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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렌 허프 지음, 정해영 옮김 / ㅁ(미음) / 2021년 12월
평점 :
책을 읽으면서 이게 정말 에세이 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에 쓰여 있는 사건들과 그 속에 있는 주인공은 허구의 세계 같이 느껴졌다. 한 사람이 진짜 이런 것을 다 체험하고 느꼈다고? 이 스토리는 소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극적인 상황이 많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니면 저자분이 자신의 체험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감각이 있어서 라고도 생각된다. 아니면 이런 체험을 가진 사람 중에 작가가 없어서라고도 생각된다. 이와 유사한 상황 속에 노출 된 사람 중에 몇 명이나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책으로 출판할 생각을 할까 생각한다.
저자 “로렌 허프”는 독일에서 태어나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는 악명 높은 사이비 종교 재단에서 자랐다. 그리고 미 공군에 입대했다. 미 공군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 제대 후에는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며 일곱 개의 국가에 살아봤다. 이 책은 그녀가 직접 체험한 삶의 기록이라는 것에 놀랍다. 글은 시간 순서대로 쓰여있지 않았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서 다양하게 기록되었다.
‘친구를 만드는 법과 대화하는 법, 사회 질서 속에서 자신이 담당할 역할. 이런 것들은 특정한 시기에 배워야 한다. 나는 광신 집단에 있었기에 이런 것들을 하나도 배우지 못했다. 나와 주변 사람들 간의 거리와 단절은 광신 잡단에서 깨닫게 된 사실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해줄 뿐이었다. 내가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다는 사실 말이다.’ 페이지 313에 나와 있는 내용이다. 사회 속에서 담당할 역할을 배우지 못한 그녀가 어떻게 이렇게 글을 솔직하게 풀어썼는지 대단하다. 사회에 우뚝 서서 자신의 이야기를 쓴 저자가 다시 한번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코로나로 여행도 가지 못하는데 글은 이렇게 국경을 넘어서 다른 사람의 삶을 여행하게 해준다. 이 책은 개인의 삶이기에 어떻게 한 마디로 요약하고 설명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삶을 이해하려고 이 책을 집어들만큼 호기심이 있는 분들이 많이 있기를 바래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