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쓰기를 말하다 - 폴오스터와의 대화
폴 오스터 지음, 제임스 M. 허치슨 엮음, 심혜경 옮김 / 인간사랑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인터뷰, 글쓰기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기 좋은 형식인 것 같다. 딱딱한 이론이 아닌 작가의 "입말"을 통해 들을 수 있으니까. 폴 오스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읽어가는 게 아까울 정도로 재미난 책, 폴 오스터를 몰랐다면 그의 책을 읽어 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랄지. 작가의 일기, 편지, 에세이등 사적인 글을 좋아하는 나에겐 딱인 내용들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만 말해야한다.' 지만, 어리석게 가벼운 독자인 나는 작가를 좀더 알고 싶기에(작품을 잘 이해하고 싶어서란 핑계를 대가며) 이런 글을 찾아 읽거나 저자강연회를 찾아다닌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저자강연회는 작가에겐 스트레스/고난인 현실 앞에서, 이런 인터뷰책은 (작가를 덜 괴롭히면서, 강연회보다는 좀더 심도 깊은 대화를 통해)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열 네 번의 인터뷰.
- 절제와 연기
쓸 때마다 리뷰와 서평이 뭔지 헤깔려하며 책에 대한 내용을 한 문장에 담고 싶어 하거나 좋은 구절을 다 적고 싶어 하다가 실패 좌절하곤 하는 나에게 꼭 필요한 팁. “절제-모든 것을 다 말하려다간 결국 중요한 말은 못 하게 된다.” 절제가 중요한 걸 알면서도 하기 힘들다. 욕심을 조절할 수가 없다. 슈스케를 봐도 내지르기만 하는 사람들은 탈락하고, 강약조절이나 절제는 잘 하는 사람이 하더만. 절제도 하나의 실력인가 보다. 알면서도 절제가 안 된다. 중요한 말을 하기에 앞서 쓰잘데기 없는 말을 쓰다 지쳐버린다.
“소설가는 다른 인간성, 다른 배역을 소화해내야 합니다. 소설 쓰기는 한 입으로 동시에 여러 말을 하는 행위입니다. 다종다양한 목소리를 내지요." 소설쓰기를 배우가 연기하는 것에 비유 ->소설 쓰기가 어떤 건지 한 번에 알게 하다. 등등 인터뷰중에 숨은그림 찾기처럼 글쓰기에 대한 내용들이 쏙쏙 박혀 있다.
- 위로 받고 절망하기
폴처럼 성공하고 유명한 작가는 글쓰기가 못 견디게 즐겁고, 쉬지 않고 쓸 내용이 흘러넘칠 거라는 약간은 삐뚤어진 심술 섞인 생각.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그도 글쓰기가 대단히 즐거운 건 아니고 글을 안 쓰면 상태가 더 나빠지기 때문에 쓰며,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고 한다. 글이 산소 같은 사람이 작가? 책상에 앉아도 아무 생각 안 나고, 한 문장 쓰고 나면 머리가 휑해질 때 폴을 보고 위로받기 -> 폴 오스터도 매일 두 단락이 "하루 동안 할 수 있는 작업량의 전부"이며, 그렇게 쓰는 데 여섯 시간이나 걸린다고. 여섯 시간 동안 두 단락의 글을 쓰기 위해 고심하는 작가를 떠올리니 휘리릭 대충 넘긴 책장들이 미안하고 찔린다. 그러다 “하나의 책이 또 다른 책을 물어다 줍니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할 이야기가 더 많아진다.”는 말에 쓰고 싶어도 쓸 게 없는 난, 시기심 발동 + OTL
- 글은 왜 쓰는가?
"왜 쓰는지는 나도 모릅니다. 답을 안다면 아마 쓸 필요가 없겠죠. 하지만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쓰는 겁니다. 우리가 글쓰기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글쓰기가 우리를 선택하는 겁니다. 그리고 나는 글쓰기를 누구에게도 권하고 싶지 않아요. 젊은이들이 글을 쓰고 싶다고 하면 나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하게 다시 잘 **해 보라고, 글쓰기에서 돌아오는 **은 거의 없습니다. 돈 한 푼 만져볼 수 없을지도 모르고, 유명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평생을 방구석에 틀어박혀 어떻게 살아남을지 걱정할 것입니다. 당신에게 엄청난 **의 경지를 사랑하는 **이 있어야 합니다. 나는 모든 작가들이 조금씩은 **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입은 **의 소유자, 글쓰기 외에 다른 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무능력자거든요. 한편, 내가 글을 쓰고 있을 때는 아무리 어렵고 때로는 고된 일이라도, 글을 쓰지 않을 때보다 **합니다. ** 있음을 느끼니까요. 반면에 글을 쓰고 있지 않을 때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경질적인 **에 지나지 않습니다."(396p) **궁금하면 책 읽어보기 ^^ !!
- 그의 책을 읽고 싶다! 폴 오스터의 책들을 읽고 싶게 하는 글.
"근본적으로, 내 작품은 개인이 겪는 좌절과 체념, 세상에 대한 절망과 니힐리즘, 덧없는 인생이기에 언젠가는 죽어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 언어의 부적절함, 그리고 개인간의 상호 고립 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살아있으며 숨을 쉬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의 아름다움과 환희, 숨 쉴 때마다 느끼는 기쁨, 피부에 와 닿는 삶의 즐거움들도 표현하고 싶습니다. ~ 내 작품은 삶과 죽음,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행동의 의미를 헤아려보려는 노력에 대한 것입니다. ~ 존재의 의미를 어떻게든 찾아내려고 기를 쓰면서 던지는 질문들입니다. 내 작품의 등장인물을 움직이게 하는 힘도 그런 질문들에서 나옵니다."(105-106p)

<우연의 음악> "이 책을 탈고 했던 바로 그날,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장벽과 예속, 자유에 대한 바로 그 책을 탈고한 날에 말이죠."
<기억의 서> "고독이란 단어의 양면성을 철저히 살펴보는"

<달의 궁전> "신화로서의 달, 찬란한 다이애나, 우리 내부의 어두운 모든 것들의 이미지로서의 달은 상상, 사랑, 광기입니다."

<다리 위의 룰루> "남자들은 그녀를 보면 정신이 나가 버립니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그녀의 애인들은 하나씩 자살하고, 미치고, 타락합니다."

<폐허의 도시> "무너져 가는 사회에 대한 책“

<브루클린풍자극> "나는 조용히 죽을 만한 장소를 찾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브루클린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