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건의 지성을 만난 것만으로 행복감을 주는 책이었다.
넓이를 가늠할 수 없는 광막한 우주에 창백한 푸른 점으로 떠있는 지구.
지구에서 벌어지는 인간사의 우주적 관점에서의 시간을 인식하게 하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자기 파괴의 결말을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는 우주와 인간의 진화와 물리적 사실을 설명해 주었는데,
이 지구에 살고 있는 나라는 존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인식하게 만든다.
파충류의 두뇌에서 변연계를 거쳐 대뇌 피질을 가진 인간으로 진화한 만큼,
그 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은 인간에게 지성과 교양과 과학적 사고를 갖춘 존재로 더 진화하도록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타이르는 듯하다.
그가 보여주고 상상한 우주의 수많은 가능성, 지적 생명체와의 만남을 기대하게 되고, 고요하고 광대한 우주에서 그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알기 위해 전파를 보내는 행위가 각인된다.
태양계에 생명체로 존재하는 인간은 외롭구나.
몇 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든 다른 은하든 우리와 다른 개체로 진화했을 지적 생명체와 평화적으로 만나 교류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된다. 그들과 만난다면 우리는 덜 외로운 존재일 수 있을까.
많은 과학적 질문과 우주 연구의 목적은 결국 ‘우리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칼 세이건과 번역자 홍승수 교수의 문장이 참으로 좋아서 여러 방면으로 영감을 얻게 된다.
과학에서 고민하는 것들을 나의 세계로 끌어들여 그 고민들을 나는 어떤 방식으로 답을 찾으려 할 것인지 생각하게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