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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씨앗
우혜린 지음, 라포 그림 / 어깨위망원경 / 2026년 2월
평점 :
소박한 씨앗 하나가 낯선 땅에 뿌리 내리고 꽃을 피워내는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그림책이더라고요. 씨앗의 여정을 통해 어떤 누구라도 우리의 삶과 성장을 반추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도착했을 때 씨앗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언가를 싹틔우는 것이 아니라, 지친 몸을 이끌고 '흙 이불 속에서 오랜 잠'을 자는 것이었더라고요. 우리는 흔히 새로운 시작을 마주할 때 즉각적인 성과와 변화를 강요받을때가 종종 있잖아요.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낯선 곳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내면의 힘을 응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요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성을 이야기 해주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흙 속에서의 시간은 정체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꽃을 피우기 위해 대지의 기운을 받아들이는 회복의 시간임을 씨앗의 평온한 표정을 통해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씨앗은 마침내 꽃을 피웠는데요. 그러나 꽃이 된 이후의 삶도 마냥 평탄하지만은 않더라고요. 바람은 꽃을 꺾으려 하거나 방향을 바꾸려 하지만, 꽃은 그 흔들림조차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자리를 지키더라고요. 이는 외부의 시련이나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다움을 지켜내는 삶의 태도를 은유하는 것 같았습니다. 화려한 색감보다는 차분하고 정갈한 라포 작가의 그림체는 이러한 '단단한 내면'을 보여주는데 찰떡인 그림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생명의 신비와 인내를 가르쳐주지만, 어른들에게는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림책이더라고요. 때로는 내가 가고자 했던 곳이 아닌 '먼 나라' 같은 낯선 환경에 던져질 때도 있고, 남들보다 싹이 늦게 터서 조바심이 날 때도 있잖아요. 하지만 『꿈꾸는 씨앗』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뿌리의 깊이'라고 속삭이더라고요. 흙 이불 아래서 충분히 쉬고, 비바람 속에서도 내 자리를 지키며 서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위로의 그림책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글은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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