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문학과지성 시인선 520
이제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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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인기 많은 시집인 건 알았는데, 간기면을 펴 보고 놀랐다. 2019년 1월에 1판 1쇄를 찍었는데 2월 18일에는 무려 5쇄를 찍었다. 기대가 커 한 장 한 장 시집을 넘겼다.

대부분이 산문시. 어렵지 않은 말로 행간을 이어 나가는데, 그리고 있는 마음과 정서가 너무도 공감 가는 것들이라 놀랐다. 한 번쯤 또는 여러 번 나를 괴롭혔던 질문과 감정들. 그것들의 사이를 이 시집이 메워주는 기분이었다. 행간의 사이마다 생각할 여백이 생겼다. 다른 시를 읽으면서도 이런 적이 있었던가 묻자면, 이 시집이 처음이었단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항상 남겨지는 입장이었다고 생각했다면, 실은 거기 남겨두고 떠난 것은 나 자신이란 생각도 들었다. 발화하기 위하여 우리는 고뇌하고 고통받고 고투하는데, 시인의 믿음대로 라면 언젠간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 성실한 희망의 목소리가 참 좋았다. 계속해서 걸어도 된다고, 꿈을 향해 가도 된다고 말해 준다. 어떤 문제의 안쪽을 보고 있다면, 그것은 바깥쪽에도 있어봤다는 이야기가 된다는 것, 관찰하고 들여다보는 시선을 키워주는 것 같아 좋았다. 소장해야 할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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