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의 요리사들
후카미도리 노와키 지음, 권영주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죄다 영어, 지역은 프랑스 노르망디, 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 일본여자가 쓴거 맞아? 하며 의문이 든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진짜 소개문구에서와 같이 일본인, 그것도 여자가 이런 스타일의 소설을 이렇게나 자세히 쓸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놀랍다.

전쟁 상황 속 여러가지 상황들이나 군대의 체계가 알기 쉽게 표현되어 있고, 전쟁이라는 긴박한 배경 위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군대의 조리병, 의무병 등의 생소한 소재로 추리하는 재미와 전우들과의 슬픔, 감동까지 느낄 수 있으니 대단한 작가가 맞는 것 같다.

1940년대 독일 '나치스'가 생겨나고 끝을 모르는 '히틀러'의 공격이 시작되면서 프랑스의 연합국이었던 미국까지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미국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내던 주인공 '팀'은 주변에서 모두 전쟁에 자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자신도 영웅심리 비슷한 것을 느끼며 군대에 자원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먹는 것을 좋아했던 '팀'은 정신적 지주인 할머니의 요리 레시피 공책을 부적처럼 지니고 전쟁터인 '노르망디' 지역으로 파견되는데.

전쟁은 참으로 무섭다. 글로 읽어서만은 그 공포와 충격의 10분의 1만큼도 못 느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섭고 안타까웠다. 내가 그 때 그 곳에 있지 않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판에 뭔 불평, 불만이 이렇게 많은지.. 이런 이야기를 접할 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다.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군인들은 죽을 때까지 마음에 무거운 돌을 안고 살아간다. 눈을 감아도 떠오른다는 전우들의 시체와 희생된 민간인들, 굶주림과 추위로 하루하루 고통스러웠던 나날들은 편한 내가 감히 상상도 못하겠지.

낙하산을 모으는 병사, 민가에서 벌어진 괴이한 죽음, 유령을 보았다는 병사 등 여러 사건들이 흥미롭게 전개되었지만 내가 책을 덮고 나서도 계속 떠올렸던 건 전쟁 속 무고한 희생자들이었다. 굉장히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모두 개성들이 강하다. 이들 중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았건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모두 쓸데없는 사상으로 인한 국가 간 싸움에서 희생된 희생자들이었을 뿐.

재미도 있고 생각도 많아지게 한 흡입력 좋은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프린터 - 언더월드
정이안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선 이 책이 <스프린터>의 PART 1 이라는 거. 그래서 책의 마지막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내용이 툭 끊겨버렸다는 것에 아쉬움이 몰려왔다. 모르고 읽어서 더 그랬다ㅠ

육상선수 강단이, 창던지기 선수 지태, 유명 VJ 연아는 어떤 사고로 부모님들을 한꺼번에 잃고 지태의 엄마에게 함께 입양되어 배다른 남매로 서로를 의지하고 산다.

그러던 평범한 어느 날 지하철역에서 인터넷 방송을 하던 세 아이들에게 무지막지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지하철역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갑자기 지하철 2호선 모든 승강장이 차례로 연속폭발 하게 되고 나갈 수 없이 막힌 지하세계에서 이상하게 생긴 괴생명체들이 인간들을 잡아먹으며 남은 생존자들은 인질로 삼는 등 무언가 지능이 있는 듯한 행동을 하는 것이다.

우리들의 주인공 강단이와 지태, 연아는 이 처참한 상황을 잘도 빠져나가며 지하철역 어딘가에 갇혀 있다고 연락이 닿은 엄마를 구하러 나서는데. 아무리 주인공이라도 중학생들이 요래저래 너무 잘 빠져나가기도 하고 언제 죽을지 모를 상황에서 의리가 너무 강하다. 내가 요새 중딩들을 너무 과소평가했나?

뭐 그러니깐 소설이고 그래도 소설이니깐. 소설을 통해서 현실에서 하지 못할 일들을 하고, 실제라면 이미 죽었을 운명이지만 용기 있게 헤쳐 나가는 것이 아닐까^^

아무튼 보는 내내 영화 <괴물>이 생각났다. 송강호가 괴물한테서 딸을 구하려 했듯이 아이들은 괴물에게서 엄마를 구하고자 고군분투 한다. 영화에선 괴물이 한 마리이지만 이 책에선 괴물이 수십, 아니 수백 마리며 좀 더 스릴있고 역동적인 점이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갑자기 저자에 대해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어릴 때부터 비디오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영화 시나리오를 많이 쓰셨단다. 어쩐지 그래서인지 책이 확실히 영화화되기 괜찮은 소재인 듯 싶다.

상상하기도 싫은 서울의 테러 사건. 갑자기 나타난 징그러운 괴물들. 그 배후의 인물들과 숨겨진 진실이 무엇일지. 한 편의 SF영화를 본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암살자닷컴
소네 케이스케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재미있긴한데 설정이 너무 무서워요~ 사람을 넘 쉽게 죽여...ㅜ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 사진이 그냥 딱 교토스럽다. 교토스러워서 정감 가고 더 감수성 폭발했다. 예전에 엄마와 교토여행 갔던 때가 계속 그리웠다.

저자처럼 자유여행은 아니었지만 나는 패키지 여행을 즐긴다. 일단 내가 번거롭게 여행계획을 하나하나 짜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리고 발 닿는대로 간다는 자유함 속의 위험함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엄마와 결혼 전에 교토를 다녀왔었다. 애기가 둘이라서 절대 엄마와의 여행은 못 갈것 같은 지금 그때가 더더 그립고 사무친다. 이럴줄 알고 결혼 직전에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다녀온 거였지.. 그 전에도 여러 나라를 엄마와 여행 다녔지만 결혼 직전 교토를 고른 것은 가깝기도 하지만 둘 다 한번 갔다왔는데 그 아기자기함과 친근함이 또 생각나서였다.

저자가 말한 교토는 내가 생각한 교토와 일치했다. 도쿄가 화려함의 도시라면 교토는 수수함의 도시, 정감 가는 사람들과 아기자기한 가게들, 물질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닌 인간 사이의 관계와 가족을 중시하는 가치관을 지닌 도시였다.

우리나라의 경주가 이런 느낌일까. 옛것과 오늘날의 것들이 공존하는 아름다움, 여유로움과 내려놓음이 교토에 있었다.

사진들이 하나같이 나를 미소짓게 만든다. 골목 구석구석 어딘가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니 자유여행도 그것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느껴졌다. 다음엔 엄마와 자유여행을 한 번 즐겨볼까.. 생각하다가 대체 언제ㅜㅜ 하는 실망감도 밀려온다. 시간을 만들자 만들자! 역시 여행에세이를 읽다 보면 언제나 여행이 가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도가와 란포 일본환상문학선집 1
에도가와 란포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묘한 여섯 편의 이야기.

'환상문학선집'이라고 묶여 있는데 정말 환상을 보는 듯한 느낌의 단편 3개, 환상이라기보다 그냥 약간 비현실적인 느낌의 단편 3개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에도가와 란포'라고 하면 나는 '에도가와 란포상'부터 떠오른다. 상 제목이 이름을 따올 정도면 얼마나 저명한 사람일까. 그런 사람의 작품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일본추리소설의 아버지께서(?) 지으신 여러 작품들 중 엄선한 것들이다. <압화와 여행하는 남자>는 최고의 걸작으로 뽑힌다는데 역시 여섯 단편 중 가장 재밌고 이해가 잘 되었다. <메라 박사의 이상한 범죄>도 괜찮았는데 나머지 단편들은 이상하다기보다 내가 이해를 잘 못해서일까, <일인이역> 같은 경우는 그냥 허허 웃을 수 있는 귀여운 내용이었고 <목마는 돈다>는 그래서 뭐? 하는 결말이 아쉬운 단편이었다.

여섯 단편들에 나오는 인물들은 전부 어딘가에 미쳐서 이렇게 환상을 보고 불상사를 겪는것 같다. 압화에 미친 화자의 형, 살인에 미친 메라박사, 거울에 미친 친구 등.. 미쳐야 성공할 수 있다던데 이 이야기들의 미친 인물들은 그냥 말그대로 미쳐버렸다. 안타깝다ㅠ

여하튼 단편 좋아하고 미스터리 좋아하는 내겐 매력적인 책이었다. 손안의책에서 펴내는 <일본환상문학선집> 시리즈의 대망의 1편이다. 표지 컨셉도 이쁘고 내용도 괜찮아서 쭉 이어서 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