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내성인 - 파리민수 정일영의 인생썰
정일영 지음 / 시원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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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불길하게 여겨지는 숫자 '13'과 '13일의 금요일'에 대한 미신 있잖아요. 최후의 만찬과 유다의 이름 철자 수 같은 종교적 기원부터 1307년 프랑스 필립 4세가 성당 기사단을 체포하고 고문했던 역사적 사건까지 인간이 오랜 시간 동안 특정한 프레임이나 미신에 얼마나 쉽게 지배당해 왔는지를 은연중에 보여주더라고요. 우리가 당연하게 믿고 있는 사회적 통념이나 스스로를 가두는 생각의 프레임 역시 이러한 미신과 다를 바 없다는 내용으로 읽혔습니다.

 

또한 127페이지에 나오는 프랑스 포도밭 이야기는 저자의 유쾌한 인간미와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가장 잘 드러났는데요. 소고기에는 레드 와인, 닭고기나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을 즐긴다는 일상적인 이야기로 운을 뗀 저자는, 프랑스 영화 속 아름다운 포도밭 뒤에 숨겨진 노동자들의 고충을 끄집어냈습니다. 포도나무가 낮아 허리를 굽혀 일해야 하는 고된 환경을 설명하면서, "나처럼 160센티미터 정도 되는 사람은 그나마 허리를 덜 숙여도 된다. 세상에 키 작아서 이익인 경우는 나도 처음이다"라는 재치 있는 고백이 웃겼습니다. 남들의 기준에서는 '약점'일지라도, 맥락에 따라 얼마든지 '강점'이자 '행운'이 될 수 있겠더라고요.

 

이처럼 《극내성인》는 세상이 말하는 정답이나 타인의 시선에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그 안에서 행복과 가치를 찾아가는 생각의 전환을 담고 있었습니다. 내향적인 성향(I)을 가졌거나 세상의 기준에 치여 스스로가 작게 느껴지는 사람 많잖아요. 저자 자신의 '인생썰'을 통해 갇혀 있는 프레임 밖으로 걸어 나오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읽기 시작했다가도 책장을 덮을 때쯤엔 나의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한층 더 유연하고 긍정적으로 변화했음을 느끼게 해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소심하지만 단단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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