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파리입니다
M. 사세크 지음, 열린생각 옮김 / 열린생각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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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번 내리실 역은 파리, 파리입니다. 이런 어감이 풍기는 제목 <여기는 파리입니다> 글쎄.. 나라면 여기는 파리.. 여기가 파리에요.. 이렇게 번역했을까? 노트르담 성당 근처에 있는 Shakespaeare and Company라는 서점에서 산 책을 꼬맹이가 읽어달라고 해서 다시 읽었는데 녀석이 잠든 다음에도 혼자서 끝까지 읽었다. 역시 좋은 책이다. 

사섹은 체코 프라하 태생으로 건축을 전공한 탓인지 노트르담 성당 그림도 아주 정확하고 아름답다. 장미창을 보니 그 아이보리색 건물이 풍기던 기운이 다시금 느껴지는 듯하다. 사실 파리여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사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책에 보니 뤽상부르 공원에 장난감 배를 빌려서 연못에 띄워볼 수도 있었고 어디에 가면 아이들이 실제 경찰아저씨에게 운전면허 시험을 보고 어린이 운전면허증을 딸 수도 있었는데..  

만약 <여기는 파리입니다>를 프랑스 사람이 썼다면 이렇게 섬세한 디테일을 포착하지 못했을 것 같다. 이방인이 본 파리였기 때문에 오히려 파리의 모습을 자세히 알려줄 수 있었다고나 할까? 거리마다 가로등의 모습이 다르다든가  cafe & tabac 이 차나 담배만 파는 곳이 아니라 볼펜, 엽서, 우표 등을 팔고 타박 옆에는 꼭 우체통이 있다는 것. 좀 더 여유로운 마음이었다면 여기서 엽서를 사서 간단한 글을 적어 우체통에 넣는 호기도 부릴 수 있었을텐데.. 사섹은 특유의 위트있고 잔잔한 수채화로 여러가지 우체통들도 보여준다. 어떤 건 가로등 속에 우체통이 있기도 하고.. 물론 그가 이책을 쓴 건 1960년대지만 여전히 파리를 찾는 사람에게는 아주 독특한 여행가이드가 된다. 여행책자가 놓친 세세한 즐거움들이 사섹의 눈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는 셈이다. 

하여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여행 전이나 후에 사섹의 <This is ...>시리즈를 읽는 건 꽤 즐거운 일이다. 여기는 런던이에요, 여기는 샌프란시스코에요에 이어 총 18권의 책이 나왔다고한다.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에서 거금을 주고 산 책이 열린생각이라는 출판사에서 2005년에 번역되어 있네. <여기는 로마에요> <여기는 베니스에요>를 구해야할 텐데.. 이것 참.  

아! www.miroslavsasek.com 도 방문해보면 좋을 듯하다. 사섹을 좋아하는 분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둘러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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