이들은 신이나서 서로 먼저 해보겠다며 난리였고 나 역시 엄마도 한 번만 해보자며 덤벼댔었다.

참 재밌는 시간이었는데 한가지 아쉬웠던건 그 과학놀이들이 과학적으로 어떠한 원리에 의해? 어떠한 성질에 의해 생겨나는 현상들인지 명확히 설명 해 주지 못했던 것이었다.

아무래도 유튜브는 영상이기에 놀이 방법만 새겨듣고 방법대로 해보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봤을때 좋았던 것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신과람쌤이란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로 서울경기지역 과학교사들의 모임이다. 그중 현직 과학교사맘 네분이 자녀들과 집에서 활동하는 과학놀이들을 책으로 만든것이다.

과학 교사의 입장에 엄마의 입장이 더해져 만든 책이니 학습적으로도 놀이적으로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이 책 속에는 총 80가지의 과학놀이들이 나와있다.

각각의 놀이마다 놀이목표와 연계 교육과정이 함께 실려있어서 과학을 잘 모르는 엄마라 해도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학습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간혹 준비물이 여러가지 필요한 놀이들도 있지만 집에 있는 물건들만으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놀이들도 있어서 간단하지만 재미있는 놀이를 해 볼 수 있다.

우리 아들들은 비닐 안에 물을 채우고 연필로 비닐을 뚫는 활동을 굉장히 재미있어했다. 물론 개구쟁이 둘째때문에 결국 물놀이로 끝이 났지만 한참을 깔깔거리며 놀이를 할 수 있었다.





또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놀이는 바로 화산폭발 놀이였는데 그 후로도 화산 폭발 놀이를 하고싶다고 졸라대고는 했다. 집에 있는 공룡친구들과 동물친구들까지 총동원해서 화산 폭발을 즐기는 바람에 뒷처리가 오래걸려 못들은척하거나 다른 놀이를 하자고 유도하며 얼버무리는건 비밀!^^;;;;

책 속엔 무려 80가지나 되는 과학놀이들이 있고 그 놀이들이 초등학교 교육과정들과 모두 연계되어 있기에 아이의 학교 교육과정에 맞춰서 한 번씩 해주면 정말 좋은 과학교육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길어진 코로나로 아이들과 뭘 해야할지 모르는 엄마 아빠들에게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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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즈의 마법사 Art & Classic 시리즈
라이먼 프랭크 바움 지음, 제딧 그림, 김난령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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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것이다. 그런데 난 정말 줄거리를 알고있다는게 신기할정도로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었고 영화 또한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마찬가지로 많은곳에서 모티브로 자주 사용되는 이야기이기에 읽어보지 못했다해도 그 내용과 등장인물들은 친근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오즈의 마법사>는 작가 L. 프랭크 바움이 1900년에 출간한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어마어마한 신비한 세계를 무려 121년전에 만들어 낸 것이라는 사실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 세계관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성격들이 매우 뚜렷하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컴플렉스들이 친구들과 함께 하는 모험 속 위기 앞에서 어떠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너무 잘 그려내고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는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었다.

분명 <오즈의 마법사>를 영화로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책을 읽는 내내 한구절의 노래가 계속 떠올랐다.

아마도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릴적 티비 만화영화로 본 적이 있는걸까?

뭔가 아련한 기분이 들면서 자꾸만 귓가를 맴도는.

"캔자-스 외딴 시골집에서~어느-날 잠을 자고 있-을때~"

이 부분이 굉장히 선명하게 떠올라서 노래를 속으로 흥얼거리며 즐겁게 책을 읽었다.

마치 어릴적 추억 여행을 하듯이 도로시의 모험을 함께 경험한 것 같다.






이 책의 그림은 일러스트레이터 제딧님이 그렸는데 아기자기하고 색감이 예쁜 그림이라 좋았다.

특히 풍경의 구름이 너무 예뻐서 어떻게 그린걸까 하고 유심히 들여다 보게 됐다.

언젠가 한 번 드로잉 앱으로 따라 그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을 아이들이 읽기에는 글이 조금 많기에 이렇게 예쁜 그림을 보며 읽으면 훨씬 잘 읽힐 것 같았다.

이야기 속 장면마다 중요한 포인트들을 적절히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더욱 재밌었다.

모든 동화들이 그러하듯이 <오즈의 마법사> 또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의 메세지를 주고있다.

등장인물인 지혜가 없는 허수아비, 마음이 없는 양철 나무꾼 그리고 용기가 없는 사자.

이 세 인물들이 각자의 단점들을 이겨내고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는 모습, 그리고 그 후 힘들고 어렵던 상황에서 각자 가장 행복한 곳으로 가게되는 결말이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희망이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살아 있는 존재라면 누구나 위험을 마주했을 때 두려움을 느껴. 진정한 용기란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위험에 맞서는 것인데, 너는 이미 그런 용기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

-p. 227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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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년의 삶이 재밌습니다 - 평균 나이 55세, 첫 무대에 오른 늦깎이 배우들의 이야기
안은영 외 지음 / SISO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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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늘 내 나이가 너무 많다고,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채찍질이 필요할 것 같아 선택한 책이다.

처음엔 제목과 간단히 소개 된 내용만 보고는 그냥 취미생활을 찾은 아주머니(?)들의 이야기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작가 소개를 읽고나서 이 책을 정말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늘 망설이기만 하는 나에게 불씨를 붙여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이 책은 정말 어찌보면 평범하다 할 수 있는 중년들의 이야기이다. 각자의 살아온 이야기들을 읽어보면 우리 주위에서 많이 접해본 친근한 이야기들이지만 그들이 지금 해내고있는 일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연극을 하고싶다는 마음을 그저 마음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한걸음 떼어 발을 들인다는게 얼마나 쉽지 않은일인지. 사실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젊은 시절보다 어렵지 않고 능숙해지지만 그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건 정말 어려운일이다.

아직 40대초반인 나에게도 그건 분명 어려운일인데 이 책의 저자들은 거리낌없이 해냈고 또 자신들의 경험을 들려주며 주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주고 함께하자는 손을 내밀어주고있었다.






공연 보는것을 좋아해서 혹은 어릴적 품고 있던 배우의 꿈이 생각나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던 저자들은 아직까지는 정식 공연을 한작품밖에 하지 못했지만 공연뿐만 아니라 함께 글쓰기도 시도해보고 결국은 이렇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데 모아 책을 냄으로써 배우를 넘어 작가가 되기까지 했다.

젊은 사람들에게도 어려운 일일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젊지 않기에, 이제 치열한 삶의 중반을 넘어서고 있기에 오로지 자신을 생각하고 오래품어왔던 꿈을 향해 주저하지 않고 발걸음을 뗄 수 있었던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들의 극단 이름이 Brabo Second Stage를 줄여서 B2S라고 하는데 그 이름을 가만히 보고있다가 이상하게도 눈물이 고였다.

삶은 한번뿐이라고, 이번 스테이지는 이미 이렇게 되어가고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게도 Second Stage가 올 수 있겠다는 희망의 빛이 보이는 것 같아서였던 것 같다.

정말 많은 감정이 교차했던 것 같다.

부디 이 극단이 무럭무럭 잘 커가길.

그래서 내가 중년이라는 나이가 되었을때 내 꿈을 찾아, 내 자아를 찾아 거침없이 B2S의 문을 두드릴 수 있게되길 바라본다.

"나는 블랙스완이 되고 싶다. 우리 협동조합이, 극단이 블랙스완이길 꿈꾼다. 그러나 그것은 발생 직전까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라 하지 않나. 하늘에 맡겨두고, 나는 인생 벗들 손 꼭 잡고 계속 걸어가면 될 것이다."

-p. 218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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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Art & Classic 시리즈
진 웹스터 지음, 수빈 그림, 성소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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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딸이 없는 (과하게 활발한) 아들만 둘이 있는 엄마이지만

읽는 내내 딸에게 주고싶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책이 바로 아트 앤 클래식 시리즈인 <키다리 아저씨>이다.

요즘 아트 앤 클래식 시리즈의 책들을 읽으며

나에게도 은근히 소녀감성이 있었다는걸 깨닫게 되었다.

아주 신기하게도.

어릴적부터 로맨스라면 질색을 했던지라 

소녀감성 같은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이번 <키다리 아저씨> 또한 전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아주아주 간략한 정보외엔 전혀 아는게 없었다.

고아 소녀가 나오고 이름을 밝히지 않는 키가 큰 후원자로부터

후원을 받아 공부를 하게 된다ㅡ는 정도만 알고있었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한 뮤지컬이 있기에 

뮤지컬 덕후로써 상당히 호기심이 생겼다.

이 책은 작가 진 웹스터의 대표작품인데

작가는 복지와 형법 개혁에 대한 과목을 이수하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고아원과 교도소를 견학하고 사회복지관에서 활동하며 

문제 개선에 힘썼다한다.

그렇기에 고아원의 실태에 대해 자세히 알았을테고

그 경험을 토대로 이 작품을 쓰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그림은 수빈 작가님이 그렸는데

수채화를 전공해서인지 그림들의 색감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글의 내용을 충분히 표현해놓은것 같아서 

장면마다 더 깊은 감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특히 이 장면!

키다리 아저씨로부터 커다란 꽃다발을 받은 

주디의 벅찬 감정이 너무나 잘 느껴졌다.

난생 처음 느껴본 주디의 감정이 너무나 잘 느껴져서 코끝이 찡해졌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린시절부터 보육원에서 자라서

이제 보육원을 나가야할만큼 자란 제루샤 애벗이다.

그녀가 회상하는 보육원 생활은

한참 혈기왕성한 어린 아이들에게는 정말 끔찍할만한 곳이었다.

어느날 우연히 제루샤의 글을 보게 된 후원자가

그녀의 후원을 하겠다고 해서 그녀는 대학에 진학하게된다.

하지만 본인이 누구인지를 철저히 감춘 비밀의 후원자에게

그녀는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편지를 쓰게된다.

이 소설은 초반 몇 페이지 외에는 전부 제루샤의 편지글로 되어있다.

작가의 부연 설명 없이 오로지 편지글로만 구성되어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모든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되어 흥미를 이어가기에 충분했다.

제루샤는 보육원 원장님이 지어준 본인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주디'라는 예명을 지어 사용했는데

본인의 성격과도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서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내 머리속에서는 주디로 남아있었다.

문장이 어렵지 않고 감정들이 많이 드러나있어서 

온 마음을 다해 읽었던 것 같다.

중반부가 넘어가면서부터 눈치로 알게되는 가슴 콩닥거리는 로맨스도

별 사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달하니 좋았다.

소녀시절에 이 책을 읽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딸이 있었다면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었다.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늘 씩씩하고 밝고 열정적인 주디의 모습을 

닮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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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은 아닙니다만 - 서른 개의 밤과 서른 개의 낮으로 기억하는 '그곳'의 사람, 풍경
남기형 지음 / 도서출판 11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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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색 배경에 황량한 대지. 그리고 그 위에 서 있는 한대의 차와 한 사람.

책 표지만 봐도 너무너무 여행책인 이 책은

여행책이 아닙니다만-이라고 말하는 여행책이다.

개인적으로 여행을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지만

배낭여행이란게 생각처럼 쉽게 가지지가 않아서

여행 에세이를 읽으며 대리만족을 하곤 했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소설책과 여행 에세이의 비율이 거의 1대 1일 정도로 많이 읽었다.

소설과 에세이를 제외한 책은 거의 읽지 않으니 엄청난 비율이다!

아무튼 여행 에세이를 자주 읽다보니 나름 취향이란게 생겨버렸다.

가끔 보면 에세이를 위장한(?) 가이드북들이 있다.

거리는 얼마나 되고 몇시간이 걸리며 이것이 생긴지 몇백년이 되었다는 둥.

끝없이 나열되는 숫자와 숫자와 숫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리만족을 원하던 난 그 여행지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져버리곤 한다.

반면에 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의 여행 에세이는

저자가 그곳에서 느낀것들.

그날 그곳의 공기, 온도, 냄새, 소리 그리고 그곳에서 들었던 음악들.

하늘의 빛깔과 그 나라 사람들의 눈빛 같은 것들을

저자의 글과 사진 속에서 느낄 수 있을 때.

그 여행이 마치 내가 한 여행같고

저자의 마음에 완전히 동화됨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를 정말 사랑한다.

아무튼.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바로 이 책 역시 그러한 이유로

정말 너무 좋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배우이자 유튜버이자 여행가이다.

공연이 있을 땐 공연을 하고 공연을 쉴 땐 훌쩍 여행을 떠나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장기간 갈 수 없게 된 상황이라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지난 여행의 순간순간을 잊고 싶어서이지 않았을까 싶다.

글을 읽어보니 배우 특유의(?)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졌다.

문장 끝에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농담같은 말들은

책을 읽으며 혼자 쿡쿡거리게 만들었고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사진을 잘 찍지 않는다는 말이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여행 에세이들에 비해 사진이 많지 않은 편이지만

글만으로도 그 순간의 풍경들과 그 순간의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충분했다.

특히 차를 몰고가다가 특별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을 만나면

차를 세워두고 작은 포트에 물을 끓여 커피 한잔을 타서

커피를 천천히 식혀가며

그 풍경을 마주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신다는 부분에서는

감탄과 부러움이 마구 솟아나왔다.

'내가 정말 여행을 느끼고 벅차오르는 순간은 따로 있었다.

언제나 더 작고, 더 외지고, 더 무명한 곳에서였다.'

-p. 127




가장 인상깊었던 페이지는 바로 이 부분이었다.

노래 가사 사이사이 그날의 기억을 적어나간 부분.

어느 나라의 어느 산이었는지는 독자로써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날 그 새벽 등산을 했던 그 순간에 함께하는 기분이었다.

함께 음악을 들으며 함께 오들오들 떨고,

매일보는 태양이지만 그 순간만큼은 특별했던,

태어나 처음보는 태양을 함께 맞는 기분.

이 부분을 읽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바로 그 음악을 검색했고

음악을 들으며 다시 한 번 읽어봐야만 했었다.

그 순간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더 느껴보고 싶어서.






책장을 덮고 참 부럽고 참 멋진 작가를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다시 여행을 떠나려면 조금 오랜 기간이 필요할테니

부디 이 책의 후속작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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