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작가 10주기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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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작가 10주기를 기념하여 나온 에세이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담백한 꾸밈이 없는 글이라 많은 독자층을 가지고 있는 박완서 님의 책이 나온다니 요즘같이 날도 춥고, 코로나로 인해 힘이 드는 시기에 따뜻함이 느껴지는 진솔한 글을 읽다 보니 마음이 훈훈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올해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는데 박완서 작가님의 경우 아파트가 아닌 산골 마을로 이사를 가서 살았던 시절 한 달을 집에서 꼼짝 못 하고 지냈던 적이 있었다고 하신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눈이 싫어질 수도 있지만, 그 시간 외출을 안하니 책 볼 시간이 많이 생겨서 좋았다 하셨다. 또한 지금은 번호키를 많이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열쇠를 사용하였던 지라 밖을 나갔다가 잃어버렸던 이야기도 있었다. 아무리 나갈 때마다 아래를 보고 열쇠를 찾기위해 다니지만 키는 보이지 않았고, 결국 자식들에게 스페어 열쇠를 받아 사용했는데 어느 날 뜻밖에도 길을 걷다가 누군가 나뭇가지에 자신이 잃어버렸던 키를 걸어놓은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아직은 친절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그 일을 통해 느꼈다고 하신다. 이런 일들은 아마 인생을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혼기에 찬 아이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보통 사람이라는 경계가 어찌 보면 중간을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이도 조건을 따지다 보면 까다로워진다는 것이다. 평균이라는 그것조차도 겸손을 뜻하는 단어인 듯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욕심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 사람의 기준은 자세히 들여다보면은 많은 것을 요구받거나, 요구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글이었다. 아직까지 보통 사람의 기준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나도 글을 읽다 보니, 평균이라는 것이 명확한 어떤 기준이 없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시간이었다.



 

박완서 작가님의 에세이집이라서 그런지 책 안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이 느껴진다. 누구나 한번 사는 인생이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특별히 살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특별하다는 것조차,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지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특별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본 나로서는 너무나 이해 가고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 책 속에 녹아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10대인 우리집 아이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연륜의 차이이고, 생을 더 살아본 사람의 느낌일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 읽은 느낌과 몇 년 후에 읽는 느낌이 또 다른 책으로 와 닿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삶을 통해 우리는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깊이도 또한 늘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또 한 번 느껴보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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