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존 딕슨 카 지음, 이동윤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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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모 교수가 완벽한 밀실에서 총상을 입고 죽은 채 발견된다. 방에 들어가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자는 목격되었으나 나온 모습을 본 자는 아무도 없고, 범인은 유령처럼 살아졌다. 같은 날 몇 분 간격으로 마술사 플레가 살해당한다. 그리모 교수의 집에 있던 사람들이 용의선상에 오르고 해들리를 비롯하여 펠 박사가 사건을 추적해 간다. 그리모 교수는 헝가리 태생으로 그의 두 동생들과 함께 감옥에 갇혔다가 탈옥한 사람이다. 탈옥했을 때 세 형제는 세 개의 관에 각각 들어가 있었는데 그리모 교수는 운이 좋게 그 관을 뚫고 나왔고, 길을 가던 영국인 여행자에게 발견되어 살아날 수 있었다.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온 그리모 교수는 과거를 숨긴 채 살아왔다. 어느 날 플레라는 마법사가 나타났고, 술집에서 한바탕 곤욕을 치룬 후 그리모 교수도 마법사 플레도 살해당했다. 이 둘은 형제였던 것으로 밝혀지고 추적하는 쪽은 막내 동생 앙리를 용의자로 생각한다. 얼마 후 밝혀진 바에 의하면 동생 앙리는 헝가리의 그 관에서 사망한 것이 확실하다는 것. 유령을 용의자로 쫓고 있었던 것인가 한다. 그들이 살해당하던 날에는 눈이 내렸고, 총탄은 근접 거리에서 발사된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눈길 위에도 그리모 교수의 밀실 어느 곳에서 범인이 지나간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여러 실험과 수사를 한 펠 박사와 해들리는 마침내 사건의 진실을 발견한다. 


이 책은 1935년에 발표된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관점에서 읽으면 속도감이 느린 편이지만 3장을 넘어가면서부터 밝혀지는 밀실 트릭에 의해 후반부에는 궁금함이 더해진다. 해들리와 펠 박사가 수사를 해나갈 때마다 의심가는 용의자들이 있지만, 책의 결말에서 결국 그 추측들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을 때는 오히려 쾌감이 들 정도다. 그만큼 작가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있다는 반증이겠다. 소년탐정 김전일, 명탐정 코난 이후 국내 영상 작품에서 밀실 트릭을 본 기억이 적은 듯 하다. 또, CCTV나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의 일이기 때문에 시계를 이용한 시간 혼동 등의 트릭을 사용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현대에서도 얼마든지 활용가능한 트릭들이기 때문에 읽어두고 배워두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책을 읽다가 밀실 트릭을 알기 위해서는 존 딕슨 카의 <세 개의 관>을 꼭 읽어야 한다고 해서 읽었다. 중간 부분까지는 꼭 읽어야 하나 갈등도 있었지만 결말에서 해소되는 트릭이 매우 흥미롭고 명쾌하며 영민하다. 


문학동네의 출판그룹 엘렉시르에서는 고전이라고 부를만한 추리소설들을 한 권씩 펴내고 있다. 옛날 작품들이기 때문에 장편의 초반을 읽을 때는 고리타분하고 느린 전개, 옛날 말투 때문에 힘이 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끝까지 읽고 나면 이 책을 새로이 편찬한 출판사에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출판사들이 판매량에 상관없이 작업을 계속해 나가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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