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간질일 수 없다 문학동네 시인선 98
이희중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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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의 사고력은 어디까지 깊어질 수 있고, 얼마만큼 확장될 수 있을까를 보여준 시집 같다. 시만으로는 126페이지, 한 편의 시를 읽기에는 굉장한 시간들이 필요했다. 그만큼 시인의 사유에 깊은 힘이 있다. 

  한 편 한 편의 시가 인생의 어느 순간을 그리고 있고, 범인은 도무지 생각지 않던 면을 노래하고 있어 묵직한 감동을 받았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시는 총론과 젊은 예술가를 위한 노래다. 대체로 시를 읽은 후에는 시 뒤편에 붙은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읽곤 하는데, 이 시집에서는 읽고 싶지 않았다. 작가의 시와 나만의 감상이 누군가의 해석을 거치지 않고 직접적으로 닿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시인은 앞 시집을 낼 때 아이가 태어났고, 그 다음 시집인 이 책을 낼 때 그 아이가 고등학생이 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감동적인 시를 자주 만날 수 없었다는 점에 깊은 아쉬움과 함께 그가 보냈을 고독과 현실적 문제에 대해 가늠해 봤다. 시인이 시를 써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는 올 수 있을까. 문득 어두운 미래를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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