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잘 있어요? 바람그림책 126
하세가와 요시후미 지음, 고향옥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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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는 참 다양한 가정의 형태가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단순히 가족 구성원의 수를 기준으로 핵가족, 대가족으로만 구분 지었는데 사회가 점점 다양해지다보니 내가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딩크족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떠올랐다. 다문화 가정은 당연히 내 주변에 있는 것이고 편부모 가정, 조부모 가정, 입양 가정 그리고 1인 가정까지 이제는 단순히 가족 구성원의 수로 가정을 구분지어 그 특징을 찾는 것은 무의미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만나는 건 때론 재미있다. 그 가족만의 문화와 우리 집의 문화를 비교해 보는 대화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편부모 가정이나 조손 가정을 만났을 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 지 여전히 고민된다. 상처받지 않게 의연하게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과연 당사자인 아이들은 가족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으나 의연하게 삶을 살아가는 한 아이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빠가 죽었다는 것을 부정하지도 않고 그로 인해 방황하지도 않는다. 그저 아빠와의 추억을 떠올리고 아빠가 돌아가신 날을 기억하고 아빠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말을 한다. 어쩌면 우리 주변의 시선과 위로하기 위해 건네는 말들이 오히려 더 아이를 힘들게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있을 때 잘해." 라는 직접적인 노래 가사보다 이 책이 더 가슴을 많이 울리는 건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는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소망 때문일 것 같다. 5월 가정의 달에 가족과 같이 읽으면서 모든 분들이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다.  

걱정 마세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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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텃밭이 생겼어요! 기린과 달팽이
레니아 마조르 지음, 클레망스 폴레 그림, 이주영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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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으로 사람을 키운다.'라는 말을 언젠가 어디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 때 당시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밭을 일구는 일 자체가 나의 노력과 관심이 들어간 것이고 내가 기울인 노력만큼 열매로 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을 뜻하는 말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작은 모종 하나에도 어찌나 많은 열매들이 달리는지 이웃과 자연스레 나눠먹게 되는데 그 행동 자체가 남과 나누는 것을 실천하게 만든다. 즉 밭을 일구는 것, 텃밭을 일구는 것은 한 아이의 인성교육의 장이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단순히 텃밭을 가꾸는 책이 아니다. 아이가 자신의 텃밭을 만드면서 자연을 이해하고 나눔의 기쁨을 알고 마음이 점점 흙과 함께 커지는 하나의 성장기이다.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도 이런 자그마한 텃밭을 기르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을 했다. 오랜만의 자연의 건강함이 글에서 그림에서 느껴지는 그림책을 읽어 내 마음도 환기되는 기분이었다.

나는 여름 내내 텃밭을 가꾸면서 땅을 존경하게 되었어요. 이 아름다운 선물을 준 것은 자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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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버스 - 2022 서울 강남구·종로구·서대문구 올해의 한 책 선정, 2022 한국학교사서협회 추천 바람그림책 122
김유 지음, 소복이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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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은 출근 시간이 정해져있으니 항상 같은 시간의 버스를 타는게 대부분이다. 항상 같은 정류장에서 만나는 사람도 같은 시각에 오는 버스도 익숙하지만 익숙하다는게 그 사람들과 마음 가까이 연결되어 있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곰아저씨가 운전하는 마을 버스를 타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매일 얼굴은 보았겠지만 인사 한 번 나누지 않은 사람들. 그러나 갑자기 천천히 달리는 버스의 사연을 듣고는 누구하나 짜증내지 않고 천천히 간다고 동의한 순간 묘한 유대감이 생겼을 것이다. 자연스레 한 두마디 나누니 어느새 우리는 이웃이 되어 있었다. 탈 때는 아무말 없는 사람들이 내릴 때 한 마디의 인사를 나누며 내리는 모습을 보고 고것 참 'ㄹ' 한번 잘 사라졌네 생각이 들었다.

 인사의 효과, 소통의 효과를 이야기 해보고 싶다면 따뜻한 봄날 벚꽃 날리는 마음버스를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바람돌이 활동 4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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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평과 진지해 바람그림책 119
진수경 지음 / 천개의바람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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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3월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바로 "괜찮아, 잘하고 있어, 잘했어"일 것이다. 처음 학교라는 사회에 들어와 첫 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는 학교에 가는 것 만으로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처음 하는 것 투성이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에 위축되면 안 된다. 주인공 나태평과 진지해처럼 말이다. "괜찮아, 잘했어" 라고 자기 자신을 다독이는 모습을 보며 3월을 정신없이 시작하고 있는 나도 위안을 받았다.

 특히 이 책의 마지막에 가면 복사기를 사용법을 가르쳐주고 있는 엄마 진지해와 신발을 모르고 놔두고 가는 후배에게 알려주는 나태평의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적응해가겠지. 잘 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면에서 저학년 학생들 뿐만이 아니라 사회 초년생에게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 책을 선물로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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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기린과 달팽이
리오나.마르쿠스 지음, 문주선 옮김 / 창비교육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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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림책을 읽을 때 그림 또한 아주 중요하게 보는데 오랜만에 그림과 글 모두 다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아이들이 필수적으로 준비해야만 하는 물건이 있다. 바로 책가방이다. 이 책가방에는 학교에 필요한 물품을 넣고 다니는데 만약 이 안에 나의 고민, 걱정, 마음을 다 담을 수 있으면 어떨까?

 주인공 리스는 바쁘신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조용히 혼자 방에 있는 아이이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사고도 안 치고 조용히 자기 방에서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이는 부모님의 무관심 속에 점점 외로움이 커져만 가고 있었다. 가정에서 불행하면 학교에서라도 행복하면 좋았겠지만 이렇게 부모님의 관심이 적은 아이를 본능적으로 기가 막히게 찾아내어 괴롭히는 무리들이 있다. 

 결국 리스의 가방은 리스의 몸보다 10배 이상 커져 리스 자신을 눌러버린다. 하지만 다행히 리스 주변에는 멋진 친구들이 많았다. 같이 가방 속 고민, 걱정, 마음을 꺼내줄 친구들. 

 이 그림책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그림은 친구들이 다 같이 눈물을 흘려주는 모습이다. 친구의 불행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해주면서 같이 눈물을 흘려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자체로 가방의 크기는 쑥 작아진다. 우리가 항상 바라던 친구의 모습을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얘들아, 우리 모두 자기 가방에 들어 있는 걸 꺼내서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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