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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의 노래 - 노천명 전 시집 ㅣ 노천명 전집 종결판 1
노천명 지음, 민윤기 엮음 / 스타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노천명이 여류 문학가인지 몰랐다가 이번 책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사슴’이라는 시로 유명하지만 왠지 학창 시절 교과서에 나오는 시만 접해보았던 나는 남자 시인일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 그녀가 원래 아명은 ‘노기선’이었지만 여섯 살 때 홍역을 앓고 겨우 살아나 “하늘이 주신 명으로 살게 되었다” 하여 ‘천명’이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하고 호적에 올려 사용되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백혈병’에 걸려 46세라는 세월을 살고간 그녀는 많은 시를 남겼다.

그녀가 친일 시로 그동안 미공개되었던 15편의 시도 들어있다. 그녀가 친일시를 썼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사후 외면을 받은 것도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지금의 이화여자대학을 나고 나서 여러 선생님들의 강의를 듣고 문단에 들어선 그녀의 많은 시들이 시기별로 정리된 이번 책은 노천명이라는 시인의 시를 훑어보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천명의 첫 시집은 <산호림>이라는 시집으로 자기가 스스로 발간했다고 한다. 당시 그런 문학 풍토를 따라서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일제 강점기에 많은 시인들이 첫 시집은 자비 출판이 많았듯이 말이다. 이때 우리가 잘 아는 <사슴>이라는 작품이 들어있고, 당시의 49편이 모두 이 책에 실려있다.

그녀의 두 번째 시집 <창변>의 경우는 해방을 앞둔 시기에 발행되었다고 하는 데 이때 그녀의 흠결로 남게 되는 친일시들도 수록했다고 한다. 세 번째 시집 <창변>은 한국 전쟁 기간 동안 그녀가 옥고를 치르면서 쓴 시들이 들어있다. 네 번째 시집은 이 책의 제목인 <사슴의 노래>인데 이는 그녀가 작고하고 출판된 유고 시집으로 그녀의 많은 문인 친구들이 그녀의 애도 추도시와 서문을 넣어 편찬된 책이라고 한다.

친일 행적과 한국 전쟁 당시의 그의 행적에 대해 초첨에 너무 얽매이기보다는, 이번 스타북스에서 그녀의 유고 시집의 이름을 그대로 딴 책으로 그녀의 시를 통해 다시금 그녀의 시를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책인 듯하다. 짧은 인생을 살고 갔지만 많은 그녀의 시를 읽다 보면 그녀의 희노애락을 다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두운 역사적 현실에서 한길을 가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그녀의 시를 읽다 보면 시대가 그녀를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 시간이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