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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필 무렵 ㅣ 베스트셀러 한국문학선
이효석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9월
평점 :
학창 시절 국어를 배우면서 대표적인 이효석의 문학작품으로 [메밀꽃 필 무렵]을 배웠지만 직접 문학작품으로 접하지는 않았었는데 이번에 소담출판사에서 베스트셀러 한국문학 선으로 출판되어 읽어보았다. 향토적인 소설 작품을 쓰는 작가로 알고 있었는데, 작품을 읽다 보니 남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쓴 것으로 보아 당시 많은 반향을 일으킨 작가가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의 관점에서야 로맨스 소설이 많이 있다지만 당시 일제강점기 시대에도 로맨스 소설이 있었다니 새로운 발견이었다.

우리가 이효석의 대표 문학작품으로 꼽는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은 강원도 봉평의 밤이다. 생각해도 아름다운 저녁 밤에 장돌뱅이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들의 삶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그들의 형편만큼이나 기구한 그들만의 이야기하고 있다. 허 생원은 과거 하룻밤을 보낸 여인의 이야기를 하고, 동이는 자신 엄마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만났던 제천이라는 장소와 그녀의 고향이 봉평이라는 동이의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동이가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임을 알게 되자 혹 그 여인과 자신 사이의 자식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지금이야 유전자 검사를 하면 되겠지만 당시에는 이런 심증을 가지고 이야기를 펼치는 것도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다. 이 소설은 열린 결말로 끝이 나기에 뒤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지는 소설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이효석의 [화분]이라는 작품은 장편소설이라 이 책에서 가장 많은 페이지를 차지했다. 세 남자와 세 여자의 얽히고설킨 사랑과 집착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당시 이 소설을 어떻게 평가받았을지 궁금하다. 외설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로맨스 소설이 많지 않았을 당시 문단에서 센세이셔널 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다.
이 밖에도 이효석의 단편소설인 약령기, 분녀, 수탉, 산, 들 등이 수록되어 있으니 그의 소설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많은 작품을 남기신 분이라 몰랐는데 뇌막염으로 짧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셨더라고요. 다양한 분야의 주인공들의 그들의 애환과 시대상을 반영하면서도 가벼운 듯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지 향토적 소설을 쓰신 분이라고 알았던 이효석의 여러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 본인이 고향인 강원도 평창을 사랑하였기에 자신의 작품 속에도 녹아낸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좀 더 오래 사셨더라면 더 많은 작품을 남겼겠지만 그래도 한국 문학사에 한 획을 남기신 분답게 많은 작품을 접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