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증보판 창비시선 20
신동엽 지음 / 창비 / 198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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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만 알고 있던 나의 무지를 반성하게 된 시집이다. 시인이 바라보는 역사와 그 역사를 만들고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대단히 장엄한 문체로 펼쳐졌다. 때로는 산골의 수줍은 범부의 삶 같다가 때로는 역사의 광장에 불려 나온 지사 같다가 때로는 그 굴곡진 삶을 온몸으로 살아야 하는 나와 같은 인간의 삶이 녹아있다. 의외였던 점은 시어에 시대가 끈덕지게 붙어있다는 점이다. 신동엽 시인보다 앞선 시대에 작품을 남긴 이상, 이육사, 백석의 시를 읽을 때는 느껴지지 않았던 시어의 올드함이 불현듯 다가온다. 그건 아마도 이 시대가 근현대의 삶과 풍경을 빠르게 지워버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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