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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 - 인생 단 하나의 희망, 하나님의 위대한 반전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3월
평점 :
팀 켈러, <부활을 입다>, 두란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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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가 나왔다. 원서 제목으로 미루어 본다면, 두려운 시간을 지나는 이들이 바라야 할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는 듯하다. 최종편집자는 그것을 옷 입는 것에 비유하여 <부활을 입다>로 정했다. 곧, 희망을 입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엄혹한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익숙해진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을 그리스도의 ‘부활’로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일까?
책의 1부에서는 신약성경 전반에 나타난 예수의 부활 기록을 면밀히 살핌으로써, 학문적인 논증에 치중하기보다는 타고난 설교자의 감각을 발휘하여 설득력있게 예수의 부활 기록의 역사적 진실성을 밝혀 나간다. 그동안 팀 켈러의 책들에서 두드러지는 ‘변증적’인 특징을 감안할 때, 아주 치밀하게 논증을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신앙 있는 성도들 혹은 예수의 부활에 대하여 궁금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도는 소개했다. 최소한 성경의 내적 증거에 기반하여 부활의 역사성을 증명한다. 특별히 이 장은 톰 라이트의 대작 <하나님의 아들의 부활 The Resurrection of the Son of God>에 빚을 지고 있음을 밝힌다.
팀 켈러가 스스로 신앙하고, 소개하는 ‘부활’ 복음이 더욱 와 닿는 이유는, 실제로 그가 두 차례, 불과 작년에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에 기록한 때문도 있다. 개인으로서는 암투병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써 내려간 기록인데다, 전세계적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에 빠져서 온 인류가 이 두려움의 시간을 겪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언제쯤,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지를 기약할 수 없는 탓에 더하다. 그런 의미에서 ‘Hope in times of fear’라는 원제가 훨씬 와 닿는다. 그때는 이어지고 있다.
‘부활 복음’은 정말 두려움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의 빛일 수 있을까? 팀 켈러에 따르면 ‘희망’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한다. 과학의 발전, 경제 수준 향상으로 인해 기대되었던 낙관적인 미래는 불안과 절망에 지배 당한지 오래다. 미래를 꿈꿀 때 걱정거리는 개나 줘버리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잿빛일 수밖에 없다(물론 그들도 착각속에 있기는 매 한가지지만). “과학은 인간악을 근절할 수 없고, 오히려 악한 목적에 쓸 도구”로 전락했다. 과학도 풀어내지 못한 ‘악’의 근절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인간이 찾는 진정한 희망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독교는 암흑같은 세상에서 희망의 빛을 부를 단서를 제공한다. 팀 켈러의 부활 복음을 들어보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로 열린, 이미 시작한 하나님의 나라를 희망할 수 있게 된다. 부활신앙은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 즉 하나님나라가 우리에게 열렸고, 부활의 주님이 곧 다시 오실 때에 그 나라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득하다. 게다가 이 희망은 유일해서 이것을 붙들지 않는다면 희망은 없다. 어떤 것도 희망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직 그리스도의 부활만이 산 자와 죽은 자 모두의 희망이 됨을 은혜롭게 설파한다.
하여간 타고난 설교자다.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생명을 건 투병 중에도 이런 글을 쓸 수 있다니 참 대단한 사람이다. 물론 팀 켈러의 교리적 접근은 전개가 지루해지는 떄가 있긴 하다. 그럼에도 팀 켈러가 파고드는 인간의 내밀한 지점들은 ‘아 역시, 팀 켈러’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느지막히 숙제하듯 마치는 감상평이 누군가에게 읽어봄직한 책으로 책맛이 당기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