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네 집 창비시선 173
김용택 지음 / 창비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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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에 섬진강변 시인으로 이름을 높이던 시기의 시집. 그로부터 20년이 흘렀다. 시집 안에는 목가적 풍경 안에서 인간의 관계와 욕망을 유연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가득하다. 집을 짓고, 여자를 기다리고, 집 같은 시를 쓰며 살고 싶은 시인의 소망이 언어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다. 어쩌면 너무 어린 나이에 읽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인생의 솔숲을 어느 정도 걸어온 지금, 낙담하고 절망하는 기분을 겪어 본 지금에서야 시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쫑긋 귀 기울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대 생의 솔숲에서>, <사람들은 왜 모를까>, <생각이 많은 밤>, <세상의 길가>, <푸른 나무>, <노을>이 특히 좋았다. 어떤 시들은 지금 읽기에 다소 투박하고 지나치게 옛된 감성인 것도 있었으나 그런 작은 허물쯤은 그냥 지나칠 수 있을 만큼 다른 시들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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