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비로소 아버지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 딸이 기록한, 70세 원모씨 관찰 일기
정아름 지음 / 모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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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기록한, 70세 원모 씨 관찰 일기.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고 관찰하고 잔소리하는 거는 너무 흔한데요. 딸이 아버지를 관찰했다. 감히... 흔쾌히 출판을 허락한 아버지의 애정 어린 시선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자녀를 관찰하고 애지중지하는 모습을 책으로 남긴건 많이 봤는데 이런 희소한 소재는 신기하네요. 평생 자식과 가족을 위해 일터를 지켜온 부모님의 일상적인 모습을 날것 그대로, 하지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냈더라고요.

 

저자분인 정아름씨는 15년 넘게 한 지역의 방송인, 행사진행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나봐요. 항상 낯선 사람을 만나서 인터뷰하는 분인지만 가장 가까운 부모님과의 소통을 가장 어렵게 생각한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방송인으로서 다져진 섬세한 관찰력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은 아버지의 사소한 습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이렇게 에세이로 출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연락에 집착하고 끊임없이 전화기를 들여다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나오는데요. 저자는 요즘 세대가 겪는 '콜 포비아(전화 공포증)'와 대비하여, 이력서 특기란에 '전화 걸기'를 적고 싶을 정도로 연락에 집착하는 아버지의 삶을 기록했습니다. 평생 가구점을 운영하며 언제 손님이 올지 몰라 낮이든 밤이든 가게 문을 열어두어야 했던 원모 씨. '워라밸'이라는 단어조차 모르고 살아온 아버지에게 세상을 향해,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을 향해 마음을 전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빠른 수단은 바로 '전화'였던 것이라네요. 전화와 문자 내역을 깔끔히 지우는 아버지의 특이한 정리벽을 고양이의 행동에 비유하며 유쾌하게 풀어낸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그 행위 뒤에 숨겨진 평생의 노동과 가족을 향한 집착적 사랑, 그리고 세월이 흐르며 좁아진 관계망 속의 외로움도 느껴지더라고요. 단순히 웃긴 부모님의 에피소드를 모아놓은 모음집이 아니라 자식이 어른이 되어 비로소 부모의 나이에 다다랐을 때, 비언어적인 행동 속에 숨겨져 있던 '부모의 서툰 사랑 표현법'을 해석해 낸 에세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아버지가 이해되지 않거나, 무뚝뚝한 부모님과의 대화가 어색해진 이 시대의 모든 딸과 아들들에게 이해의 폭을 넗힐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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