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1 - 박재범 대본집
박재범 지음 / 비단숲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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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방송된 드라마 김과장의 대본집. 2017년 KBS 드라마의 황금기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국정 농단 세력과 탄핵심판이 진행되던 시대와 맞물려 성공한 드라마라 할 수 있다. 하긴, 지금 방송된다 해도 부패와 기업 비리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상황에 긴 시간을 두고 소환될 드라마다. 소시민 김과장, 정직하게 일해서는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다고 판단한 김과장은 삥땅 쳐서 덴마크로 뜨는 게 목표인 사람이다. 덴마크로 뜨기 위해 10억을 삥땅쳐야 하는데, 목표액에 못 미친 실적 때문에 TQ 리테일에 입사한다. 분식회계 뒤처리를 맡기기 위해 김과장이 필요했던 악의 무리 쪽에서는 삥땅 전문가 김과장을 채용했고.

정의감이 있는 비현실적 인물이 아닌 김과장은 현실감각을 갖고 사는 사람이지만 얼떨결에 의인이 되고 억울하게 당하는 건 싫어서 회사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하나씩 타개해 나간다. 그의 행동 동기는 결코 정의감이 아니며 개인적 욕망에서 비롯되고, 방식도 으리으리한 것이 아니라 개김과 깡, 삥땅의 세계의 유능함을 바탕으로 처리한다. 그것이 웃음을 유발하고 통쾌함을 선사한다. 경리부 동료들을 통해서는 연민을 느끼게 하고, 김과장을 통해서는 통쾌함을 선사하는 방식, 악당들에게선 비릿한 현실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 20부작이기 때문에 대본의 분량이 많은데, 맛깔나는 말의 힘, 유머, 대체로 감정이입이 되는 추부장을 비롯한 경리부 직원들 그리고 그들이 이겨내려는 불의로 인한 공감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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