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덕 교육 강좌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그야말로 부도덕한 생활지침을 설파하는 미시마 유키오의 에세이. 처음엔 반어적으로 말하는 줄 알았다. 이를테면, 청년이여 나약해져라, 거짓말을 많이 하라, 약속을 지키지 마라, 은혜는 잊어라 같은 명제를 두고 이렇게 살아야 하는 이유와 반대급부에 대해 일러주니까. 그런데 몇 장 읽다 보면 이것이 인간 세상의 커다란 역설임을 알 수 있고, 이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1958년에 일본에서 연재된 산문인데, 지금 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통상의 행동양식과 그에 대한 작가의 명제가 빛난다. 소설에서는 탐미주의라 할 정도로 아름다움을 다룬 작가이지만, 산문에서는 발칙하고 도발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것을 접할 수 있다.

  아쉬운 것은 여성에 대한 관점과 극우주의자로서의 역사인식이다. 이런 것들을 걸러들을 수 있다면 충분히 참고할 만한 관점이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책의 마지막에서 자살을 경계하고 자살하지 말 것을 이야기했지만 스스로는 몇 년 후 할복자살했다는 것, 그의 죽음으로 인해 일본 극우가 활개를 치게 되고 자민당이 만들어졌다는 점. 작가도 자신이 적은 글처럼 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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