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식탁을 내리쳐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야단치는 말투를 무서워하는 아이.
아빠가 엄마를 덜 비난하고 무시하길, 가족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길 바랐던 여덟살 아이.

가족을 위한 전투는 승리할 수 있을까.

책에서 뜻밖에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됐다. 아이의 심리와 생각을 잘 묘사했다. 갑작스레 후다닥 마무리 되는 점이 약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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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인생 매혹의 요리사 - 파격과 야성의 요리사 열전
후안 모레노 지음, 미르코 탈리에르초 사진, 장혜경 옮김, 박찬일 감수 / 반비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700년 된 게스트하우스의 요리사 오타비아 할머니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알프스에서 역사적인 관광명소의 요리를 책임진다고 하면 무척 낭만적일 줄만 알았는데. 요리는 삶의 전부고 최고의 기쁨이다, 요리를 하면서 고통도 슬픔도 다 이겨낸다는 그런 거 없다. 요리사의 화려함을 찬양하기보다는 요리하는 사람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포장하지 않고. 날것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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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계속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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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사형제도라는 무거운 주제임에도 단숨에 읽혔다.

예전에는 사형제도 폐지에 동의하는 편이었다. 기본적으로 오심 가능성이나 국가가 과연 살인할 권리가 있는가하는 의문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사법살인이라는 경우도 있었고 사형을 집행하는 집행자들에 대해 생각해 봤을 때도 폐지가 옳은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무엇보다는 가해자의 반성없는 죽음은 면죄부같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책에서도 나온다. 히라이 변호사는 유족에게도 가해자에게도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한 사형은 무력하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아니, 애초에 그저 그 문제로만 한정해서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형이 거론되는 범죄는 유족들의 여생동안 크나큰 상처를 남기고 사회적 파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경우다. 어른이 되어보니 현실이 피해자들에게 너무나도 가혹하다. 피해사실 외에도 수사를 명목으로, 주변의 수근거림 때문에도 언론 보도로 상처 받는다. 가해자만도 보호를 못 받는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가해자가 반성하지 않는 경우. 피해자는 고통스러움을 겪고 남은 가족들의 삶 또한 다시 되돌릴 수 없이 무너졌는데 가해자는 인권보호 받으면서 일정 형을 마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기회`를 얻는다. 너무나도 부조리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그렇게 형기를 마치고 복수하는 경우도 있고 재범도 높다고 한다니 단순히 이러이러한 이론적인 이유로 무조건 폐지가 옳다고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양한 입장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독자로하여금 다각도로 사형제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 중 공감하기 힘들었던 인물은 하나에와 아버지...반드시 법적 처벌이 아닌 인생으로 속죄하는 경우는 어떠냐고 묻는 듯했는데 그들은 그저 이기주의자들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니까 나한테 잘해주니까. 이 사람이 없으면 내 행복이 무너지니까 남이야 어떻든 봐주자는 게 아닌가.

진짜 삶을 통한 속죄는 지은 죄를 솔직히 고백했을 때야 의미가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기로 하고 그런 상태로 죄책감을 지닌 채 살아갔단들 변명으로밖에 안 들린다. 피해자는 그럴 기회조차 없는데.

사형제도뿐 아니라 들쑥날쑥한 양형기준이나 효과낮은 교정 방법 등 제도적으로 보완해야할 부분이 매우 많다.
피해자들에게 위안까지는 못 주더라도 법제도로 인해 더 큰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계속해서 보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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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일본 사회 얘기는 가끔 들으면서 한국 이야기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비슷하게 가는 듯하다. 현재의 일본 모습이 10년, 20년 후 한국의 모습이라는 이야기를 예전부터 참 숱하게 들었는데 뉴스를 보고 어른이 되면서 정말 그런가 보구나하고 느꼈던 것이 일본인이 작품에 담아낸 사회상을 읽으며 새삼 더 두렵게 느껴졌다. 카드대란, 내 집 마련의 꿈, 대출, 치솟는 땅값과 집값 등등 일본에선 80년대 후반의 일이었구나...

한 가정과 개인의 삶이 카드빚과 대출, 빚 독촉과 파산으로 무너져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단순히 씀씀이 헤프고 욕심만 많은 사람탓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제도적 헛점까지 문제를 제기한 작가의 관점이 고맙게까지 느껴졌다. 끔찍하리만큼 지독하게 시달려온 피해자가 가해자로 다시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생각하면 반드시 사회가 나서서 제도와 법을 보완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장이 너무 마음 아팠다. 혼마의 추적이 아닌, 교코의 구슬픈 이야기가 담담하게 시작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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