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록 - 최신 언어로 읽기 쉽게 번역한 뉴에디트 완역판, 책 읽어드립니다
혜경궁 홍씨 지음, 신동운 옮김 / 스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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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록을 쓴 혜경궁 홍씨는 조선 21대왕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의 빈이자, 조선 22대 정조의 어머니이다. 자신의 남편인 사도세자의 세자빈으로 간택되어 입궁하여 파란만장한 일을 겪게되는 이야기가 바로 한중록이다.

 

'한중록'은 이 책에서 제6권으로 구성 되어 있다.

 

1권은 혜경궁 홍씨의 어린 시절과 세자빈이 된 전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용은 자신의 집안에 대한 이야기며, 사도세자의 어린시절과 영조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이 내용을 쓴 시기가 정조 재위 기간에 쓴 것이라 그런지 사도세자에 대한 자세한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다.

 

2권은 영조와 사도세자의 불화에 대한 이야기가 서술되어 있다. 임술년(선조2) 주상의 생모인 가순궁이 임오화변의 일을 자손에게 알게 하는 것이 옳으니 써내라 청하여, 마지못해써주었다고 한다. 혜경궁 홍씨는 을축년 4(순조 5)에 이렇게 남겼다한다. “내 심혈이 이 기록에 다 들어 있다고 할 것이다. 새롭게 기억을 더듬으니 마음과 정신이 놀랍고 답답하며 간과 폐가 찢어지는 듯하여, 한 글자 한 글자가 눈물이 쏟아져 글씨가 써지지 않는구나. 세상에 나같은 사람이 또 어디 있으리오. 원통하고 억울하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남편인 사도세자와 아버지의 일들을 적어 놓았다.

 

3권은 사도세자 참변의 일들이 기록되었다. 아버지의 사랑을 못받은 경모궁(사도세자)가 화를 참을 수 없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유인 즉, “ 부왕께서 사랑하지 않으시기에 서럽고, 꾸중하시기에 무서워 화가 되어 그리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말을 들은 영조도 안타까웠던지 마음을 여는 듯 하니 사도세자도 조금은 나아지는 듯 한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병환이 생겨서 사도세자는 옷을 입지 못하게 되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정조와 사도세자는 서로 평행선을 그리며 임오화변의 상황까지 치닫게 되는 내용에 대해 서술되어 있다.

 

4권부터 제 6권은 혜경궁 홍씨의 친정에 대한 기록이 주를 이룬다. 영조께서는 왜 자신의 아버지의 굳은 충성됨을 알지 못하는지, 자신의 동생과 친정쪽의 누명을 쓴 억울함에 대해 안타까움이 쓰여있다. 또한 아들 정조는 아버지 죽음이 노론이었던 외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여겨 홍씨의 숙부가 처형되고 아버지 홍봉한까지 처벌을 받게 되었다는 내용을 쓴 것. 그러면서 내 비록 애통하지만 만일 내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목숨을 끊으면 나쁜 무리들이 내가 죽길 바라던 뜻을 이루었다고 좋아 할까 해서 참고 살았다는 내용을 읽으면 분명 혜경궁 홍씨도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이 책을 썼다는 것이 느껴지게 되는 대목이다.

 

영조의 며느리로 들어와 임오화변을 겪고 자신도 죽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혜경궁 홍씨도 그리 편한 궁의 생활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혜경궁 홍씨의 조카 홍수영이 청하여 쓰기 시작했고, 네 번에 걸쳐 완성한 글이라 한다. 첫 번째는 한가로운 심정에서 집필하였고, 나머지는 아들 정조가 승하한 직후부터 순조에게 보이기 위하여 정치적 목적으로 집필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읽다보면 비슷한 내용이 중복되기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중록은 총 6권의 집필로 구성되어 사도세자의 죽음을 두고 전후의 과정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를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너무 슬펐던 부분이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던 사도세자에 대한 부분이다. 어쩌면 영조 자신도 무수리의 아들로 태어나 왕의 자리에 올랐기에 아들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아님 아들도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왜 그는 아들을 그토록 품어주지 못했던 것일까?

 

하지만 사도세자가 다시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들 정조가 왕위를 계승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역사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성군이 되었지만, 정조도 아버지의 처참한 죽음을 옆에서 보았기에 죽을때까지 자신의 불효됨과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기위해 더 노력하였을 것이다. 그랬기에 매년 자신의 아버지를 뵙기위해 먼길 떠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하니 정조도 평생 아버지의 그리움과 효심이 느껴지는 듯 하다. 또한 궁이라는 곳이 자신이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누구든 믿을 수 없었던 곳이기에, 영조도 자신의 아들을 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씁쓸한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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