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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법칙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6월
평점 :
실패한 삶에 대한 각자의 흔적과 퍼져나간 방향을 담아낸 이야기로 와닿았다. 너무 암울해서 이렇게까지 비극적일 이유가 있나 싶어서 초반엔 쳐다보기도 싫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중반부터는 공감하는 구절이 아주 많았다.
끝까지 읽기 잘했다. 마지막에 위로를 받은 기분. 슬프고 부끄러운 비참한 고백 끝에 뜻밖에 누군가의 손이 내밀어진 기분. 어쩐지 홀가분한 기분이랄까...
어떻게 스무 살을 살아야 이런 슈퍼마켓에서 생수를 사고 시금치를 고르고 즉석밥을 사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 134쪽.
함께 있는 동안 아빠에게 완전히 무심했닺 이십대의 소중한 몇 년을 좁은 방안에 틀어박힌 것에 격분하느라, 조미연이 끌어들인 개미지옥에 분노하느라, 자신이 끌어들인 사람들의 원망을 상상하고 두려워하느라 아빠를 돌볼 여력이 없었다. - 185쪽.
몸을 일으킬수 없다는 걸 꺼닫고 나서야 이수호는 자신이 바닥을 기며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복부에서 피가 흘렀고 오줌을 지렸지만 그 때문은 아니었다. 죽을까봐 두려워서도 아니었다. 거대하고 무력한 분노 때문이었다. - 254쪽.
그것이 애도의 첫번째 순서였다. - 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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