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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해부 - 나치 전범들의 심리분석
조엘 딤스데일 지음, 박경선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는 미국의 저명한 정신의학자.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이 열리게 되는 과정과 히틀러, 괴벨스, 힘러가 자살하고 나자 남은 전범들의 심리분석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아이히만의 전범재판을 지켜 본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다. 뿐만 아니라 1970년대에 미국의 대학들에서 진행되었던 인간의 본성에 대한 사회 실험과 로르샤흐 검사 카드 몇 장도 함께 기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전범재판을 지켜보는 수많은 사람들이 전범들은 사이코패스이거나 매우 악한 인간일 것이라 단정했지만, 각기 다른 시선을 가진 심리학자 길버트와 정신과의사 켈리의 서로 다른 해석을 실었다. 당시에는 전범들이 악하다고 평가했던 켈리의 의견에 더 많은 사람이 동의했으나 한나 아렌트와 사회실험을 거쳤을 때 평범한 인간도 사회적 조건 안에서 얼마든지 악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아렌트가 제시했던 악의 평범성, 생각 없음, 즉 생각 없이 복종하고 마는 인간이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사회심리학 연구를 진행했던 학자는 복종하는 순간 행위의 주체를 자기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까지 수록했다.
전범 재판에 섰던 헤르만 괴링, 루돌프 헤스, 로베르트 레이, 율리우스 스트라이허 네 사람의 케이스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을 때 부역자에 대해 한창 고민하고 있었는데 결론은 결국 한나 아렌트를 통해 얻게 되었다. 쉽게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