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는 최강의 실험실 - 학문의 상식을 뒤흔든 사고실험
신바 유타카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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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현실에서 이뤄지기 힘든 것들을 머리 속에서 상상하곤 합니다. 그것이 단순한 상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실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구요. '사고실험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론을 세우고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행해지는, 말 그대로 머릿 속 추론만으로 현실의 실험을 대신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사고실험을 하는 것은 '실제 실험하기가 어려워서, 혹은 불가능해서,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아서 등'의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으로 소개하고 있는 사고실험은 '전차의 딜레마'입니다. 철도분기점을 전환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데 맹렬하게 달려오는 열차를 멈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근데 철길에는 다섯명의 사람들이 작업을 하고 있고 다른 선로에는 한명의 작업원이 있죠. '다섯명을 살리기 위해 길목을 조정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둘 것인가'가 바로 전차의 딜레마입니다. 1명 대 5명이라는 목숨의 비중 때문에 한명을 희생시키는게 낫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다섯 명은 본래 죽을 운명이었고 인위적으로 그 운명을 바꿔서 죽지 않을 한명을 죽이는 선택을 자신이 하게 된다면 좀처럼 행하기 쉽지 않죠. 게다가 실험조건을 조금 바꿔서 선로 위 육교에서 이 장면을 보고 있는데 내 옆에 서 있는 덩치 큰 남자를 밀어서 떨어뜨리면 전차는 정지합니다. 이럴 때 그 사람을 떨어뜨려 다른사람을 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더 대답하기가 어려울 겁니다. 이 실험이 보여주는 것은 '선택하는 처지에 놓인 인간의 감정에 따라 의견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최대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주의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됩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전송기 실험입니다. 원격전송장치를 통해 순간이동을 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 인물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송된 곳에 똑같은 사람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복제인간이 만들어졌을 때 '그는 원래의 인물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을까, 또 복제인간이 만들어지면 개인의 권리나 의무는 어떻게 될까'라는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기억설의 관점에서 보면 두 사람은 전송 직후에는 같은 인물'입니다. 이처럼 '두 명의 동일인물이 존재하게 되면 사회는 어느 쪽을 정당한 권리의 주인이라고 인정하며 범죄의 책임을 어느 쪽에 물어야 하는가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사고실험도 있습니다. '지성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외견상 인간과 구별되지 않는다면 어떤 하드웨어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든지그 하드웨어는 지성이 있다고 봐도 좋은' 것일까요? 컴퓨터가 지능과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하려면 어떤 조건들을 충족해야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튜링 테스트'도 흥미로웠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사고실험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 여러 방면에서 사고력, 상상력을 발휘해 볼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사고실험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위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많은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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