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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똥으로 그린 하나님 나라 - 권정생의 작품과 삶 ㅣ 세움 문학 1
홍인표 지음 / 세움북스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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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언젠가 [욕쟁이 예수] 박총 목사님이 페북글에 추천 필독도서로 꼽아 준 세 권 가운데 하나가 故권정생 선생님의 [빌뱅이 언덕]이라서 이름이 눈에 익은 정도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이 이름을 몰랐던 내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참 신앙의 선배요, 존경받아 마땅한 어른이셨던 故권정생 작가의 순전한 글들을 통해 참 많은 은혜도, 찔림도, 깨우침도 얻을 수 있었다. 홍인표 목사님의 수고로 권정생이라는 사람의 위대한 삶과 글을 잘 요약하여 전달받게 되어 감사하다.
책은 권정생이라는 인물의 삶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한다. 요약하면 ‘가난하고 늙고 병든 아동문학가’로 통하는 이 변변찮은 사람이 자처했던 가장 낮은 자리는, 그의 삶을 기억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가장 높은 자리로 들어올려졌다. 하나님께서 그를 높이셨다. 이어서 산문, 동화, 소설, 동시 순으로 그의 작품을 소개하고 해설하면서 권정생이 삶으로 추구했고,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충실히 풀어낸다.
권정생은 자신을 아무것도 내세울 것 없어 보이는 ‘강아지 똥’으로 인식한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인가 귀하게 쓰일 거야”라고 위로하는 ‘흙덩이’의 은혜를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여러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 자신의 모습과 신앙을 투영하고, 하나님과 자신이 나누었던 대화를 녹여내어 뼈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권정생을 우려낸 이야기’라 할 만하다.
그의 삶은 참 예수님을 닮았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사53:2]” 무한히 존경스럽지만 내가 그렇게 살기는 꺼려지는, 권정생이기에 살았을 법한 삶을 통해 예수님을 드러낸다. 닮고 싶으나 도저히 닮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렇기에 하나님이 붙드셨다는 고백이 나올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냈다. 그렇게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자기 사명에 충실한 사람이 바로 권정생 선생이다.
그는 ‘사람’이고 싶었던 것 같다. ‘사람다운 사람’, 그것이 권정생이 바란 삶이고, 하나님의 형상을 담은 가장 ‘사람다운 사람’으로서의 모습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권정생의 책을 모았다. 겉은 희고 속 검은 백로가 되려 할 때마다 권정생 선생님의 글과 삶을 읽어내려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이것이 진리는 아닐지라도 진리를 담아내려고 애썼던 삶의 흔적들을 좇아가다 보면, 나도 그 언저리 어디쯤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책에서 얻은 결론은 진짜 위대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었다. ’사람답게 사는 삶’, 가장 단순해 보이지만, 가장 살기 어려운 과제다. 이 과제가 죽을 만큼 어렵게 느껴질 때마다 권정생 선생님의 글을 읽을 필요가 있겠다. ‘사람답게 사는 삶’이 궁금한 이들에게 권정생 선생님을 소개하고 싶다. 그리고 그의 삶을 소개받은 적절한 도서로 [강아지 똥으로 그린 하나님 나라]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