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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남희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5월
평점 :
숙명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책이 도착했다.
이 책은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을 리커버 해 다시 세상에 나온 책으로
저자의 이름만 믿고 너무나 읽고 싶던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층을 이루고 있고
나 역시도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이번엔 어떤 깊은 이야기와 반전을 줄지 ..!
너무나 기대되었다.
그 기대를 안고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끊을 수 없는 운명으로 묶인 두 남자,
그 치열한 숙명!"
-표지 中-
주인공은 유사쿠와 아키히코,
바로 이 둘은 끊을 수 없는 운명으로 묶인 두 남자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할 텐데
제목 그대로 이 둘은 숙명의 운명이라는 말이다.
유사쿠는 어렸을 적 동네에 있는 벽돌 병원을 좋아했다.
고지대로 향하는 완만한 언덕길 끝에
우뚝 서있는 서양의 건물 같은 병원을
벽돌 병원이라고 동네 아이들은 불렀다.
종종 동네의 아이들과 벽돌 병원에서 놀았는데
벽돌 병원에 입원한 사나에라는 여성을 알게 되었다.
사나에는 어딘가 약간 부족한 지능이 낮은 여성으로
아이들이 놀러 오면 먹을 거를 주면서 아이들을 좋아했다.
유사쿠는 사나에라는 여성과 함께 있으면 평온한 기분이 들었고
사나에의 노래를 듣는 것도 즐거웠었다.
그러던 어느 가을날
사나에는 죽었다.
"유사쿠는 사나에의 모습을 찾았다.
그러나 늘 있던 곳에 사나에는 없었다.
유사쿠는 여름에 올라갔던 나무 아래에
웅크리고 앉아서 한참 동안 울었다."
p11
유사쿠의 아버지는 경찰이었는데
아버지는 사나에의 사건을 조사했었다.
아버지의 조사로 인해
사나에는 병원 창문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것을 유사쿠는 알게 되었다.
어린 유사쿠의 기억 속에는
집에 찾아오는 남자가 있었고
이 손님이 찾아온 뒤로 아버지는 사건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 후엔
유사쿠를 데리고 사나에의 묘지에 찾았갔었다.
유사쿠는 사나에의 죽음에 대해 알지 못했고
벽돌 병원을 다시 찾았을 때
어떤 부유한 어린 남자아이를 보게 된다.
바로 그 아이가 아키히코였다.
이렇게 서장의 이야기가 흐르고
시점은 미사코라는 여성으로 바뀐다.
미사코는 아키히코의 아내로
아키히코와의 부부관계는 항상 벽이 있는 것처럼
가깝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어느날 ,
아키히코의 아버지 나오아키가 죽게 된다.
유명 대기업 UR 전산의 대표였던
나오아키가 죽고 나서
새로운 대표가 스가이 마사키요가 이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나오아키의 사십구재 날,
나오아키가 남긴 예술품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친척들은 모이게 된다.
나오아키가 남긴 유품 중 하나는 석궁,
다른 유품보다도 이 석궁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현재 UR 전산의 대표가 이 석궁의 화살을 맞고 살해당했기 때문이다.
" 사체는 묘비를 껴안는 듯한 자세로 쓰러져 있었다."
P75
이 살인사건은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아버지처럼 형사가 된 유사쿠가 맡게 되면서
숙적이던 아키히코와 첫사랑이던 미사코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마주하게 된다.
어렸을 적 유사쿠는 모든 면에서 뛰어난 아이였다.
리더의 역할도 잘 해냈으며
모든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아키히코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아키히코는 유사쿠와는 반대로
조용하고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유사쿠처럼 공부를 잘했고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운동부터 공부, 모든 것에서 유사쿠를 이기면서 비웃는듯한
아키히코의 행동에 유사쿠는 점점 무너지고 예민해졌다.
둘 다 의사가 되겠다는 장래희망이 있었으며
친하진 않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신경이 쓰이는 존재로
숙적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미사코,
현재 아키히코의 아내 미사코이지만
예전에 유사쿠와 사겼었던 관계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미사코는 아키히코와 끊을 수 없는 끈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하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다.
"이건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놈을 이길 수 있는 일생 단 한 번의 기회야."
P169
살인사건과 함께
이 모든 것의 비밀을 파헤치는 유사코,
그리고 뭔가 숨기고 있는 아키히코와의 이야기,
사실 살짝 스포 하자면
제목이 이 소설의 결말이 아닐까 생각 든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또 읽어도
역시 히가시노게이고구나 싶었다.
줄거리만 말하자면
아마 이해가 잘 가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그 이야기를 풀어낼 능력이 아직은 내가 부족하기에..
정말 말하고 싶은 건
이 책은 재밌다는 것이다.
가독성은 물론이고
흥미로운 줄거리와 소재들은
아마도 이 작가만의 매력이 아닐까,
따뜻한 인간 중심의 미스터리 이야기,
보통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소설이라고 하면
공포와 긴장감이 처음부터 끝가지 느껴지는데
숙명은 무언가가 인간적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굉장했던 것 같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그리고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이 소설을 적극 추천하며 서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