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꽃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87
최두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0년 12월
평점 :
품절


그는 분단을 아파한다. 이념으로 아픈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 구체적인 삶 속에서 아픔을 함께 느낀다. 그가 호명하는 사람들은 산업화 속에, 육이오와 그 이후의 삶 속에, 광주의 삶 속에, 분단 이후 미군이 주둔하는 엄연한 현실 속에 살아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념을 구호로 외치지 않았으나, 뻘밭에도 길을 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삶을 살았던 사람이다. 역사는 역사로 동떨어져 있지 않고, 그 원인과 결과로 우리네 삶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한 편 한 편의 시 속에 구체적으로 증언한다. 그의 시가 담담하지만 힘 있게 내 가슴을 치고 가는 이유는 공허한 구호가 아닌 삶으로 증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이토록 진실된 증언을 하는 이유는 사람을 만나기 위하여, 폭력과 정신병의 미쳐 돌아오는 세상 속에 희망을 잃지 않고 함께 살기 위해서다.

90년에 출판된 책이지만, 온갖 신경증의 감상만 넘쳐나는 어떤 시들과 대비되면서 굳센 언어로 사회를 생각하게 하고 사람의 진실한 삶을 고민하게 만든다. 훌륭하고 위대한 시라 감히 말하고 싶다.

소장하고 싶은데 절판되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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