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죽지 않는다 - 인터넷이 생각을 좀먹는다고 염려하는 이들에게
클라이브 톰슨 지음, 이경남 옮김 / 알키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컴퓨터의 발달, 스마트폰의 보편화 등으로 우리는 과거보다 사고력과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지털 치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사소한 것들에 대한 기억력이 감소했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주 연락하는 주변 지인들의 연락처를 암기하고 있었지만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죠. 이 책은 그러한 고정관념을 바꿔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 책은 체스와 관련된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슈퍼컴퓨터가 체스챔피언과 대결에서 승리하게 된 것은 꽤 오래된 일이죠. 그러나 체스를 잘하는 사람들이 컴퓨터를 이용하면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인간과 컴퓨터의 조합으로 이뤄진 체스시합에서 최종우승한 사람들은 체스랭킹 1400등에서 1700등 사이의 아미추어 선수들이었습니다. 아마추어에 가까운 그들이 프로 실력자들을 꺾고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컴퓨터와 협업하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간의 기억력에 대한 한계를 설명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대해 들어보신 분들 있으실 겁니다. 어떤 내용을 암기한 이후 하루가 지나면 절반 이상을 막각하고 6일 후에는 1/4정도밖에 기억하지 못하며 한달 후에는 약 1/5정도밖에 기억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밝혀냈습니다. 또한 어떤 내용을 기억한다고 해도 그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없던 기억이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고 세부적인 내용들은 대부분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기억력을 보완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일상을 녹음 등의 방법을 통해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줘지고 현재 하는 일에 더욱 몰두하여 현재의 순간을 좀 더 많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 것이죠. 

그리고 예전과 비교했을 때 일반인들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 글을 쓰는 빈도가 훨씬 더 늘어났습니다. 순수하게 편지를 쓰던 시대와 비교했을 때 교육을 어느정도 받은 엘리트들도 매주 두통정도밖에 쓰지 않았다는 것이 의외로 여겨졌습니다. 인터넷과 SNS를 이용하면서 일반인들은 과거보다 글을 쓰는 빈도가 훨씬 더 높아졌죠. 그리고 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공개된다는 것을 인지하면 그 글을 작성하는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의 공개가 가져오는 이점,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외국 저자가 쓴 책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네이버 지식인에 관한 내용이 나와있어 그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스마트 기기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사고력과 생활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책이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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