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공산당 선언·공산주의 원리
카를 마르크스 & 프리드리히 엥겔스 지음, 박종대 옮김, 페르난도 비센테 그림 / 미메시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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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쓴 프롤레타리아트 해방을 향한 선언문.

1848년 런던에서, 영국인 마르크스와 독일인 엥겔스가 독일어로 작성했다. 인터내셔널 하다.

엥겔스가 마르크스 사후, 1883년 독일어판 서문에서 밝혔듯 근본사상은 대부분 마르크스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역사 발전 과정에 대한 통찰과 각 계급의 특성 분석은 냉철하다. 노동자 계급의 해방은 노동자 계급 자신의 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견해를 굽히지 않는데서 이 시대의 시민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 같다.

공산주의 사상과 사회주의 체제는 스탈린 독재와 소련 붕괴, 중국 관료주의와 일당독재로 그 한계가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 선언문에서 지적하고 있는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의 억압, 피억압 관계는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이다.

공산주의 체제는 분명 실패했다. 이는 마르크스가 인간을 선량한 존재로 믿었기 때문이라 본다. 슬픈 것은, 프롤레타리아 해방의 길을 가리키며 누군가는 음흉한 속셈을 갖는다. 인간은 생존 방식 자체가 이기적이다. 마르크스의 인간에 대한 신뢰가 비애감을 준다. 자본주의 체제 아래 신음하면서도 인간의 이기적 본성은 자본주의에 가장 어울린다는 역설이 씁쓸하다.

유시민 작가는 <청춘의 독서>에서 공산당 선언을 책으로 볼 필요 없이 그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많은 문서를 통해 읽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렇게 출력했다면 아마 30페이지 정도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는 공산당 선언뿐 아니라, 엥겔스가 주석을 붙인 공산주의 원리가 수록되어 있고, 연도별로 각 국가에서 이 책이 발행될 때 쓴 서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백미다.

격변하는 세계 속에 엥겔스가 계속해서 써내려간 서문들. 독일 사회주의 혁명을 열망했으나 파리 꼬뮌의 실패와 끝내 일어나지 않은 독일 사회주의 혁명. 사회주의 선언이라 부르길 망설여 공산당 선언이라 했으나,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사회주의 혁명을 인정하게 된 그의 시선 변화가 각 서문에 담겨있다.

출판조차 두려워했던 당시 인쇄소, 마르크스 사후 단결된 프롤레타리아트의 분위기를 전하고 싶어 하는 엥겔스의 마음, 초판 서문을 잃어버려 러시아본을 재번역해 다시 쓴 영문판 서문 등 공산당 선언의 출간 역사까지 같이 볼 수 있다.

유시민 씨의 조언은 경솔했다. 변혁을 원하는 이들은 숱한 고뇌와 고난의 시간을 거치고, 그것은 30페이지 문서에 정리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열망과 단결된 프롤레타리아트가 주는 감격을 전달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이 책은 유토피아를 꿈꾸던 이들의 열망과 에너지를 전달한다.

혁명에 실패한 역사를 씁쓸하게 보는 비애. 그럼에도 만국을 향한 그들의 힘 있는 외침이 굉장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이 책은 슬프고 벅찬데, 차갑게 현재를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한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 유령이.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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