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당 사건수첩
정재한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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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이 책 영화로 만들면 재밌겠다 싶었습니다. 흥미로운 소재이며 적절한 스릴에 약간의 로맨스까지. 영화로 잘 만들어 내면 입소문 탈 만하겠다 생각했어요.


잘생긴 전직 프로파일러 남한준과 그의 천재 여동생 남혜준, 몸 쓰는건 다 도맡아 하는 장난감총 마니아 친구 수철. 이 세 명은 의뢰가 들어오면 몇 주에 걸친 조사로 의뢰인의 모든 것을 맞춰버리는 일명 사기꾼 박수무당 콤비입니다. 귀신같이 알아맞히고 복채가 비쌀수록 뭐든지 다 해결해준다는 이들은 물론 용한 점쟁이가 아닙니다. 혜준의 컴퓨터 해킹 실력과 수철의 우직한 뒷조사 덕분에 점쟁이처럼 모든 것을 다 맞히는 것이었죠^^


어느 날 이들에게 큰 사건이 들어옵니다. 물론 사건이 아니라 점을 보겠다고 들어온 것인데 의뢰인이 무려 재벌 3세. '조이 엔터테이먼트' 바지 사장인 이 남자에게 아버지가 사업을 떼어 주면서 붙여놓은 '구태수'라는 괴물같은 인간과 그의 그림자같은 '임 고모'라는 점쟁이의 동향을 살펴 달라는 것이었죠.


불길한 기운을 느낀 미남당 세 콤비는 이 재벌 3세가 해결해 주면 준다는 돈 15억에 혹하여 결국 큰 사건에 개입하고 맙니다. 처음에는 그냥 단순히 조폭같은 존재였던 이들이 사기 연예사업, 성매매, 나아가 살인에까지 손 댔다는 것을 조사하고 이 사건을 우연히 알게 된 여형사와 함께 해결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무서운 정경유착의 세계. 요새 한국영화에 자주 쓰이는 소재이기도 한데 그만큼 사람들의 흥미를 쉽게 이끌어낼 수 있을 이야기라는 것이고 저 또한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높으신 분들의 찌라시, 성매매, 연예인스폰서 등은 하도 많이 들어봐서 실제 읽어나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겠죠. 많이 들어 익숙하지만 여전히 씁쓸한 기분이었습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은 한국소설. 작가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 봅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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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
아이라 바이오크 지음, 김고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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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오늘이 가기 전에 해야 하는 말..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산다면 오늘이 가기 전에 내 주변 사람들에게 꼭 해주어야 할 말들은 무엇일까.

저자는 40년 넘게 호스피스 활동에 헌신하고 있는 사람이다. 40년 전에는 호스피스의 개념이 미미하던 시절이라서 욕도 많이 들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평생을 이 일에 헌신하며 살아온 것을 보면 대단하다 싶다. 수많은 죽어가는 사람들을 접하면서 저자가 생각했던 것들, 느꼈던 것들을 이 책에 담고 있었다.


-용서해줘, 그리고 용서할게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백이면 백 모두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른다고 말한다고 한다. 그만큼 너와 나, 우리의 관계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떼어버릴 수 없는 게 주변 사람과의 관계니깐, 그러니 우리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고마워

상대가 나에게 베푼 친절은 기적이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지인들에게 받은 사랑을 항상 그때그때 감사로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계속해서 내일로 미루다 보면 잊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해

죽음을 앞두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본인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가를 절실히 깨닫는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내뱉지 않으면 점점 무뎌지게 마련이다. 나는 특히 이 말이 제일 힘들다. 사랑한다고 말로 하는 버릇이 잘 안 되어 있어서 그런지 어색하고 쑥스럽기만 하다. 그렇지만 오늘이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말임은 분명하다.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이 책에는 저자가 체험한 각종 일화들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가 들어있어 더욱 감동으로, 또한 적나라한 슬픔으로 다가온다. 읽으면서 내내 눈시울이 붉어지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났다.

잘못한 일을 반성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것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쉬운 것 하나도 그런 것들이 어색하기만 한 성격으로는 입밖으로 뱉어내기가 쑥스럽다. 그러나 한치 앞도 모르는 세상, 진정한 용서와 사랑을 나눌 기회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니 그것은 더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후회하지 말고 용기내어 말해보자. 용서해줘, 용서할게, 고마워, 사랑해.. 그리고 이 네 단어가 주는 기적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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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김보현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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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발머리에 왼쪽 뺨과 목 언저리 주변으로 화상을 입고 펜싱복을 입고 있는 당차보이는 소녀가 주인공 '원나'입니다.


주인공 '원나'는 사실 표지에서처럼 저렇게 당찬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화재가 일어나고 자신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아빠가 돌아가시자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며 위축되어버린 소녀. 머리카락을 얼굴 다 가릴 정도로 길게 기르고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녀 '사다코'라는 별명으로 불리웠던 소녀.


아빠 친구이자 펜싱 감독님인 '철종'의 도움으로 펜싱선수를 하게 되지만 자신의 실력을 항상 4등 정도로만 판단하여 더이상의 자신감을 가지지 않았던 소녀가 바로 '원나'입니다. 그런 '원나'가 오히려 좀비들의 세계가 되어버린 지금 완전히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면 당신은 어쩌시겠습니까.


함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사다코'라 불리며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던 소녀가 모든 사람들이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가 되어 버리고 자신만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정상인으로서의 현실이 닥치자 그 어떤 때보다도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가 아닐까요. 소중했던 사람들을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것. 자신만이 이 세계의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것. 상처는 누구나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치유해 나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는 것.


'원나'가 좀비들 사이에서 홀로 감염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원나'가 사는 마을의 대부분 사람들이 틀니를 하고 있는 노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건강했던 감독님은 완전히 감염되기 직전 기지를 발휘하여 '원나'에게 마스크와 물품들, 그리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메모를 남겨줍니다.


마을 좀비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리고 엄마와 감독님을 한 곳에 모아두고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하여 열심히 살아가는 '원나'. 당차지만 외로운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날 기적처럼 잘생긴 오빠 사람(?)도 찾아옵니다. 살짝 로맨스도 첨가된 성장소설이자 좀비소설이자 로맨스소설같은 각종 매력을 듬뿍 담은 소설. 그리고 특이하게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좀비소설인데 어떻게 해피엔딩이 될 수 있는지 결말이 궁금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어요. 종말의 세상에서 오히려 강해질 수 있었던 '원나'처럼 어떠한 시련이 닥쳐와도 강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실제로 좀비같은 건 생기면 안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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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 - 스토리텔링 세계신화 아시아클래식 7
김남일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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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외대 네덜란드어과를 졸업하고 각종 창작집과 산문집을 펴내며 작가상도 받은 인재입니다. 아시아에 관심이 많아 '베트남을 이해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모임'도 만들었다는 작가는 신화에도 능통한 제가 볼 때 다재다능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신화 이야기만이 나오는 그리스 로마 신화같은 책은 아닙니다. 신화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 신화를 읽는 방법, 그리고 새로운 인문학으로서의 신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또 중간중간 신화 이야기도 섞여 있는 '신화 지침서'같은 느낌입니다.


건국신화, 영웅신화에 대해 다룬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신화에 대한 설명적인 내용보다 진짜 신화 이야기가 펼쳐진 부분이 더 재밌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요. 아무튼 중간중간 나온 신화들이 너무나 흥미로웠습니다.


살면서 신화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건국신화나 그냥 재미로 읽던 그리스 로마 신화가 전부였지요.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온 신화들은 거의 생소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만큼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한국 신화에서 시작하여 일본 신화, 이집트 신화, 북미 신화 등등 여러 다양한 나라의 신화들이 나옵니다. 이 모든 신화들의 공통점은 바로 인간 존재에 대한 의미 부여입니다. 세상은 왜 창조되었는가, 인간은 어떻게 생겨났으며 삶의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근원적인 질문들의 시초를 찾기 위하여 이야기가 생겨났고, 인간은 이야기를 지어냄으로써 세계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존재의 의미를 부여한다, 이것이 이 책의 생각입니다. 신화란 그런 것이고 또 신화를 읽고 들으면서 우리는 즐기고 깨닫는 것이겠지요.


이야기들도 재미있고 이론적으로도 많은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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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노래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방미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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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힘들었습니다. 재미가 없다기보다 전체적으로 너무 암울하고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아기가 죽었다. 단 몇 초 만에. 고통은 없었다고 의사가 분명하게 말했다.


초등학생인 첫째 여자아이와 아직 갓난아기인 둘째 남자아이가 왜 그렇게 죽었어야 했을까. 보모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읽으면서 그 마음을 헤아려보고 싶었지만 절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아이 둘을 죽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죠.


폴과 미리엄 부부. 그 부부도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 분명 아이 둘을 키우는 것이 너무나 힘들다는 것은 십분 이해합니다. 저도 연년생을 키우는 엄마로서 한 번씩 진짜 다 버리고 없어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변호사로 이름을 날리던 미리엄이 육아를 하면서 만족하지 못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죠.


하지만 보모를 들이고 그 보모를 대하는 태도, 너무나 자신들 가족 위주로만 생각하는 그 행동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현명하지 못한 남편, 육아를 감옥살이 같다고만 생각하는 아내, 그리고 점점 그 속에서 외로워져 가는 보모 루이즈..


가장 분명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의 최대 피해자는 아무런 죄가 없는 아이들이란 것입니다. 어른들의 이기심과 나약함으로 인해 목숨을 잃어야만 했던 두 아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했습니다.


누군가 죽어야 한다. 우리가 행복하려면 누군가 죽어야 한다.


보모의 끝없는 강박관념과 우울함, 정신박약 등이 너무나 짜증나게 다가왔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보모는 과연 누군가를 없애버리고 행복했을까요. 가출한 딸, 일찍 죽어버린 남편, 남편이 남기고 간 빚들이 자신의 삶을 옥죄어오고 일하는 집의 부부는 자신을 무시하고 아이들이 점점 자신에게 익숙해져 흥미를 잃는다고 해도 이런 선택은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군중 속에 어울리고 싶은 마음, 외로움과 답답함이 커져 갈수록 보모는 점점 더 미쳐갔던 거 같습니다. 도와주지 않는 주변 환경들과 이러다가 이 집에서조차 투명인간이 되어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그녀를 괴롭혔을까요.


보모와 부모들의 관계, 부모와 아이의 관계, 보모와 아이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싶었다던 작가. 상을 받을만큼 심리를 굉장히 적나라하고 세심하게 다룬 흥미로운 소설임은 분명하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우울해지는 건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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