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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코르뷔지에 - 건축을 시로 만든 예술가 ㅣ 클래식 클라우드 23
신승철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평점 :
우리에게 집이라 하면 안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것이 여러 용도의 사용 목적을 갖게 되면 그건 건축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안에는 그것이 잘 활용될 수 있는 본래의 목적이 잘 달성되어야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건축은 대지 위에 지어지는 예술로 안전성과 아름다움까지 지닌다면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많은 사람들이 그 예술적 가치를 지키고 보존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르코르뷔지에의 경우도 이런 분 중의 한 분이었다.

르코르뷔지에는 스위스 산간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나이 서른에 조국을 등지고 프랑스인으로의 제2의 인생을 살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국에서는 그를 지폐에 새길 정도라고 하니 아이러니하기도 한 일이다. 지금은 건축의 기법으로 보면 당연하지만 당시 철근 콘크리트 건축은 야만적이라 비판받던 시대였다고 한다. 콘크리트는 단단하지만 휘는 힘에 약하다는 것을 알고, 철근을 이용하여 보강하면 강점을 지닌 건축물로의 탄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던 그는 이를 실현한다. 가볍고 튼튼하며, 원하는 모습과 형태로의 변화가 가능하며, 가장 중요한 공사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는 공법을 르코르뷔지에는 시도하게 된다. 그는 이를 통해 건축에 새로운 활력을 넣어준다.
본인이 어렸을 적 살았던 스위스의 라쇼드퐁 지역도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이었고, 젊은 시절 그가 매료되었던 건축물이 그리스 신전이어서 그랬을까? 그의 유명 건축물들은 대부분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자신과 부인의 무덤조차도 그렇다고 하니 조금은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하였다. 그는 건축뿐 아니라 회화와 드로잉, 조각, 34권의 서적을 출판하였다고 하니 그의 재능이 보통을 뛰어넘는 사람이라는 것은 직감할 수 있을 정도이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유럽은 폐허로 변했다. 이때 그는 건축가로서의 새로운 도시 계획을 벌인다. 이것이 바로 지금으로 말한다면 아파트로써 집이 부족한 시기 많은 사람들이 공간이 분리되어 자신만의 집을 사용하게 되는 변화를 겪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생의 말년까지도 세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랬을까? 말년에는 건축보다는 전 세계의 대중들에게 자신의 건축적 이야기를 강연하는 것에 더 시간을 많이 할애하였다고 하니 말이다.

대부분 사회적 지위와 명성을 얻으면 편히 살려고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르코르뷔지에는 편안한 자신의 펜트하우스를 짓고도 이에 적응 못 하고 아내의 고향 근처 해변에 작은 통나무집에서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우리가 가끔은 넓은 집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그는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대한의 편안함을 추구하였다고 하니 이 또한 그의 삶과 직업과의 사이에는 또 다른 소신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건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나름 다시 보게 되는 건물들을 보면 매료되곤 한다. 동양적 건물도 그렇고 서양적 건물도 그렇다. 스페인의 가우디에 관해 알게 되고 그의 건축물에 많은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다. 이번에 새로 알게 된 르코르뷔지에의 경우는 그와는 결이 다르긴 하지만 그 두 건축가는 세계문화 유산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는 건축가가 되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빌라 사보아, 롱상 성당은 이 책을 읽다보니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