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담 고미답 : 애정 소설 교과서에 나오는 우리 고전 새로 읽기 6
엄예현 지음, 김주경 그림 / 아주좋은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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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전 읽기 시리즈 <고미담 고미답>이라는 책이 아주 좋은 날에서 출판되었다. 그동안 우화소설, 호걸 소설을 봤던지라 이번 애정소설 편도 많이 궁금했다. 외국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장황하지는 않지만 애틋함이 묻어나는 소설 춘향전, 운영전, 구운몽 세 편의 작품이 수록되어있다. 교과서에서 수록된 것들이라고 하는데 운영전의 경우는 좀 생소하다는 느낌이 든다.

 

<춘향전>은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작자 미상의 소설이었다가 구전 설화가 운율을 넣은 판소리로도 많은 이에게 사랑을 받았을 정도로 유명한 소설이다. 기생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이다. 지금이야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지만 조선 시대에는 남녀의 경우 같은 신분의 집안끼리 혼례를 치르는 것이 관습이었기에 자유연애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마음이 절절했을지 상상이 된다. 또한, 이들이 끝내 만나지 못해서 춘향이가 변학도의 생일날 죽임을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는 등 재미도 갖춘 소설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을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운영전>은 조선 시대 세종대왕의 셋째아들 안평대군의 궁녀 운영과 김진사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이다. 서로가 잠깐의 만남을 통해 상사병이 들 정도로 사랑을 했지만, 신분과 상황을 뛰어넘어 그들의 사랑을 이루기에는 시대가 허락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또한, 이들의 이야기를 죽은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화자가 꿈속에서 경험한 바를 글로 옮겨놓은 소설이라 새로운 느낌이 든다. 운영전은 한문 소설이었다고 하며, 이 책은 한글 소설로 풀어져 나오지만 인물들이 한시를 지어 주고받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 재미를 더해주는 소설이다.

 

<구운몽>은 위의 두 소설과 달리 작가가 알려져 있으며 서포 김만중이라는 사람이 쓴 한글 소설이다. 한글의 경우 언문이라고 하여 일반 백성의 글이며 여자의 글이라고 천대받던 시절 김만중은 왜 한글로 썼을까? 이유는 김만중이 귀양을 갔을 때 홀로 남은 어머니가 적적하실 까봐 쓴 소설이라 한글로 적었다고 한다. 구운몽은 아홉 구름의 꿈으로, 성진과 팔선녀의 꿈을 통해 일장춘몽, 인생의 덧없음을 알려주는 소설이다.

 

조선의 문학을 통해 들려주는 <고미담 고미답> 시리즈의 애정 소설을 읽으니 지금과 다른 연애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었고, 꿈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펼치는 방식이 조금은 새롭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같으면 그냥 이야기하지만 조선 시대의 경우는 유교의 원리에 벗어난 이야기를 밖으로 표출하기 어려웠던 시기라 더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자유연애의 시대에 아이들은 좀 이해를 못 할 수도 있지만, 당시의 사회상을 잘 들여다본다면 그들의 애틋함이 드러나는 듯하였다.

 

 

우리 청소년들이 고전을 따분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오늘의 삶과 견주어 적극적 읽기를 해주었으면 한다. 힘들겠지만^^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고전은 고리타분한 옛이야기라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고전에서만 찾을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해야겠다. 인류 보편적인 가치와 삶의 모습은 고전에서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앞으로 나올 책들도 그 테두리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진정한 가치를 제대로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한발 앞서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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