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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서울 인왕산 자락에 사는 맑은 소년 한동구의 상실을 통해 80년 광주의 비극을 담은 소설.
밋밋하고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제목의 이 소설은 선생님이 주신 추천도서 목록에 없었다면 읽지 못했을 것이다. 간기면을 살펴보니 초판은 33쇄 개정판도 2017년에 5쇄를 찍은 베스트셀러였다.
난독 증세가 있는 초등학생 동구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극심한 고부갈등과 아버지의 위계에 눌린 꽤 고통스러운 가정에서 살고 있다. 여동생이 태어나자 그 아이를 매우 사랑해 매일 업고 다니는 천진한 소년이다. 2살에 이미 읽을 줄 아는 천재적인 능력을 선보인 동생에 비해 초등학교 3학년임에도 읽고 쓰는 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동구. 그럼에도 동구는 동생의 잘못도 자신이 뒤집어쓰는 속 깊은 소년이다. 그런 동구를 읽고 쓰게 만들어주는 담임 박영은 선생님.
1977년부터 1981년까지가 배경인 이 소설은 불합리한 가부장 때문에 사랑하는 동생을 잃고, 광주에서 사랑하는 박영은 선생님을 잃고 동구가 성장하는 소설이다.
동네에 능소화가 피는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집, 그 집을 동경하던 동구는 할머니를 이해하고 포용하기로 하고 떠나기로 마음먹은 뒤 황금깃털을 지녔지만 다리를 다친 곤줄박이가 그럼에도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정원을 떠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동구가 부부 싸움을 피해 동생과 감나무를 바라보며 큰 사건이 일어나기 전 남매가 나누는 대화는 가슴 뭉클하다.
회피하고 자신의 위계만을 주장하려는 가부장의 권위는 이미 되찾을 수 없는 것이다. 아버지는 이를 인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고, 그의 아들은 이해하고 포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과제가 남았다.
동구가 할머니와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 동생과 선생님을 잃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애쓰는 모습은 성인인 나도 따라 하기 어려운 마음 씀씀이라 감동적이다.
이 가정의 대부분 순간은 엄마와 동구의 희생이 밑바탕이 되었다. 그 결과 이 가정의 억압된 분노와 증오는 순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폭발해 버렸다. 희생자 뿐 아니라 모두의 감정은 억누르고 회피한다고 해서 해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 일찍 그 감정들을 인정하고 각자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었다면 이 가족의 비극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동구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희생을 바탕으로 미래를 그리지만, 목욕탕에서 나온 할머니가 자신도 포기하는 부분이 생기길 바라게 된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광주의 비극과 가부장 가정의 문제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궁금했던 이 소설은 동구라는 소년의 맑고 깊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마음을 따라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