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도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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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 들어보는 작가인데 재밌다.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먼저 읽은 사람들의 평이 좋았다. 스릴러 특유의 어려운 부분 없이 술술 쉽게 읽히고 마지막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다 읽은 지금 평이 왜 좋은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주인공 여자 '그레이스'의 압박감을 그리고 있다. 가든 파티에 지인 부부 두 쌍을 부른 '잭'과 '그레이스' 부부. 이 부부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표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문이 닫히면 무서운 심리 싸움을 시작한다.


연예인보다 더 잘생긴 변호사 '잭'은 결혼하자마자 본성을 드러낸 무시무시한 남자이다. 아내를 방에 가두고 심지어 3일 동안 굶겨서 그 공포를 즐기는 사이코패스 기질을 지닌 사람. '그레이스'는 어떻게든 빠져나오고자 하지만 너무나 많은 가능성을 미리 염두에 두고 계획하는 남편 때문에 쉽지 않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온 것을 깨달은 건 남편의 손길이 다운증후군 동생 '밀리'를 향하기 시작해서였다. 동생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한 부모님을 대신해서 '그레이스'가 동생을 자식처럼 돌보았는데 그런 동생도 자신과 같은 처지로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 완벽하지만 속은 썩어 있는 부부들의 예는 뉴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행복해 보이던 연예인 부부나 기업인 부부들이 속으로는 바람을 피고 폭력을 행사하고 결국 이혼을 하고. 이 책의 남편처럼 너무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도 각자 충분히 괴롭지 않을까.


읽는 내내 속이 답답했지만 결말에서 사이다처럼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이런 맛에 요런 스릴러류의 소설을 즐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완벽한 커플을 보고 영감을 얻어 이 소설을 썼다는 작가가 올해 또 한 편의 소설을 출간했는데 킨들 베스트셀러란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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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미 배드 미 미드나잇 스릴러
알리 랜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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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는 대학에서 정신 의학을 전공하고 청소년과 성인 정신 건강 보건 분야에 종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심리 묘사에 탁월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녀 '밀리'의 심리 상태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힘든 일상을 겪었을, 그리고 계속해서 겪고 있는 어린 소녀의 불안한 마음이 치밀하게 드러났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밀리'는 집에서 3~6세 정도의 아이들을 가두고 학대하다가 죽인 살인자 엄마와 함께 십오년을 살았다. '밀리'는 열여섯 살 생일을 앞두고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엄마를 결국 경찰에 신고 한다. 그동안 무려 아홉 명의 아이들을 살해한 엄마가 제정신일까? 그렇다면 그런 엄마 밑에서 십오년을 자란 '밀리'는 제정신이었을까?


'밀리'의 원래 이름은 '애니'였다. '애니'는 심리 상담가 '마이크'에게 잠시 입양이 되는데 이 가정도 평범하게 화목한 가정은 아니었다. 매일 일에 치여서 가족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아빠 '마이크', 가정에 충실한 척 하면서 뒤에서 마약과 섹스를 즐기는 엄마 '사스키아', 어긋난 마음을 가지고 못된 불량 청소년으로 자란 딸 '피비'.


원래도 정상은 아닐 듯한 '밀리'가 이런 가정에 임시 입양되어 정상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불안한 마음 상태를 바탕으로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음은 분명해 보였다. 이 곳에서도 저 곳에서도 안정된 삶을 살 수 없었던 '밀리'가 한편으론 가엾기도 했다.


<굿 미 배드 미>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착한 나와 나쁜 나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소녀 '밀리'의 심리가 탁월하게 묘사된다. 누구나 살면서 착한 나와 나쁜 나 사이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을까 고민할 것이다. 심지어 살인자 엄마와 십오년을 살았던 '밀리'가 힘들었을 것은 당연했다.


"이제까지는 엄마의 인형이었지만 오늘부터는 당신의 심판자야."


엄마를 증오하면서도 버릴 수 없었던 소녀는 엄마를 결국 경찰에 고발하면서도 재판 증인석에 서야 할 때가 되어서는 코피까지 흘리며 괴로워했다. 본인의 미친 심리상태에 따라 인형 다루듯이 딸을 막 다뤘던 엄마는 결국 딸에게 버림받았지만 그 내면은 지배했던 것이다.


반전에 또 반전이 이어진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놀라운 건 사실이었다. 심리 서스펜스가 이어지면서 반전이 놀라운 스릴러 소설. 올 여름에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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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에서 - 맛, 공간, 사람
크리스토프 리바트 지음, 이수영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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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기 레스토랑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레스토랑의 역사를 이론적으로 나열하면서 중간중간 다양한 사람들의 레스토랑에 얽힌 일화를 다큐멘터리식으로 끼워 넣어 이야기로 엮은 책이다.


프랑스 혁명 이후 전국의 국민 의회 대표들이 파리에 모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고 이를 파리 사람들이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각종 다양한 레스토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후 시대 흑인과 백인의 갈등을 바탕으로 한 레스토랑 속 이야기, 그것이 현재에 이르러서도 잘 고쳐지지 않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일본 회전 스시의 배경과 현재 전세계적 체인점인 맥도널드에 얽힌 일화까지.

굉장히 많고 많은 레스토랑 관련 역사적 사건들과 일화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전부 다 기억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사소한 것에서부터 놀라운 것에 이르기까지 레스토랑의 이모저모를 한눈에 본 것 같아 뿌듯했다. 상식이 좀 더 늘어나는 느낌이랄까.

레스토랑에 대한 역사를 처음부터 연도별로 자세히 소개해 놓은 것이라기보다 단편적인 짧은 이야기 하나하나를 통해 내가 알아서 구성하고 짜맞추어야 하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많은 지식을 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에릭 블레어'라는 작가는 첫 번째 작품에서 음식점의 모든 더러운 비밀을 까발렸다. 이 작가의 첫 작품이 큰 인기를 얻고 수많은 팬으로부터 받은 편지에 답장을 했는데 그것은 그가 '조지 오웰'이라는 새 이름으로 서명한 첫 편지였다.

이처럼 웨이트리스, 레스토랑 연구 학자, 작가, 요리사 등 유명한 사람들과 또한 그냥 평범한 사람들의 레스토랑 관련 이야기도 재밌었다.

레스토랑의 '홀'과 '주방'의 차이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겉으로 보여지는 고급스러움 이면에 매일 운다는 웨이트리스들과 요리사들의 삶이 숨어져 있다는 것이 씁쓸했다.

사람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세가지 '의식주'. 그 중에서 옷도 한 두벌만 있으면 되고 자는 곳도 기댈 곳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생각인데, 먹을 것은 평생 죽을 때까지 살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니 말해 뭣하겠는가.

먹는 것과 그것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그 레스토랑에 얽힌 사람냄새 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장 중요하나 어쩌면 그동안 쉽게 간과했을 식당들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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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열대
해원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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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인생을 살았던 북한 특수부대원 출신 여성의 이야기. 줄거리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지만 이 소설은 단지 이 한마디로 결정짓기엔 부족하다.

콜롬비아 마약 밀매상으로 정부까지 자신들의 손아귀에서 떡 주무르듯 하는 '메데인 카르텔'. 여기서 '카르텔'이란 '담합'을 뜻하고 따라서 '메데인 카르텔'이란 그러한 뒷골목 조직의 이름을 말한다.

북한 특수요원에서 어쩌다가 콜롬비아로 흘러 들어가게 된 여성 '권순이'. 이 여자는 북한 특수부요원답게 굉장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 웬만한 남성들보다 더 잔인하면서도 든든하다. 실제 북한 특수부요원들은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을 잔인하게 죽여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까? 그냥 생각만 해도 무섭다.
아무튼 '메데인 카르텔'에서 돈을 받고 용병일을 하던 어느 날, 이들이 관리하는 일명 '동물농장'의 농장 부부가 목이 잘린 채 살해되고 이들의 외동딸 '리카'가 인질로 발견된다. '리카'를 적의 소굴에서 빼내온 순이는 열세살 밖에 안 된 이 소녀를 지키고자 마음먹게 된다.

그러나 이 소녀는 부모님을 그렇게 만든 이들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위험한 다짐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거기에 더해  '메데인 카르텔'을 무너뜨리기 위한 누구인지 모를 무서운 손길이 점점 이 조직에게 향해 온다.
콜롬비아에 실제 존재하는 조직이었단다. 조직의 수장 '파블로'가 사살당하고 지금은 '칼리 카르텔'이라는 조직이 그 뒤를 이어가고 있다는데, 안 이어가도 될것을.. 어렵게 소탕한 마약 밀매조직은 그 불이 쉬이 꺼지지도 않는다.

실제 있는 조직이라서 그럴까. 어쨌든 이만큼 써내는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 싶다. 정말 그 조직에 몸담아 보기라도 한 듯 자세하고 치밀한 사건들과 그의 묘사는 데뷔작이라고 하기 놀라울 정도였다.

이런 영화가 있었지 않나 싶을 정도로 영화화하기 딱 좋다. 콜롬비아의 그런 어두운 생태 구조나 아직도 진짜 존재하는지 믿을 수 없는 북한 특수부요원의 이야기가 너무나 생생하고 세밀하여 눈에 그려지는 듯 했다.

잔인하고 냉정하게 훈련받은 개 같은 운명이었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씨와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던 '권순이'. 평범한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그냥 좋아하는 일 하면서 체력을 주체하지 못해 운동이나 배웠을 그녀가 이런 혹독한 삶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목숨 걸고 지키고자 했던 소녀 '리카'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순이'는 소녀와 함께 스위스로 떠날 수 있을까. 이 모든 일의 배후는 누구일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가독성 뛰어난 영화같은 이 소설은 요즘같이 더운 날씨에 순간순간 나의 묵은 답답함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 같은 책이었다. 요런 스케일 큰 한국소설이 꾸준히 나오기를 바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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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그림자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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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술래잡기>에 이어 그 후속작인 <사신의 그림자>가 출간되었다. 1편의 표지는 덩그러니 놓여있는 피 묻은 드럼통. 이번 신간의 표지는 분해된 총과 실제 묻은것 같은 피이다.

<사신의 술래잡기>도 <사신의 그림자>도 표지에 피가 있다. 중국 추리소설인 이 시리즈 속 살인마 L의 잔인함을 표현하기 위해 그러지 않았나 싶다. 밤에는 표지만 봐도 등골이 오싹해질 것 같은 느낌이다.

탐정 '모삼'과 법의학자 '무즈선'의 사랑(?)이 돋보인다. 여기서 사랑은 남녀간의 애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끼리의 진한 우정을 뜻한다. 서로를 너무나 끔찍이 아끼고 챙겨주는 모습이 <사신의 술래잡기>에서보다 더 끈끈해진 것 같아 부럽기도 했다. 이렇게 마음 맞는 친구를 사귀는 것도 행운일 것이다.

아무튼 이 책 내내 보여지는 둘의 사건 추리 능력은 그들의 우정만큼이나 뚜렷하게 드러난다. 천재 탐정 '모삼'과 모삼 옆에서 보고 배운게 많은지 1편보다 더 많은 도움이 되는 '무즈선'의 활약이 흥미진진했다.

<사신의 술래잡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책도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고 각 사건을 '모삼'과 '무즈선'이 해결하는 단편연작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편소설을 좋아하고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딱 내 스타일이었다^^


어느 날 이들의 집에 의문의 박스가 도착한다. 워낙 보이지 않는 살인마 'L'의 도전을 많이 받아온 터라 이번 박스에도 둘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

하나하나 꺼낸 박스 속 물건의 정체는 바로 총! 근처 동네에서 의문의 총기사건이 일어난 것을 전해들은 '모삼'과 '무즈선'은 언제나 그랬듯이 촉이 향하는 대로 곧바로 그곳으로 가게 된다. 그 총기사건과 이들에게 보내진 'L'의 도전장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소개글에 나와있듯이 'L'은 루시퍼 역할을 대행하며 죄인들의 머리통을 갉아먹는다. 나쁜 사람들만 골라 처벌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살인마 'L'의 그 잔인한 살인들이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 특히 점점 사건이 많아질수록 그 수법도 계속해서 더 교묘해져 간다.

마지막 결말은 정말 놀라웠다. <사신의 그림자>가 마지막 편인가 보다. 어쨌든 숨막히게 달려온 사건과 사건해결의 여정 속에서 이 책의 마지막 장에 범인 'L'의 정체가 밝혀진다. 끝까지 두 콤비를 기만하는 'L'과 그런 'L'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탐정 콤비의 두뇌싸움.

실제 사건과 부검 기록들을 바탕으로 지은 소설이라고 하던데 중국은 대륙이 넓은 만큼 정말 별별 일이 많은가 보다. 각 사건들마다 셜록홈즈와 왓슨 같은 두 콤비의 케미를 엿보는 재미, 천재 '모삼'의 짜릿한 사건 해결, 놀라운 반전들이 기다리고 있다. 간만에 정통 추리소설을 읽어 그런지 더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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