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굿 미 배드 미 ㅣ 미드나잇 스릴러
알리 랜드 지음, 공민희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는 대학에서 정신 의학을 전공하고 청소년과 성인 정신 건강 보건 분야에 종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심리 묘사에 탁월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소녀 '밀리'의 심리 상태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힘든 일상을 겪었을, 그리고 계속해서 겪고 있는 어린 소녀의 불안한 마음이 치밀하게 드러났다.
주인공이자 화자인 '밀리'는 집에서 3~6세 정도의 아이들을 가두고 학대하다가 죽인 살인자 엄마와 함께 십오년을 살았다. '밀리'는 열여섯 살 생일을 앞두고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 엄마를 결국 경찰에 신고 한다. 그동안 무려 아홉 명의 아이들을 살해한 엄마가 제정신일까? 그렇다면 그런 엄마 밑에서 십오년을 자란 '밀리'는 제정신이었을까?
'밀리'의 원래 이름은 '애니'였다. '애니'는 심리 상담가 '마이크'에게 잠시 입양이 되는데 이 가정도 평범하게 화목한 가정은 아니었다. 매일 일에 치여서 가족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아빠 '마이크', 가정에 충실한 척 하면서 뒤에서 마약과 섹스를 즐기는 엄마 '사스키아', 어긋난 마음을 가지고 못된 불량 청소년으로 자란 딸 '피비'.
원래도 정상은 아닐 듯한 '밀리'가 이런 가정에 임시 입양되어 정상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불안한 마음 상태를 바탕으로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음은 분명해 보였다. 이 곳에서도 저 곳에서도 안정된 삶을 살 수 없었던 '밀리'가 한편으론 가엾기도 했다.
<굿 미 배드 미>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착한 나와 나쁜 나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소녀 '밀리'의 심리가 탁월하게 묘사된다. 누구나 살면서 착한 나와 나쁜 나 사이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을까 고민할 것이다. 심지어 살인자 엄마와 십오년을 살았던 '밀리'가 힘들었을 것은 당연했다.
"이제까지는 엄마의 인형이었지만 오늘부터는 당신의 심판자야."
엄마를 증오하면서도 버릴 수 없었던 소녀는 엄마를 결국 경찰에 고발하면서도 재판 증인석에 서야 할 때가 되어서는 코피까지 흘리며 괴로워했다. 본인의 미친 심리상태에 따라 인형 다루듯이 딸을 막 다뤘던 엄마는 결국 딸에게 버림받았지만 그 내면은 지배했던 것이다.
반전에 또 반전이 이어진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놀라운 건 사실이었다. 심리 서스펜스가 이어지면서 반전이 놀라운 스릴러 소설. 올 여름에 꼭 읽어봐야 할 책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