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된 한패
플로르 바쉐르 지음, 권명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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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경제 스릴러물이다. 주로 정치, 경제에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고 그 안에서 일어난 한 인물의 살인사건을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파헤치고 있다.


정경유착. 우리나라에서도 이 문제는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작해 뉴스에 나오지 않는 것까지 포함한다고 해도 우리 국민들은 그냥 또 모르는 척 넘어가 준다. 정치와 경제 쪽 고위 관직들이 서로 작당을 하고 손을 잡는 동안 우리 국민들은 계속해서 피해를 본다. 직접적인 피해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피해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미친 직,간접적인 피해의 한 예로 몇 년 전 일어난 '세월호 사고'를 떠올리게 되었다. 정경유착으로 부실한 배를 운영하고 그 피해를 고스란히 죄없는 학생들과 사람들이 받았다. 그 일로 상심이 큰 국민들이 침체되어 경기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그럼으로써 나라 전체가 흔들리고 말았다.


유럽연합이 이루어지고 유로존으로 인해 무리한 그리스 사태가 벌어진다. 이 때 그리스가 유로존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회계장부를 조작해준 곳이 바로 미국 최대의 다국적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책에서는 '폴만팍스'로 이름을 살짝 바꿔서 나온다. '폴만팍스'의 유럽 금융협상 전문가 '세바스티앙'은 이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사건을 은폐하라는 회사의 지시를 받고 울분하며 잘못을 바로잡고자 노력하지만 도움을 요청한 친구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바스티앙'이 철로에서 기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벌어지고 이것이 사고가 아니라 사건인 듯한 냄새를 맡은 6명의 친구들이 다함께 의구심을 품게 된다.


이 책은 우선 표지가 너무 깔끔하고 예뻤다. 빨간 배경 속에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빌딩들, 그 건물들을 바라보고 서 있는 사람들의 뒷모습. 제일 중간에 서 있는 남자가 '세바스티앙'일까? 생각해보았다. 암울한 현대 자본주의 속에서 방황하고 흔들리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내용은 나에게 조금 어렵게 다가왔다. 정치와 경제에 대해 문외한일 뿐더러 작가가 원래 칼럼니스트라서 그런지 어려운 비유를 많이 사용하였다. 프랑스식 비유일까. 나만 못 알아보는 걸까. 계속해서 의구심을 품은 것은 꼭 '세바스티앙'의 여섯 친구들과 같았다ㅠ


이 책에는 실제 인물이 나오고 실제하는 회사가 나온다. 이름은 살짝 바꿨지만 누구나 보면 알아차릴 수 있게 내용을 전개해 나가고 있으며 심지어 그 이름 옆에 괄호로 실제하는 회사의 이름을 주석으로 달아놓기도 했다. 이렇게 대놓고 소설에서 특정 회사의 뒷이야기와 정치, 권력의 문제점을 이야기해도 괜찮을까 싶었지만 뭐 요즘은 언론의 자유라는게 있으니깐 프랑스에서도 그런 것은 눈감아주나 싶었다. 아무튼 모르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고 전세계 어디에서나 정치와 경제, 권력의 남용은 존재하는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세상은 표면적으론 잔인하고 내부적으론 미쳐 돌아가고 있다.   -데이빗 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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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 살인 아르테 누아르
카밀라 그레베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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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이면 북유럽인가? 지금 엄마가 동유럽 쪽으로 여행을 하고 계시는데 북유럽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일본하면 추리, 서양쪽은 스릴러가 많이 발달되어 있는 것 같은데 특히 요즘 북유럽 스릴러가 내 눈에 많이 들어온다. <약혼 살인>은 스웨덴 작가인 '카밀라 그레베'가 썼는데 여동생과 함께 정신분석학자에 관한 범죄 스릴러를 다섯 편이나 집필했다고 한다. 두 아이의 엄마라는데 아이 키우면서 소설 쓰기 정말 힘들었겠다는 생각을 생뚱맞게 했다. 나는 지금 한 아이를 키우면서 책 읽는 것도 힘든데 책을 쓰다니.. 정말 대단한 작가인듯하다.


이 책은 정신분석학자 '한네', 형사 '페테르', 약혼녀 '엠마' 세 명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어느 날 목이 잘린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그 집의 주인인 유명 의류 회사 CEO '예스페르 오레'라는 남자가 실종된다. 형사들은 '예스페르'가 범인이라고 추정하고 사건을 파헤쳐 나가는데 이 때 10년 전 유사한 사건에 관여했던 정신분석학자 '한네'에게 다시 도움을 요청한다. '페테르'와 '한네'는 10년 전 사건을 수사하던 중 사랑에 빠졌었는데 '페테르'의 소심함으로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 한편 '예스페르'의 약혼녀 '엠마'는 '예스페르'가 실종되기 3달 전쯤에 그를 만나 사랑을 하고 약혼을 약속하는데, 약혼식 당일부터 그와 연락이 두절된다.


​이 책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나오고 범인을 밝히는 내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거의 후반까지도 피해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는다. 즉 피해 여성이 누구인지, 따라서 범인이 누구인지조차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범인을 밝혀나가는 것에 주를 두기보다 심리 묘사 위주로 내용이 전개되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 당일까지 이어진다.


사실 나는 기다리지 못하는 성미 때문에 다른 서평을 미리 봐서 그런지 중후반쯤 범인이 누구이고 이런 일이 왜 벌어졌는지 알아차렸다. 아마 다른 사람의 서평을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대충 추측할 수 있는 반전일 수 있지만 어쨌든 반전은 반전이다. 소름 끼치고 피해여성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정말 아무것도 모른채 당한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추측을 하면서도 내 추측이 맞나 빨리 확인하고 싶고 궁금하기도 해서, 책 느리게 읽기 때문에 아이 재워놓고 밤마다 읽느라 항상 새벽에 잤다ㅠ 아무튼 <약혼 살인>의 소개에 따르는 "숨 막히는 진실, 충격적인 반전"을 나는 안다. ㅎㅎㅎ

 

<이 리뷰는 작가나 출판사와 전혀 상관 없는 몽실서평단에서 지원 받아 읽고 내맘대로 적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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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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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의 신작입니다. 미치 앨봄스럽다고 해야할까. 잔잔하게 풀어가는듯 하면서도 가슴 아리는 전설의 기타리스트 '프랭키 프레스토'의 일생이죠.

프랭키 프레스토.
아무리 검색해봐도 나오지 않던 이 인물은 가상인물입니다. 그의 주변인물로 나온 이들이 '프란시스코 타레가', '앨비스 프레슬리' 등의 실존인물이므로 전 당연히 실존인물인 줄 알았네요^^ 실존인물도 아닌 이의 일생을 현실적으로, 그러면서도 은근히 환상적으로 그려냈습니다.

이야기는 '음악'이 들려주는 음악의 아들 프랭키의 삶과, 지인들이 들려주는 불운의 기타리스트 프랭키의 이면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음악'은 닉네임 같은 것이 아니라 진짜 순수한 추상 명사 '음악'입니다. '음악'을 부여잡고 태어난 프랭키의 재능을 '음악' 본인이 소개하는 셈이죠. 그래서 제가 이 소설을 환상적이라고 느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잔잔하게 내용을 이끌어 가는 미치 앨봄 특유의 시선인것 같아요.

프랭키의 인생.
부모님과의 안타까운 인연, 양아버지 '바파'와의 삶, 일생 살면서 유일하게 사랑한 여자 '오로라'와의 만남과 헤어짐, 가슴으로 낳은 딸 '카이'. 이 모든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프랭키의 삶의 일부는 바로 기타입니다. 기타 천재로 태어나 재능이 너무 넘쳐서 불행했던 걸까요? 프랭키의 삶은 태어나서 죽을때까지 너무 혹독해서 프랭키 자신도 감당할 수 없었는지 모릅니다.

잔잔한 내용 중간중간 앗 하는 반전도 숨어 있습니다. 그 반전들이 대부분 슬픈 내용이라서 프랭키의 인생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죠.

천재 기타리스트 프랭키의 삶은 '라그리마', 즉 눈물의 연속입니다. 전쟁 속에서 태어난 프랭키에게 어머니가 죽어가면서 들려준 그 노래처럼 프랭키의 삶 대부분이 그렇죠.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매일이 행복할 순 없지만 행복은 매일 있다는 말처럼 말이죠.

꿈이 있는 사람, 꿈을 찾지 못한 사람 모두 읽어보면 좋을것 같습니다. 꿈이 있는 사람은 프랭키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신념을 배울 수 있고, 꿈을 찾지 못한 사람은 프랭키가 재능을 움켜잡았듯이 자신의 재능을 찾아보고자 하는 의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나 작가와 전혀 상관 없는 몽실서평단에서 지원 받아 읽고 내맘대로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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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무라야마 유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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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로 여행을 간 적이 있습니다. 그 나라에서 5년째 살고 있는 언니가 가이드를 해주기로 하고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죠. 처음 가 보는 유럽이라 모든 것이 환상적으로 보이고 거의 모든 벽마다 칠해져 있는 낙서들조차 멋있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언니는 그 나라의 풍경이든 낙서든 모든 것이 다 일상이기 때문에 이미 그 속에 녹아들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유럽에 사는구나 멋지다 했다가 낙서와 쓰레기들이 더러워지기 시작했다가 이제는 그것들이 고향의 느낌처럼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살던 주인공 '마후유'는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한 후 트라우마를 갖고 어머니와 함께 다시 일본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학대는 끊이지 않고 발음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자 일본에 대한 반감만 높아지게 되죠.

도망치듯 다시 돌아온 곳이 뉴욕입니다. 뉴욕에서 살면서 우리 언니가 느꼈던 삶의 적응을 경험하게 되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만나 결혼하고 행복한 삶을 다시 꿈꾸게 됩니다.
"너의 곁에 가는 사람들은 모두 불행해져." 이 말은 술마신 어머니가 항상 마후유에게 하던 말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마치 그 말대로 이루어지듯이 결혼한 사람이 결혼 첫날 사고로 죽게 됩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자식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말을 자신의 안식처인 부모님에게서 계속해서 듣고 자란 마후유의 마음은 얼마나 두렵고 힘들었을까요. 그런데 이 주인공이 참 대담하고 강한 여자입니다. 힘든 상황으로 속은 썩어빠졌지만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나쁜 생각을 하는 대신 주변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알록달록한 표지부터 마음에 들었는데 내용 역시 좋았습니다. 미친듯이 흥미롭다기 보다는 잔잔한 깨달음을 주며 술술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자연과 공생하는 인디언의 삶에서부터, 고난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의지까지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네이티브 아메리칸들의 삶은 배울게 많더라구요. 주인공처럼 인생에서 끊임없이 행복을 찾아가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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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가지 이야기 - 1992년 제3회 아유카와 데쓰야 상 수상작
가노 도모코 지음, 박정임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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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카와 데쓰야' 상을 수상한 가노 도모코 작가의 <일곱 가지 이야기>입니다. 이 책이 데뷔작인가봐요. 그런데 데뷔작 답지 않은 잘 짜여진 구성과 재미로 제 마음을 녹였습니다. 역시 상은 괜히 타는 게 아닌가봐요^^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감성적인. 그냥 일반소설이라고 하기엔 추리,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풍부한 이야기 7편이 담겨 있습니다.

여대생 '고마코'는 어느날 우연히 <일곱 가지 이야기>라는 책을 서점에서 읽고 충동구매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책에 반해서 작가 '사에키 아야노'에게 팬레터를 씁니다. 그 팬레터에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사소한 사건들을 함께 써서 보내는데 그 작가가 대단한 것이 항상 답장을 하면서 그 사건들을 자신의 생각대로 해결 해줍니다.

사실 그 해결 답장이 모두 정답이라곤 할 수 없지만 묘하게 그렇게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에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사실 일상 미스터리는 우리 주변에서 항상 일어납니다. 놀이터에 뒹굴고 있는 신발의 주인은 누구이며 대체 무슨 이유로 버려두고 갔을까? 벽에 칠해져 있는 빨간 무늬는 물감일까 혈흔일까, 누가 저렇게 해놨을까?

그런 사소한 것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 궁금함이 이 소설을 만듭니다. 결말에는 경악할 만하지..는 않지만ㅎㅎ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기도 합니다. 아무도 생각할 수 없을만한 깨달음이죠.

마음 따뜻해지는 일상 미스터리.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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