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한국전쟁의 비극 속,피란지 부산의 천박한 난민촌에서해미와 경환, 지수는 서로 다른운명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굶주림과 병마에 짓눌린 가족을 위해, 열여섯 해미는가슴을 뛰게 하던 오랜 인연대신부유한 집안의 청혼을 받아들이게 됩니다.그 시절의 선택은 잔인하게도 사랑이 아니목숨의 문제였으니까요.풍요가 보장된 안락한 집에서도해미는 끝끝내 정착하지못하게 됩니다.물질적 안정과 번듯한 가정을가졌으나, 정작 그 안에서숨 쉬어야 할 자기 자신과마음 둘 곳을 잃어버렸기때문입니다.시대가 강요한 '착한 아내''헌신적인 어머니'라는 굴레는해미에게는 어쩌면 또 다른전쟁과 같았을까요..가슴 한 구석에에 묻어둔 채 채워지지 않는 결핍과 죄책감은그녀를 쉼 없이 상실과 방황으로내몰고 있었습니다.해미가 간절하게 원했던평온은 무엇이었을까요.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 앞에서인간은 무엇을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을까요.이 책은 단순히 과거의 비극을기록하는 것을 넘어오늘 날 우리에게도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생존을 위해,혹은 가족을 위해한 개인이 스스로를 희생했을 때그 대가는 누가 치르러야 하는가.시대의 억압 앞에서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인간의본능적인 욕망과 결핍을 우리는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봐야 하는지 .그리고 그 치유되지 않은트라우마는 어떻게 다음 세대로대물림되고 있는지마주하게 됩니다.해미의 방황을 통해 우리는 '나'를 지킨다는 것이무엇인지, 그 온전한 선택의 무게에 대해깊이 고민하게 됩니다.책을 다 읽고 나서야 해미의 딸이 동생에게 들려주던 동화의 내용이소설 속 가장 아름답고도아픈 이야기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옛날에 세상이 막 생겨났을 때여신 하나가 천국에서 내려왔어.어떤 남자가 여신을 발견하고사랑에 빠졌대.여신 앞 땅에 무릎을 꿇으며 남자는 그녀의 이름을 물었어.'이해미예요'라고 여신이 말했어.남자는 공중에서 그 이름을 낚아채어삼켜 버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