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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사람 그릇 - 18년 유배지에서 정약용을 만나다
진규동 지음 / 레몬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이 책의 표지에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산에게 사람을 묻고 인생을 배우다’라는 글귀가 씌여 있다. 서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는 모든 학문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인데, 그런 분과 정약용 선생님과의 관련성은 무엇일까?
좋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별 어려움 없이 살아갈 수 있었던 정약용. 정조의 총애를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시기와 질투를 받아 자신의 재능을 다 발휘하지 못했던 그를 책을 통해 들여다보며 가슴 아프다.
정약용은 농사는 나라의 근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백성들의 생활을 후하게 하고 국가의 경제를 넉넉하게 하기위해서는 3농 정책을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첫째는 편농으로 힘든 농사를 위해 경지정리, 관개수리, 기계화를 통해 농사를 편히 지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둘째는 후농으로 농사는 장사보다 이익이 적으니, 정부가 각종 정책을 베풀어 수지에 맞는 농사가 되도록 해야 하며, 춘궁기에 대여한 환곡에 이자로 폭리를 취하는 것을 없애야 함을 말한다. 셋째로 상농으로 농민의 사회적 위상을 높여 주어야 함을 이야기 했다는 것이다.
이런 그가 천주학을 믿으면서 인생의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천주학 쟁이로 몰리고, 집안은 파탄나고, 당파 싸움에 휘말리어 버려지고, 18년이라는 긴 유배 생활을 하게 된 정약용의 마음은 많이 아팠을 것이다. 하지만 다산은 위기가 기회라는 것을 강조하며 유배지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자식들에게는 독서를 중시하라 이르고, 다산은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라는 책을 집필한다.
또한 재물은 미꾸라지로, 재화를 쌓아두기 보다는 남에게 배풀어 주는 것이 더 좋은 것임을 자식들에게 일러둔다. 그러면서 다산은 초당에서 공평, 공정, 청렴, 개혁, 창의의 다산정신을 바탕으로 “나라다운 나라, 백성다운 백성” 꿈꾸었던 그는 600여 권의 저술 활동을 펼친다. 그가 이야기 하려했던 것들이 받아들여 졌다면 지금의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을까?
조선사회의 비리와 모순을 이야기 했던 정약용은 그 당시의 선각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목민관으로서의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줬더라면 조선의 과학과 실학 정신을 바탕으로 근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일 수는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약용의 18년이라는 시간은 강산이 변해도 두 번은 변하는 긴 시간이었다. 그런 긴 시간동안 나라의 변화와 당파싸움을 하는 간신들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나라를 사랑하였기에 자신의 방법으로 여러 집필활동과 후학을 양성하였다고는 하나 학문분야 뿐만 아니라 과학에도 관심과 재능이 있었던 그가 활개를 펼칠 수 있었다면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다도 동양의 더 유명한 인물로 평가받을 수 있지는 않았을 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