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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름을 부른다면
김보현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2월
평점 :

짧은 단발머리에 왼쪽 뺨과 목 언저리 주변으로 화상을 입고 펜싱복을 입고 있는 당차보이는 소녀가 주인공 '원나'입니다.
주인공 '원나'는 사실 표지에서처럼 저렇게 당찬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화재가 일어나고 자신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아빠가 돌아가시자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며 위축되어버린 소녀. 머리카락을 얼굴 다 가릴 정도로 길게 기르고 항상 고개를 푹 숙이고 다녀 '사다코'라는 별명으로 불리웠던 소녀.
아빠 친구이자 펜싱 감독님인 '철종'의 도움으로 펜싱선수를 하게 되지만 자신의 실력을 항상 4등 정도로만 판단하여 더이상의 자신감을 가지지 않았던 소녀가 바로 '원나'입니다. 그런 '원나'가 오히려 좀비들의 세계가 되어버린 지금 완전히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면 당신은 어쩌시겠습니까.
함게 살아가는 세상에서 '사다코'라 불리며 오히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살았던 소녀가 모든 사람들이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가 되어 버리고 자신만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정상인으로서의 현실이 닥치자 그 어떤 때보다도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가 아닐까요. 소중했던 사람들을 한 번 더 되돌아보는 것. 자신만이 이 세계의 영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것. 상처는 누구나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을 치유해 나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라는 것.
'원나'가 좀비들 사이에서 홀로 감염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원나'가 사는 마을의 대부분 사람들이 틀니를 하고 있는 노인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건강했던 감독님은 완전히 감염되기 직전 기지를 발휘하여 '원나'에게 마스크와 물품들, 그리고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메모를 남겨줍니다.
마을 좀비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리고 엄마와 감독님을 한 곳에 모아두고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하여 열심히 살아가는 '원나'. 당차지만 외로운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날 기적처럼 잘생긴 오빠 사람(?)도 찾아옵니다. 살짝 로맨스도 첨가된 성장소설이자 좀비소설이자 로맨스소설같은 각종 매력을 듬뿍 담은 소설. 그리고 특이하게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좀비소설인데 어떻게 해피엔딩이 될 수 있는지 결말이 궁금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고 재미있었어요. 종말의 세상에서 오히려 강해질 수 있었던 '원나'처럼 어떠한 시련이 닥쳐와도 강한 사람이 되고 싶네요. 실제로 좀비같은 건 생기면 안되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