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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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글라스 케네디.

내가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위험한 관계>를 읽고 완전히 반해서 그 뒤로 이 작가 신작만 나오면 모조리 읽었다.

<파리 5구의 여인>, <모멘트>, <빅 픽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 잡> 등. 대체적으로 이 작가의 책들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다.

<픽업>은 더글라스 케네디 출간작 중 유일한 단편이다. 총 12편의 다양한 분량의 단편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역시 더글라스 케네디의 필력은 대단하다. 각 단편들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다. 단편 특성상 12편이 모두 재미있지는 않지만 각 이야기 모두 깊은 뜻을 지닌 것만은 확실하다.


프로 사기꾼이 역습당한 사건 <픽업>
톨스토이 단편선이 생각나는 <크리스마스 반지>
순간의 선택이 중요한 <여름 소나타>
후회할 짓은 하지 말자 <전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
이해하기 어려운 <냉전>
전아내의 시한부 선고를 들은 남자 <그리고 그 다음에는?>
상상은 자유 <가능성>
우리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실수>
풀리지 않는 부부문제를 다룬 이야기 <괜찮겠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도박>
각성제를 먹고 글을 쓰는 작가의 최후 <각성>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에는 항상 중요한 선택의 문제가 등장한다. 인생에서 갈림길에 맞닥뜨리게 되고 주인공의 선택을 통해 인생이 결정된다.

우리도 늘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되돌아보면 그 때 그 선택을 한 것이 후회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소설 속 인물들처럼 후회되는 선택을 되돌리기 위해 큰 희생을 치르기도 하고 그저 용기가 없어 포기하기도 한다.

우리 모두는 대부분 그저 용기없이 살아가는 일상을 택하지 않을까? 지금 이 현실에 아주 만족해서가 아니라, 이제 와서 바꾸자니 번거롭기도 하고 용기낸 삶이 더 좋을 보장이 없어 두렵기도 해서일 것이다.

주인공들처럼 선택의 기로를 많이 거쳐온 나의 인생.
더글라스 케네디 특유의 문장들에 빠져 갑자기 나도 생각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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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나이트 ㅣ 레베카 시리즈
오사 라르손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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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왠지 슬픈 눈을 가진 하얀 늑대가 쳐다보고 있는 책.

스웨덴 작가 '오사 라르손'의 변호사 레베카 시리즈 두번째인 이 소설은, 주인공 레베카가 첫번째 시리즈 <블랙 오로라>에서 사건이 일어난 곳인 고향에 어쩌다 다시 찾아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일단 레베카 시리즈는 표지가 너무 이쁘다. 어느정도 표지에 따른 구매를 잘 하는 편이라 이 시리즈는 <블랙 오로라>부터 이미 내 관심을 끌었다.

어쨌든 <블랙 오로라>를 읽어보지 못해서 안타까웠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안타까움이 더 커졌다. 두 책이 완전 다른 사건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중간중간에 앞 시리즈를 읽었어야 이해할 수 있는 인물들 관계, 대화 전개들이 꽤 나왔다.

그렇다고 <화이트 나이트>만의 사건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앞 편을 읽었으면 중간중간 나오는 앞 편의 사건 이야기가 더 잘 이해됐을텐데 하는 정도이다. 그리고 두 사건을 겪은 레베카의 참담함이 더 잘 다가왔을텐데 했다.


상사 '몬스'의 무심함에 화가 나 어쩌다 다시 사건이 벌어졌었던 고향으로 오게 된 레베카. 그런데 그 마을에 또다시 여자 목사가 살해되어 십자가에 매달리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고 우연히 그 목사의 비밀서류들을 손에 넣게 된 레베카가 마을 경찰에게 그것을 전달해주면서 수사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어 간다.


사실 이번 편에서는 주인공 레베카의 활약이 별로 돋보이지 않는다. 레베카가 서류를 전달하는 중요한 일을 하긴 했지만 결국 수사는 마을 경찰들이 다 한 듯 하다.

범인은 얼추 짐작했지만 동기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람의 타락한 마음, 정신적 좌절이 이렇게 큰 사건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무서웠다. 역시 사람이 제일 무섭다.

인간 내면과 심리, 상황 묘사들을 굉장히 자세하고 깊게 서술한 스릴러 소설이다. 대충 읽으면 이해되지 않을 것 같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천천히 읽으면 마치 소설이 아니라 심리학 같은 느낌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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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가게
너대니얼 호손 외 지음, 최주언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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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환상소설은 드물죠.
표지도 이쁘고 여섯 편의 이야기가 모두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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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박연선 지음 / 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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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선 작가는 내게 최고의 드라마를 선물해 주었던 <연애소설>의 작가이다. TV 드라마 작가가 어쩌다 출판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어 지었다는 첫 소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는 내게 최고의 미스터리 소설이 되었다.

​

유쾌하고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비유들과 재밌는 상황들, 그 속에서 섬뜩하고 힉~하는 미스터리를 선사해 준 이 소설은 아주 깡촌 시골 두왕리에 사는 홍간난 할머니와 그의 손녀 강무순이 주인공이다.

​


'홍간난' 여사의 남편이 어느 날 드라마를 보다가 비명횡사 하시자 장례식이 열리고 온 가족들이 모이게 된다. 혼자 된 어머니를 홀로 시골에 남겨 두고 갈 수 없었던 자식들은 상의 끝에 둘째 아들의 장녀 '강무순'이를 시골에 잠시 두고 가기로 하고 강무순이 자는 틈을 타 모두 몰래 빠져 나온다.


자다가 일어나 졸지에 깡촌에 발이 묶이게 된 삼수생 백수 강무순이는 심심한 시골 생활에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중, 15년 전 이 조용한 시골 마을에 소녀 4명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크나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15년 전 그 당시 여섯 살이던 강무순이 두왕리에 내려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드라마 작가는 소설도 잘 쓰는 가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문장도 놓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강무순이 하는 재치있는 생각과 말들, 홍간난 할머니의 매력은 정말 최고였다.

 

그냥 유쾌하고 재미있는 소설인가? 하면서도 15년 전 소녀 4명의 실종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와 중간중간 나오는 '주마등'의 섬뜩함이 한 번씩 가슴을 쿵~하게 만들고 중반부터 몰아치는 반전들이 결국 마지막까지 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홍간난 할머니는 정말 대박 캐릭터이다. 늦게까지 자는 손녀에게 각종 욕을 해가면서 핀잔을 주는가 하면 협동조합을 위해 노동을 하고 오라며 "늙으면 죽어야지. 일을 하고 오면 내가 허리를 펼 수가 없다."며 은근슬쩍 손녀를 떠밀기도 하고. 그러다가 손녀가 하는 수사에 차질이 생기면 "그런 거 하나 못 알아내는겨."하며 후딱 해결해 주는 탐정 기질까지. 이런 할머니라면 진짜 환영이다^^

아무튼 이 책은 재미있다. 다들 재밌다고 하던데 진짜 재미있다. 무서운 미스터리 소설보다 유쾌하고 거기다 반전까지 있는 획기적인 미스터리 소설을 원한다면 금상첨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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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죽이기 - 엘러리 퀸 앤솔러지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외 지음, 엘러리 퀸 엮음, 정연주 옮김, 김용언 해제 / 책읽는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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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으스스한 이 책은 '노벨문학상', '퓰리처상'을 받은 12명의 작가가 쓴 미스터리, 범죄물들을 엮어놓은 단편집이다.

단편집의 특성답게 모든 단편이 재미있진 않았지만 나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고전의 느낌이 마치 엘릭시르의 미스터리 책장 시리즈를 읽는 것 같았다.

문학상을 받은 작가들의 소설이라서 기본적으로 한 편 한 편 개성이 강하고 강렬하다. 직역을 해서 그런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꽤 있었지만 그것은 또 그것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고전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싫지 않았다.


<헤밍웨이 죽이기>의 '헤밍웨이'는 내가 생각하는 그 분이 아니고 수차례 살인을 저지른 극악무도한 범인이었다. 닉이라는 형사가 살인자 '헤밍웨이'를 잡기까지의 대단한 추리력을 흥미롭게 보여주는 단편이다.

<설탕 한 스푼>은 사소한 행동 하나로 꼬리를 잡히게 된 사람의 이야기이다. 왠지 그럴것 같은 생각에 나는 사건 전개를 맞혔지만 아무튼 뜻밖의 반전이긴 하다.

<한낮의 대소동>은 남편을 죽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은 한 여인이 형무소를 옮겨가는 과정에서, 한 범죄학 교수가 우연히 그 장소에 들러 사건의 진상을 추리해내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단편이 제일 정통 추리소설에 가깝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이 외에도 <여성 배심원단>, <사인 심문>, 웃기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짠하기도 했던 <도둑이 필요해 > 등 결말에서는 이게 끝이야? 했던 작품들도 다시 곱씹어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들이 꽤 있었다.



총 12편의 단편들이 각기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독특하고 신기했다. 고전들이기 때문에 그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 보고 읽어야 할 작품들도 있었고, 그런 생각을 다 접고 지금 현재에 나오더라도 충분히 추리소설들과 견줄만한 작품들도 있었다.

단편집 좋아하는데 이런 단편집이라면 환영이다. 순문학 유명상을 탄 대가들의 미스터리, 범죄소설들이라서 재밌다기보다는 그냥 그 내용 자체로도 충분히 매력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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