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고마워
조상미 지음 / 베어캣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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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며 누구나 이별을 경험하지만, 어린아이에게 누군가의 '영원한 부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나도 낯설고 어려운 일일 것 같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페이지에서는 장례식장의 풍경이 그려졌는데요. "할머니는 오랫동안 아프셨어요. 늘 누워 계셨습니다. 오늘은 좀 괜찮으신가봐요. 사진 속에서 미소 짓고 계셨어요. 그런데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자꾸자꾸 들어옵니다." 이 간결한 문장들은 죽음을 직접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의 순수한 내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데요.

 

늘 아파서 누워 있던 할머니가 영정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며 "오늘은 좀 괜찮으신가 보다"라고 생각하는 아이의 천진함은, 책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더 먹먹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운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의 뒷모습은 장례식장의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고 있었는데요. 아이가 느낄 낯선 고립감을 고스란히 느끼겠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전환점은 이별의 슬픔을 단순히 절망으로 남겨두지 않고, 따뜻한 판타지로 승화시킨 점인데요. 장례식장에서 슬퍼하고 있는 사람들 곁으로 신비로운 “초록색 고양이”가 등장하는데요.

 

이 초록색 고양이는 다름 아닌 세상과 작별한 할머니의 영혼이자, 남겨진 이들을 향한 할머니의 사랑으로 표현되더라고요. 고양이는 웅크려 우는 사람들의 등에 기대어 '토닥토닥' 손길을 건네고, 품에 꼭 안기며 "슬퍼해도 돼"라고 속삭이더라고요. 고단했던 삶을 끝내고 영정 사진 속에서 미소 짓던 할머니는, 이제 자유롭고 따뜻한 존재가 되어 슬픔에 잠긴 가족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괜찮아, 괜찮아"하고 위로를 건네더라고요. 색연필로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칠해진 질감은 이 위로의 온기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채색에 가까운 슬픈 인간들의 세상 속에서 오직 할머니를 상징하는 초록색 고양이만이 생기 있는 감정을 품고 투명하게 빛나는 그림이 인상깊습니다. 이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형태로 우리 곁에 머물며 등을 토닥여주는 사랑의 연장선일 수 있겠다 생각되더라고요.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슬픔에 빠져 그 사람과 함께했던 아름다운 기억마저 눈물 뒤로 묻어두곤 하잖아요. 하지만 작가는 할머니가 남겨진 이들을 위로하는 과정을 통해, 슬픔을 충분히 토해내는 과정의 "슬퍼해도 돼"가 필요함을 인정하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요즘 마음 편하게 감정을 토해낼 수 있는 공간 시간 사람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을 통해 감정을 토해내는 시간 갖아보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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