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교환소 그래 책이야 29
김경미 지음, 김미연 그림 / 잇츠북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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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말의 힘에 대해 느끼곤 한다. 옛말에 말이 씨가된다.”라는 말이 있다. 무심코 한 말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으니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무심코 하는 말쯤으로 생각했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도 이 말을 믿게 된 듯 하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나쁜말 보다는 이로운 말을 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어떤 일을 앞두고 불길한 말은 하는 것에 대해서는 혹시 그말이 영향을 미칠까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나의 이런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어려웠는데 말의 소중함을 느낄 <목소리 교환소>라는 책이 잇츠북어린이 출판사에서 나와 너무나 반가웠다.

 

 

친구 형준이네 집에서 사회발표 준비를 하기로 한 친구들. 친구 시후는 엄마에게 허락을 받았는데 주인공 지운이는 엄마의 허락을 받지 못한다. 그래서 학원으로 전화해 감기에 걸렸다며 거짓말을 해보지만, 학원선생님은 지운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오라고 한다. 결국 학원 차도 놓쳐버리고, 가방은 무겁고 가는 길이 영 천리만리길이다.



 

영어학원으로 올라가는데 그곳에 떡하니 있는 목소리교환소라는 간판. 지운이는 호기심에 그곳으로 이끌리고, 가게 주인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지원이는 엄마의 목소리 샘플을 얻어 자신이 엄마 목소리로 원할때만 바꿀 수 있는 액체를 받게 된다. 그리고 결제를 하려는 순간 할아버지는 이상한 제안을 한다. ‘돈 대신 네 엄마의 말 한마디를 대가로 받고 싶다고말이다. 참으로 황당한 제안이기는 하다. 과연 할아버지는 어떤 말을 빼앗아 갔을까? 바로 사랑해였다. 엄마가 항상 하는 말이지만 진실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던 단어여서 지운이는 흔쾌히 거래를 완료한다.

 



그리고 지운이는 엄마의 목소리를 빌려 전화를 통해 엄마인척 연기를 시작하는데......장난 전화를 해서 자신에게 불친절했던 어른들을 골려먹기도 하고, 회사일로 바쁜 엄마에게 이야기 안하고 친구들을 불러 파자마 파티를 열기도한다. 엄마가 회사를 다닌 후 친구들을 부를 수도 없고, 일거수 일투족 학원의 감시를 받는 지운이에게 주어진 행복은 계속 될 수 있을지 가슴 조리며 볼 수 있는 책이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인데 말이다^^



 

지운이는 아빠와의 통화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아빠의 수술사실 까지도 알게되는데..... 엄마의 목소리를 갖게되면서 행복할 줄 알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는 지운이를 통해 우리집 아이도 느끼는 바가 생기는 것 같다.

 

 

우리가 항상 하는 말이지만 행동과 표정을 통해서도 말의 진실성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 그토록 듣기 싫었던 사랑해는 회사일로 바쁜 엄마가 미안함이 섞일 때 했던 말이라 지운이는 할아버지와의 거래에서 흔쾌히 팔아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말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 지운이가 목소리 교환소 할아버지에게 빼앗긴 사랑해라는 말을 다시 찾아 올 수 있을지 너무 궁금해 지는 책이에요.

 

가끔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의 말에 귀기울여 주지 않고, 귀찮아 했던 나로서는 이 책을 통해 반성하게 되네요. 엄마인 척 행동하는 주인공 지운이도 처음에는 엄마의 목소리를 내어 즐거웠겠지만, 시간이 계속 지날수록 사건이 생기면서 결코 자신은 엄마가 될 수 없음을 알면서 철이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아이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하죠. 이유는 어른이 되면 자신이 하고싶은 것을 다할 수 있는 특권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희집 아이도 그런 생각을 종종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목소리 교환소>를 읽다보니 꼭 어른이 되는 것이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는 나도 엄마 목소리로 바뀌는 약을 갖고 싶다던 아이가 생각을 바꾸니 재미 있었습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엄마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되고 말의 진심을 알게되면서 커가는 주인공 지운이의 이야기 <목소리 교환소>를 통해 말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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