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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아이들 ㅣ 다봄 어린이 문학 쏙 7
바르샤 바자즈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5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 목마른 아이들_바르샤 바자즈(다봄)
📌 [p.63] 이게 철이 든다는 걸까? 세상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되는 게? 모든 사람이 규칙을 지키는 건 아니라는 걸.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고도 개의치 않는다는 걸. 그들은 자기 자신과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게?
📌 [p.103] 핑키 욕실 수도에선 물이 흘러나온다. 그 수도꼭지에는 마리골드 화환을 둘러놓을 필요가 없다. 기도가 아니라, 돈이 물을 흐르게 한다.
📝 표지에 그려진 여자 아이의 처연해 보이는 눈빛에는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까?
처음에는 이 책이 ‘물 부족’ 문제에 대해서만 다룬 것이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하였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다양한 사회 문제를 냉철하고도 사실적으로 담아낸 것에 적잖이 놀라웠다. 굉장히 짜임새 있고, 시사하는 바가 많은 소설이라 느껴졌다.
세상 속 사회 문제는 단독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책에 나온 교육 기회 단절, 어린이 노동, 빈부 격차 등의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모두 섞이고 영향을 주고받아 민니가 사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중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이러한 문제들을 한눈에 드러낸 장면이 있었다. 부잣집 딸인 동갑내기 핑키의 집에서 아픈 엄마의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대신 가정부로 일하는 민니. 그리고 핑키의 집에서 수도꼭지를 틀자 물이 콸콸 쏟아지는 것을 보자 ‘기도가 아니라, 돈이 물을 흐르게 한다.’라 하는 민니의 말에 시선이 머물렀다. 엄청난 부의 격차로 인해 동갑인 핑키와 친구로도 지내지 못하고 일을 해야 하는 민니의 모습, 물을 얻기 위해 물통을 챙겨 들고 나가 부지런히 움직이고 졸졸 흘러나오는 물도 언제 또 끊길지 몰라 기도하지 않는 날이 없는 민니의 모습. 또 결국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해 병에 걸린 민니의 엄마와 물을 훔치는 장면을 목격해 위험에 처한 민니의 오빠.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도무지 시작점을 찾을 수 없는 엉켜버린 실타래처럼 민니가 느꼈을 좌절감과 무력감이 얼마나 컸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민니가 이대로 좌절하고 포기하지 않았다. 배움에 대한 의지도, 가족과 함께 지내는 삶에 대한 바람도 있었기에 끝까지 나아가는 민니의 굳센 모습이 몹시 인상적이었다. 물을 맘껏 마시지 못해 목은 마를지언정, 민니의 의지가 밝은 미래에 대한 목마름을 가득 채우는 것 같았다.
교사로서 민니의 상황이 더욱 안타깝고 마음 아프게 느껴졌다.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를 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어린이들이 지닌 소중한 권리이다. 그들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세상이 아이들을 지킬 수 있도록 바뀌기를 바라본다.
#목마른아이들 #바르샤바자즈 #다봄 #물부족 #불평등 #교육기회단절 #어린이노동 #빈부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