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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ㅣ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40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10월
평점 :
모든 부모세대와 자식세대는 격차가 있고 갈등이 있는 듯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의견을 더 믿어주고 관철되기를 바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 상황이 흘러가던 자식도 언젠가는 아버지가 되어 있다는 것이죠. 결국 이런 시대적인 차이는 돌고 도는 것이 현실인 듯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가 쓴 소설로 자연과학을 이야기 하는 니힐리스트(허무주의자로 모든 것을 비판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권위와 원칙을 무시하는 사상)인 아들의 친구 바자로프로 인해 변화되는 아르카디를 못마땅 하게 여기는 아버지와 큰아버지 파벨을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이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르카디의 집에 잠시 묵게되는 바자로프는 하인들과도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권위에 대한 눈치없이 자신의 일을 하며 지낸다. 또한 자기 아들 아르카디는 그를 스승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직도 시와 예술을 사랑하고 권위와 자신의 것을 잃기 싫어하는 평범한 아버지였다. 하지만 아들의 생각을 이해하려 하는 아르카디의 아버지는 아들의 친구인 바자로프를 이해하려 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바자로프는 파벨과 사사건건 대립이된다. 급기야 결투를 하는 일에 이르르는데 파벨은 이일로 부상을 당하게 된다. 이 일이 있고 바자로트는 이 집을 떠나 아버지가 사는 시골로 돌아간다. 하지만 티푸스 환자의 시체해부를 하다가 상처를 입어 결국 죽음에 이른다.
그리고 이 책의 변곡점은 바자로프로 아르카디의 사랑이라는 감정에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아들 아르카디는 사랑하는 카챠를 만나면서 바자로프의 사상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점도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이다.
역사적 변환기의 소설로 구세대인 부모님과 신세대인 아들의 대립이 있지만 투르게네프는 변화되는 시대의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 보다는 그들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떠한 사고관이던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며, 자신의 소신인 것이다. 우리가 어떠한 생각을 가끔 흑백논리로 보려고 하는 경향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논리가 위험한 것은 아닐까?
이런 이념과 생각의 변화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겪는다. 그리고 예전보다는 소수의 의견도 들어주는 조금은 여러 생각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나의 흔들림 없는 신념이 아닌 여러 상황을 다 아우를 수 있는 힘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아르카디의 아버지가 그 역할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 역시 그 상황 까지는 가지는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르카디의 아버지의 역할처럼 이쪽 저쪽의 생각을 잘 들어주는 사람의 역할이 필요한 때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