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마시는 카페
최지운 지음 / 네오픽션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거의 내가 미래의 연인을 만나는 곳.

<시간을 마시는 카페>는 최지운 작가의 연작소설입니다. 역에서 나와 오 분 정도 걸어간 곳에 자리잡은 19세기 유럽풍의 카페 '아스가르드'. 그곳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시간여행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보는 내내 아 나도 겪어보고 싶다 했습니다^^ 사실 과거의 나와 만나거나 미래의 연인을 만나는게 다 좋을 수만은 없겠죠. 과거를 증오하거나 미래를 모를 때가 더 나을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그런 타임슬립을 겪으면서 더 좋은 쪽으로 풀렸으니 대체로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기  여자 아이돌 가수 유하. 가수가 되기 전에 만난 아픈 연인을 카페 아스가르드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 남자와의 미래를 알고 있는 그녀에게 과거의 그 남자가 다시 찾아와요. 자신을 몰라보는 그와 한달 뒤에 만날 약속을 하고 헤어집니다. 그와 그녀는 어떻게 될까요?

칼럼니스트 김혜연. 대학시절 자작시 과제에 만족스럽지 못한 학점을 준 교수를 찾아 카페 아스가르드로 갑니다. 결국 교수를 만나 학점을 높여달라고 부탁하는데 이 교수는 이미 인기 소설가가 되어 있는 강훈이죠. 김혜연의 과거와 강훈의 미래가 만나 교차되는 시간의 장난. 강훈은 이를 '오딘의 장난'이라고 부릅니다.

시간이 교차되어 과거의 나와 미래의 인연을 만나는 곳. 카페 아스가르드는 사람들의 절망을 없애주고 희망이 이어지게 해주는 환상의 공간입니다. 아무것도 되지 않아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을 갖게 해주는 것이죠. 진실이 아닐지라도 미래에 성공한 나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갈수 있지 않을까요?

한편 과거의 나를, 혹은 주변 인물들을 만난다면 후회하는 일은 하지 말라고 말릴 수 있지 않을까요? 후회하더라도 그냥 과거의 선택을 한 번 더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얇기도 하고 빠른 전개와 신기한 소재로 단숨에 읽은 책이었어요. 시간이 교차라는 카페 아스가르드. 실제로 있다면 혼란스럽겠지만 한 번 경험해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뇌가 섹시해지는 추리 퀴즈 2단계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3
팀 데도풀로스 지음, 박미영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뇌가 섹시해지는 추리퀴즈>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누어져 있답니다. 전 1단계는 못 읽었고 바로 2단계로 넘어갔어요. 1단계는 '초급편'이고 2단계는 그보다 조금 더 어려운 '고급편'의 추리 퀴즈들이 실려 있습니다.

총 20편의 추리 퀴즈들이 나오는데 사건과 용의자, 혹은 목격자들의 이야기가 2~3장 정도의 분량으로 주어지고 마지막장에는 힌트가 하나씩 나와요. 그리고 각 사건에 붙어 바로 범인이 누구인지 정답을 가르쳐줍니다.

전 추리소설을 참 즐겨 읽습니다. 잔인하고 무서운 그런 것들보다는 사건이 그냥 단순하게 나오고 범인을 추리해 나가는 식의 이야기를 좋아해요. 그래서 숱한 추리소설들을 즐겨 읽었지만.. 대체적으로 범인은 잘 못 맞힙니다ㅎㅎ 마지막에 가서 범인이 누구인지, 어떤 트릭을 사용했는지, 어디서 범인이 거짓말을 했는지 밝혀지면 그제서야 아~하고 깨달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는 마치 소설이 아닌 추리 퀴즈를 푸는 듯한 스타일대로 범인이 누구인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계속 눈여겨보고 단어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했더니 3분에 1 정도는 알겠더라구요. 추리하는 내내 재밌었어요.
주로 용의자들과 목격자들이 나오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 즉 범인을 찾아내는 건데요. 전 평소에도 거짓말에 잘 넘어가는 편이라서 잘 찾지 못하는 것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단계 초급편보다 심화되었다고 하니 평소에 추리 잘하시거나 즐겨 보시는 분은 2단계로 바로 넘어가도 괜찮지 않나 생각합니다.​

영국 추리 퀴즈의 거장이라는 '팀 데도풀로스' 작가인데 이 분은 40여권의 추리 관련 서적을 써냈다고 해요. 그만큼 각종 사건들과 추리, 트릭과 풀이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사건을 이 책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머리 쓴 지 오래됐는데 오랜만에 정말 제 뇌가 섹시해지는 느낌이네요^^

뭔가 중학생 때 친구들과 모여 퀴즈풀이 책을 읽었던 것이 생각나는 추억이 돋는 책이었습니다. 워낙 추리를 좋아해 흥미롭기는 당연했구요. 한꺼번에 쭈욱 해버리고 치우는 것보다는 짬이 날 때 한편씩 읽으며 머리를 써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루클린의 소녀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매년 이맘때 쯤이면 나온다는 '기욤 뮈소'의 신작.

2016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거 보니 프랑스에서도 올해 출간되었는가 보다 하는 찰나 '2016년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라는 소개문구를 보았어요.

최근에 나온 <지금 이순간>은 사서 고이 모셔놓기만 하고, 그 전에 나온 <센트럴파크>는 읽었는데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요 근래 나오는 기욤 뮈소 책들은 주로 스릴러인 것 같아요. <브루클린의 소녀>도 스릴러인데 피 한 방울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서 이렇게 매혹적인 스릴러를 쓸 수 있는 작가는 흔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약속한 '안나'와 함께 해변으로 놀러간 '라파엘'. 그녀가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듯 하여 추궁하자 충격적인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이 한 짓이라고 고백을 합니다. 충격 때문에 순간 그 자리를 벗어나지만 이내 후회하고 돌아온 펜션에 그녀는 이미 떠나고 없습니다.

그녀를 찾아 프랑스로 바로 따라오지만 찾아간 그녀의 집에 그녀는 없고 달랑 놓인 여행가방만이 보이는데요. 그녀에게 무슨 큰일이 벌어진 것을 알게 된 라파엘은 이웃인 전직형사 '마르크'와 함께 그녀를 찾아 나섭니다.


역시 기욤 뮈소, 아직 죽지 않았네 했습니다^^ 한때 시간여행 같은 비슷한 로맨스 소설만 계속 쓰는 것 같아 독자로서 약간 권태감을 느꼈어요. 이번 소설은 환상적인 소재는 전혀 가미하지 않고 오롯이 현실적인 범죄 수사에만 치중한 이야기였습니다.

안나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안나가 과거에 겪었던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라파엘과 마르크가 안나의 과거 행적을 찾아 가면서 계속  놀라운 사실들을 접하게 되어요. 마르크는 전직형사라서 그렇다 치고. 라파엘은 스릴러 작가라서 그런지 사건의 전말, 범인 등을 정말 잘 추리해 나가더라구요. 갑자기 번득 생각나는 사건의 전말을 알아나가다 보면 정말 책에 푹 빠져 읽게 돼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 정말 순간 소름 돋았습니다. 더 마지막에는 새벽에만 깨는 미친 감수성도 한몫해서 슬프고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재미와 반전, 슬픈 여운까지 한데 어우러져 있는 기욤 뮈소식 스릴러 소설. 재미났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텝
찬호께이.미스터 펫 지음, 강초아 옮김 / 알마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찬호께이'는 <13.67>이라는 추리소설로 엄청 유명해지신 분이죠. 대박 소설이라고 들어서 사놓고 또 읽어보진 못했네요^^; 아무튼 이 작가분은 유명한 소설 하나로 추리소설 좋아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만한 홍콩작가로 등극하셨습니다.

다른 한 분이신 '미스터 펫'이라는 작가분은 솔직히 처음 들어봤어요. 무슨 책을 읽던지 표지에 실린 작가분의 소개를 꼭 보는 스타일이라서 책을 읽기 전에 살펴봤어요. '미스터 펫'이라고 해서 서양쪽인 줄 알았는데 대만 추리작가이고 일본 '제1회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을 수상하셔서 이번에 2회에서 상을 받은 '찬호께이'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이 책을 지었다고 합니다.

일단 표지가 난해합니다. 그냥 물감으로 우리 예전에 많이 했던 데칼코마니를 한 듯한 느낌? 표지에 별로 신경을 안 쓰셨나 했는데 여기에도 의미는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뒤. 그러니까 뭐 별로 머나먼 미래도 아닙니다.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여 '형량평가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내요. 쉽게 말해서 재소자들의 성향을 전문가들이 분석을 해서 시스템에 대입을 시키고, 거기에서 이 사람이 더이상 범죄를 저지를지 말지를 결과내어 형량을 판결해 내는 것이죠.

그 시스템의 이름이 '사보타주'인데 일본이 이 시스템을 10번째로 도입한 나라여서 '사보-텐(10)', '사보텐'은 일본어로 '선인장'이라는 말이어서 일본 사람들은 쉽게 그 시스템을 '선인장'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표지 그림도 의문이 풀리게 되는데 선인장의 모습을 현미경으로 확대하듯이 확대하여 본 모습이죠.


이 이야기는 배경이 일본이에요. 그래서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을 받았나봅니다.

일본에서 이 시스템을 도입하고 첫 번째로 문제가 생깁니다. 사보텐을 도입했을 때 절대 범죄를 저지를리 없다고 결과가 나와서 출소한 어떤 소년이 결국 마약거래에 손을 대고 자신의 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이 돼요. 이제까지 절대 실수한 적 없는 시스템에 처음으로 오류가 생긴거죠. 이를 두고 내부의 소행인지 시스템의 문제인지 밝히기 위해 '료코'라는 법무부 쪽 여성이 투입이 되는데 내부 소행일 수도 있기 때문에 이 여성이 유명한 탐정에게 이 사건을 의뢰하게 됩니다.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SF가 참 어려워요 ㅜ.ㅜ 전체적으로는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했지만 중간중간 어려운 과학 용어들이 나올 때면 엥? 무슨 얘기지? 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반전과 전체적인 추리 내용은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SF이지만 사건이 개입되고 사건을 풀이해 나가는 스타일이라서 너무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구요.

시스템을 도입하여 시뮬레이션을 하고, 탐정은 시간여행을 하고, 과거에서 미래로 현재로 왔다갔다 머리를 좀 써야 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굉장히 신선한 소재였습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났어요. 아무리 컴퓨터 기술이 발전해도 분명히 오류는 있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피해 보는 사람도 분명히 생긴다는 것. 너무 기계를 믿으면 안됩니다. 분명 범죄율이 떨어지는 좋은 결과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의 인생이 망가진다면 그건 완벽한 게 아니니까요.


찬호께이와 미스터 펫 작가의 콜라보레이션. 독특한 설정과 재미있는 사건들, 마지막 반전까지 충분히 즐길 만한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의 봄은 맛있니
김연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늘색 표지에 꽃이 날리고 있습니다. 처음 이 책을 봤을 때는 대충 봐서 그런지 마냥 이쁘다고만 생각했어요. 날리는 꽃 아래 선인장이 박혀 있는 소녀가 있다는 것은 뒤늦게 알았죠. 아름다운 바탕 속에 가려진 쓰디쓴 내면을 보는 듯 했습니다.

이 책은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 김연희 작가의 소설집입니다. 사실 김연희라는 작가분의 이름은 처음 들어봐서 생소했어요. 오로지 표지가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었지요. 책을 꾸준히 몇시간 동안 앉아서 읽지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럴 수 있는 상황도 아니어서 단편이고 얇은 책두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런 사소한 이유로 책을 선택했다고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이 책은 너무나 심오하고 깊은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약간 저의 이해력이 못 따라가서 난해한 단편도 있었지만 대부분 다 읽고 나서 잠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스타일이더라구요.

<트란실바니아에서 온 사람>, <블루 테일>은 2013년에, <너의 봄은 맛있니>와 <[+김마리 and 도시]>는 2014년에 차세대예술인력육성사업 문학 분야에 선정되었다고 해요. 주로 단편을 쓰시는 것 같고.. 차세대 예술인에게 주는 상을 받으신 만큼 더 놀라운 발전을 하실 수 있을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나이도 직업도 처해 있는 상황들도 모두 다른 여덟 명의 여자가 각 단편마다 나옵니다. 여자들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아요. 스토커 같은 남자친구와 혼전임신을 한 친구 사이에서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아가는 여자, 이혼한 전남편에게 아이를 빼앗기지 않으려 혼신의 힘을 다해 살아가는 여자, 모든 것을 휴대폰 검색을 통해 알아내는 습관을 가진, 비정상적인 여고생들의 뒷바라지를 돈때문에 하고 있는 여자 등등..

줄거리로 쓰자면 다 옮길 수 없는 기괴하고 섬뜩한 내용들이 단편마다 나오지만 어쩌면 이런 상상들과 내면의 곤경들은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삶의 일부분이 아닐까요. 특히 여성들의 심리와 내면의 어려움들을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내었습니다.

삶의 어려움들과 불안한 심리들을 그려내었다고 해서 마냥 어두운 소설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의 소리들을 듣고 그것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면들이 조금씩 보였으니깐요. 열린 결말들에서 저는 그런 희망들을 조금씩 찾아 냈습니다. 자신의 앞길을 좀 더 밝은 곳으로 이끌고자 발버둥치는 모습들을 통해 가능성이 보였거든요.

선인장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시를 지니고 있지만 그것은 강인한 생명력의 표시입니다. 그런 강인한 면을 지닌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그려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불안, 열등감, 자괴감 속에서도 가시를 피워 끝끝내 살아남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들의 삶에 빛이 비추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선인장이 몸에 피어 있는 소녀처럼 강인한 가시로 곤두서 있는 제 위에도 이제는 꽃이 내려앉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