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고백 - 김영민 단문집
김영민 지음 / 김영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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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 인가'로 나에게 친숙한 김영민 교수님.
김영사에서 이번에 김영민 교수님의 아포리즘을 길어올려 출판했다.
책 제목을 보고 가벼운 고백 ."가벼운". 이라는 단어를 한참이나 곱씹어봤는데, 이 부분에서 이미 드립을 성공하신건 아닌지 싶었다.

가볍지 않다!

그런데 가볍지 않다는 것. 그건 이미 김영민 교수님 이름만봐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무겁고 재미가 없느냐. 그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읽으면서 혼자 쿡쿡 거린 부분들이 많았고, 내 마음에 숨을 불어 넣어준 문장도 있었고, 그날의 내 기분을 한결 낫게 만들어 준 문장도 있었다.
오로지 내가 느낀 그의 "가볍지 않은" 고백에서 느낀 촌철살인 그 자체인 문장들과, 쿡쿡 거린 문장 등으로 책 소개를 해보려한다.

드립이 당신을 자유케 하리라
가벼운 고백 p.13중에서

발문에서 우리는 드립의 세계에 먼저 발을 들이고 드립의 세계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우리 인간들은 어쩔 수 없이 프레임에 갇혀 살아가게 되는데, 기존 언어가 만든 프레임을 비틀 수 있는 한 인간은 다소 자유롭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드립인간은 자신을 포획하려는 프레임을 인지하되 그 프레임에 갇히지 않는다."
가벼운고백 p.14 중에서

우리는 갑갑한 프레임과 현실속에서 잠시나마 자유롭기 위해서 성찰적 드립을 추구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나 역시 드립이나 치고 있을 시간이 어디있어? 라고 되물었지만, 뒤이어 저자는 답을 한다.
세상은 분노할 일로 가득차있고, 인간에게는 주어진 현상보다 나은 상태를 꿈꾸는 능력이 있고, 그 능력은 우리를 좌절케한다고.
그럴때에, 분노하는 우리는 그 분노와 혐오를 날 것으로 발설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분노를 날 것으로 발설하는것은 패배이며, 이런때에 좀 더 심미적으로 패배하기 위해 우리는 드립인간이 되어야 한다.

[밑줄 친 문장]

페이스pace와 페이스face를 잃지 않고 자기 생을 완주하는게 중요하다. 다들 계속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고 있으므로, 누구에게나 격려가 필요하다.
가벼운고백 p.38중에서


과학을 혐오하는 최적의 방법은 과학을 욕하는 것이 아니다. 가장 비과학적인 걸 늘어놓고 그걸 과학이라 하는 것이다. 삶을 혐오하는 최적의 방법은 삶을 욕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삶이라고 하는 것이다.
가벼운고백 p.67중에서


인간이 지옥의 피조물인 줄도 모르고. 바보같은 조물주.
가벼운고백 p. 153중에서


미국의 작가 매일린 로빈슨은 고교 시절 선생이 해준 이야기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마음은 평생 살아야 할 대상이니 아름다워야 한다."
가벼운고백 p.204중에서


이것이 나의 산책 예찬이다. "사람마다 다양한 재능이 있다. 혹자는 살아남는 데 일가견이 있고, 혹자는 사는 척 하는데 일가견이 있고, 혹자는 사는데 일가견이 있다.
잘 사는 사람은 허무를 다스리며 산책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런 삶을 원한다.
산책보다 더 나은게 있는 삶은 사양하겠다.
산책은 다름아닌 존재의 휴가이니까."
가벼운고백 p.218중에서


[마치며]

책표지에 왜 귀여운 풋사과인가 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이 언제 농익는지 알 수 있는가, 어쩌면 매 순간마다 만나는 일상들은 풋사과를 먹는 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먹을만 할 때가 있고, 너무 시어서 인상을 쓰게 될 때도 있고, 먹고 싶지 않을 때가 있고,
풋사과 말고 잘익은 사과가 먹고 싶어 뾰루퉁 할때가 있고,
어딘가 떨떠름하지만 뒷맛은 어설프게 달콤한 사과를 먹으면 그런대로 위안을 받을 때가 있다.
매일 풋사과를 먹는 일. 그런대로 나쁘지 않고 좋지도 않을 수도 있다.
살아가는 건 그런걸까.
김영민 교수님의 일상속에 있었던 풋사과들도 그랬으리라 생각이 되며, 또 그런 찰나에서 이 문장은 모두 쓰였겠지.
책 속 219p에서은 "진정한 여행은 여행 전의 기대와 여행 후의 기억이 있듯 진정한 삶은 살기 전의 꿈과 살고난 후의 기억이 있다."라고 한다.
그럼 살아가면서의 기억과 나의 문장들은 어디있는가? 하면 "바로 지금 여기에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가벼운 고백이라 하였으나 가볍지 않은, 그냥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문장들.
그 자체만으로도 함께 한다는 위안을 준다.
살고픈 모두를 위한 책이라는 출판사의 홍보문구가 있었는데, 이에 정말 동감하며.
'오늘의 나', '그 문장을 만났던 그 순간의 나'와 함께 해준 김영민 교수님의 "가벼운 고백"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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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수업 - 느끼는 법을 잊은 당신에게
정여울 지음 / 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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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은 정여울 작가의 삶을 견디는 힘과 세상을 새롭게 느끼는 힘을 길러준 감수성 훈련의 기록이다.
그녀는 그녀의 친구로부터 어느 날 남들은 못 느끼는 것을 느끼는 감수성은 그녀의 남다른 재능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감수성이 풍부하다." 라는 건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치부 되고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 나도 한창 골몰했던 적이 있다.
어떤 일에 대한 감상과 느낌에 빠져서 주위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었을때 반응은 열에 아홉정도는 좋지 않았다.
"너무 감상적이야." "시간이 너무 많아서 그런 감상에 빠지는것도 가능하지." 등등 감정의 전환에 대한 강요도 많았다.
획일화 된 요즘 사람들만의 대중화된 감성으로의 전환말이다.
(나는 이런 경험이 여러 차례 있은 뒤, 이 책을 만났으니 이건 감수성을 잃지 말라는 어떤 계시 아니겠는가.)

감수성이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이들이고 느끼는 성질을 말한다.
감정과는 다른 성질인 것이다. 보통의 일상에서나 문학작품, 미술, 음악 등등 예술의 영역을 접하면 자신이 지닌 감수성은 더욱이 극대화 될 수 있다.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에서 이런 것이 무슨 소용이냐, 또 어디서 어떻게 감상에 빠질 대상을 선택하냐의 문제에도 직면한다.
더구나, 우리는 내가 직접 선택하지 않아도 알고리즘의 발달로 여러 매체에서도 나의 취향에 맞춰 여러 추천작을 나에게 내놓는 세상을 살고 있다. 물론 편리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부분에서 편리함에 취하지 말고 잠깐 멈춰 서야 한다.

"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나에게 꼭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큐레이션은 우리 두뇌의 온갖 편견과 확증편향을 강화할 위험성이 높다.
감수성 수업 p.66중에서"

뒤이어 큐레이션의 목표도 소비자를 설득하는 마케팅 활동으로 변질되는 점도 우려스럽다 말한다.
그러다 보면, 책은 독자를 소비자로만 바라보며 미술작품은 재테크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게 되며, 그렇게 된다면 작품의 의미는 잊히로 상품으로서 교환가치만 중요해진다 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독자들에게 나의 결단과 직감을 믿고 내가 진정으로 사랑할 대상을 직접 찾아내는 감성의 훈련을 시작하기를 당부한다.

[나를 믿고 시작하는 나만의 큐레이션을 위한 훈련]

첫째, 전문가들이 추천한 최고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내가 나의 말로 내 감동을 설명할 수 있는 작품을 천천히 찾아볼 것.

둘째, 교환가치나 가성비가 아니라 사용가치와 진정한 심리적 가치를 평가할 줄 아는 훈련을 필요로 할 것.(이 과정에서는 나의 언어로 작품이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셋째, 틀릴 자유, 망가질 자유, 방황할 자유를 느껴볼 것.
(ex. 무작정 소설이나 에세이 코너로 돌진해 감동을 주는 문장을 찾아낼 때까지 버텨보기 등)

"그 어떤 통계로도 분석당하지 않는 마음, 분류당하거나 통계화되지 않는 자기만의 독특한 감성이야 말로 우리가 저마다 지켜야 할 나다움이 아닐까."
감수성수업 p.68 중에서

나다움을 찾기 위해 예술 작품을 갈망하는 것은, 한가해서도 아니고, 일상에서의 도피도 아니다.
현재의 우리 사회는 이런 것을 향유하거나 욕망하는 것을 죄악시 한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러한 것들은 그저 우리의 원초적 욕망이라 말한다.
그녀의 감수성에 큰 영감을 준 그녀의 뮤즈 수전 손택(고도를 기다리며 등의 작품이 있다.)의 이야기와 함께 작가는 말한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감동할 권리, 이 세상의 수많은 아름다움을 느낄 권리, 내 온몸과 온 마음으로 이 세계가 선물하는 최고의 가치를 누릴 권리. 그것은 삶이 힘겨울 수록 더욱 절절히 목말라지는 원초적 열망이다.
감수성수업 p.229 중에서"

그녀의 당부대로 우리는 예술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이 아니라 예술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는 문학과 음악, 미술 작품 등 예술의 세계에서 절절한 감정을 찾아 헤매야한다.
그 과정과 감정속에서 우리는 쉴 수도 있고, 꿈을 꿀 수도 있으며, 도전을 다짐 할 수 있다.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해, 나다움을 갖기 위해 영감이 되는 모든 것을 이 책과 함께 찾아나서 보면 어떨까.

"감수성이 예민하다 못해 감수성이 무진장 풍부한 사람이야말로 이 시대의 심연을 아름답게 건너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감수성수업 p.11 중에서

정여울 작가의 진실되고 아름다운 응원과 함께 감수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이 책을 통해 가능하다. 누구나 쉽게 언제든 그녀와 함께 떠날 수 있다. 나의 감수성을 되찾아 줄 예술의 세계로 말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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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감사 -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윤슬 지음, 이명희 사진 / 담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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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자꾸, 감사 라는 책 제목에서의 "자꾸"는 여러번 반복하다는 뜻도 되겠지만, 자유롭고 꾸준하게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성공한 사람들이 가진 공통적인 태도 중의 하나는 '감사 습관'이라고 한다.

왜 그들은 '감사 습관'이 깃들어 있는 것 일까?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온다는 것을, 또 자기가 가진 것 중에선 당연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당장 감사일기를 쓴다고 나의 삶의 당장 아주 거창하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하루에 한번씩 꾸준히 감사한 일을 찾아 의식적으로 기록하다보면 삶은 충만함으로 가득 찰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꾸"는
자유롭고 꾸준하게는 감사일기의 원칙이다.

자유롭게 쓰라는데, 정말 한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써야할지 그저 어색하기 마련이다.

원래 자유로운 형식이 제일 난해한 법이니까.

이 책은 감사일기 작성예시를 보여주며 감사일기를 쓸 수 있는 틀과 여백들을 제공한다.

책 장들을 펼쳐보면 책의 왼편엔 용기를 주는 글과 이명희 작가님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 실려있다.

책장마다 다른 글과 사진을 보며, 매일같이 새로운 기분으로 감사일기를 쓰기 좋은 책이다.

매일 같이 책에서 제공되는 "오늘의 감사"칸을 채우다보면, 어느새 나도 책 한권을 쓴 것 같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감사일기를 쓰면 좋은 점]

1. 감사일기를 쓰면, 삶을 긍정하는 태도를 얻게 됩니다.
2. 감사일기를 쓰면, 마음의 여유가 생겨 한결 부드러운 사람이 됩니다.
3. 감사일기를 쓰면, 감사할 일이 자꾸, 자꾸 생겨납니다.
4. 감사일기를 쓰면, '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5. 감사일기를 쓰면, '그냥 그런 하루'가 아니라 '소중한 하루'가 됩니다.


[이런분들께 추천드려요]

- 감사일기를 쓰고 싶으신 분

- 감사일기를 특별한 형식으로 써보고 싶으신 분

- 감사일기를 정말 꾸준히 써서 책으로 완성하고 싶으신 분들께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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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 일상은 진지하게, 인생은 담대하게
윤슬 지음 / 담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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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삶은 명사적이지 않다! 삶은 동사적이다!"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p.6중에서

작가는 글쓰기와 인생의 태도에 강의를 하던 중, 여느 때처럼 "삶은 명사적이지 않다. 동사적이다." 라는 말을 했다.
그러자 그 순간 누군가 질문을 던졌는데, 선생님의 삶은 몇 개의 동사로 이루어져 있냐는 질문이었다.
그 자리에서는 당장 생각나는 동사들에 대해 답변을 했지만, 작가님은 내 삶을 이루는 동사들에 대해 한번도 살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후, 사색과 함께 삶을 이루는 동사들을 찾아내고 동사들에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입혔다.
책을 읽으며 나의 삶에 녹아있는 동사들, 공감이 많이 갔던 부분들을 몇 문장 소개해보려한다.


[Part.1 "읽다" 중에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는 책 읽기로 시간을 보낸다.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읽기에 열중한다. 그러고는 언제 그런 일이 있기나 했냐는 듯 익숙한 세계로 되돌아오는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여행을 수시로 떠나는 셈이다.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p.24중에서

책에서는 또 읽기는 무엇과 어울려도 어색하지 않다며 설명하는데, 세상을 읽는다 등 읽는 행위는 포괄적이라 말한다.
그 중에는 역시 내 삶에서 나 혼자 수시로 떠나는 여행을 위해 '책을 읽다'가 단연 최고로 느껴졌다.


[Part.1 "쓰다" 중에서]
글쓰기는 인생 전체에 필요하다. 삶이 계속되는 한 글쓰기는 자신의 임무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나를 도울거라고 확신한다.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p.28중에서

읽는 사람은 결국 쓰게된다는 말이 있다.
주위에 읽는 사람도 결국 무언가를 쓰던데, 블로그 글도 일기 정도로 쓰는 나는 아직 읽기 수행이 부족한가 싶다.
작가님 역시 글쓰기를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았다고 한다.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끄적였던 것은,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졌다는 느낌을 가져다 주었다고 한다.
갑자기 일상이 좋아지거나 큰 변화는 없었어도 글 쓰는 순간만은 평화로웠다고 한다.
글이 잘 풀리지 않을때도 그저 쓰는 수밖에 없었으며, 계속하며 더 나은것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한다.
이 모든게 일상에서의 나만을 위한 작은 수행처럼 느껴졌다.
거창하게 쓰려하면 누구나 쉽게 포기하고 말지어니, 틈틈히하는 기록과 글쓰기가 신물이 나려고 할때는 나는 이 글을 기억해보려한다.


[Part2. "걷다" 중에서]
걷기는 단순한 움직임이 아니라 목적을 가진 행위였다. 내게는 무언가를 받아들이거나 포기하거나 혹은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명상의 시간, 창조의 시간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p.148 중에서

걷기 예찬에 대해 무수한 많은 글이 있지만, 역시 걸으면 몸처럼 머릿속과 마음속이 정리되는건 공연한 사실인 듯 하다.
걸으면서 명상을 사는 사람도 많고, 어떤 실마리가 풀리지않아 명료함을 위해 걷는 사람도 있다.
걷기는 뭘까. 정말 작가님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어떤 것을 얻기 위해서도, 또한 버리기 위해서도 걸으니 무엇을 위해 걷는다기보다, 걸으면서 무엇이라도 하는 것 같다는게 맞는 것이라는 문장에 많은 공감이 들었다.


[마치며]
책을 읽으면서도 나의 삶을 이루는 동사찾기는 계속되어야 겠구나 생각했다.
나를 이루는것을 돌봐주는일 같아 정말 의미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삶에서는 또 어떤 동사들은 버려야 할 동사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채우고 나에게로 이르는 것들.
나의 동사들이 가진 힘을 믿어보고 싶다.
어디까지나 그 동사들을 가진 주어는 나니까 말이다.

"마음이든, 생각이든, 행동이든 내가 주어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동사는 내가 걷고 뛰고 달리고 나아가도록 도와줄거라고 확신한다."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p.24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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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학교 샘터어린이문고 79
박남희 외 지음 / 샘터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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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학교>
공감 능력 제로인 아이들이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마음을 그린 이야기들.

[책 소개]
샘터사에서 이번에 아이들 마음 성장을 주제로 한 신간이 출간되었다.
한 교실 속에서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다루며, 공감 제로였던 아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각자의 개성 속에 피운 들꽃 같은 마음들.
딱딱하게 굳어있었던 제로 학교 5학년 들꽃반의 아이들이 마음이 어떻게 말랑말랑해지는지, 이 중에서 한 가지 이야기만 줄거리와 함께 소개해 보려고 한다.

[메이트러너 줄거리]
달리기에 진심인 소녀 은서. 육상부에 들어가고자, 육상부가 있는 제로 학교로 전학을 왔다.
전학 온 첫날, 육상부 가는 길을 헤매는 은서 앞에 나타난 기주.
기주는 안경을 끼고 있었는데, 보통 안경과 다르게 시력이 아주 나빠 보였다.
'눈이 저렇게 나쁜데 어떻게 달리기를 하지?'
은서의 마음속에 의구심 새싹이 싹텄다.
5학년 육상 선수는 기주와, 은서, 명우 이렇게 셋이다.
셋은 체전을 준비하며 개인 기록 경신하기에 열중이었다.
어느 날은 기주가 은서보다 2초 빠른 기록을 냈다.
"말도 안 돼. 기주에게 지다니."
그런데 은서는 연습을 하며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명우가 기주 앞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이다.
명우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기주하고 비교해 보려고 그런 것이라며 얼버무렸다.
그러던 어느 날 기주는 발목을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아쉽게도 명우는 체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고, 은서와 기주만 참가하게 되었다.
둘이서 연습을 하게 된 나날들.

혼자 뛰는 기주는 왠지 불안해 보였다. 레인을 벗어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넘어지기도 했다.

어느 날, 책상에 엎드려 있는데 기주가 이야기를 하자며 은서에게 말을 걸었다.

은서가 기주의 기록이 좋았던 날 이후로 기주를 피하고 있던 나날들이었다.

"네가 좀 도와주면 안 돼? 안경을 벗으면 잘 안 보여."

"안경 벗지 말고 육상용 고글로 맞추면 되겠네. 아니면 렌즈를 끼던지."

"아무리 가벼운 고글이라도 달리는데 불편한 거 너도 알잖아."

"그럼 장애 학생 체전에만 나가. 거긴 메이트 러너가 도와주잖아."

은서는 순간 자신의 말이 심했다는 걸 느꼈다.
체전을 앞두고 기록 단축에 매진하는 연습 시간.
6학년 선배들은 눈만 조금 더 좋으면 기주가 최고라 하고, 명우는 기주를 도와주라 했다.
은서는 기주는 나에게 뭘 해주냐며 명우에게 소리친다.
훈련을 하며 기주에 대한 묘한 감정 때문에 집중을 하지 못해서 코치 선생님께 혼이 난 후 벌칙으로 트랙 다섯 바퀴를 돌아야 하는 은서.
뒤에 달려오는 기주를 만난다.

"나는 달릴 때가 제일 좋아. 슬플 때 달리면 슬픔이 반으로 줄어들고 기쁠 때 달리면 기쁨이 두 배로 커져."
제로학교 p.30중에서

기주는 은서에게 말했다.
그리고 옆에서 네 발자국 소리라도 듣게 해주면 안 되냐고 부탁의 말도 이어 건넨다.
은서는 어떻게 너를 위해 달리라는 거냐며 또다시 뾰족한 말을 건넨다.
기주는 동생이 얼마 전에 하늘나라로 갔다며, 달리기로 동생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났고, 이제는 동생을 위해 달린다며 말한다.
은서는 그런 기주의 말을 듣고도 그저 벌떡 일어나 운동장을 가르지르며 뛰었다.
다음 날 기주는 육상부 연습에서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와중에 코치 선생님과 기주가 나타났다.
육상부를 그만두려 한다며 기주가 말했다.
그러면서 기주는 아이들과 일일히 눈을 맞추며 눈인사를 했다. 은서는 얼핏 보며 지나쳤다.
은서는 기주에게 고작 이 정도로 끝낼 거면서 달리기가 어쩌고 한 거냐며 소리쳤다.
이것밖에 안되는데 너에게 같이 뛰어달라고 했어서 미안하다고 기주도 맞받아치며 소리쳤다.

"달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면서. 그런데 그만둔다고?
이제야 네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은데."
제로학교 p.37중에서

기주가 은서에게 다가갔고, 은서는 기주에게 같이 뛰어 주겠다고 말한다.
기주와 은서는 극적 화해 기념으로 명우와 함께 분식집을 간다.
서로 달리기에 진심인 애는 처음이라며 칭찬 일색의 대화를 나누고 내년에는 800미터 달리기에도 도전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장애 학생 체전에도 출전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기주. 그러면서 그때도 메이트 러너 해줄 거냐며 은서에게 묻는다.
은서는 기주의 메이트 러너는 자신보다 잘할 사람은 없을 거라며 대답한다.
그리고 속으로 언제까지나 기주의 메이트 러너가 될 것을 다짐한다.

[마치며]

서로 안 맞는다고 생각했거나, 경쟁심과 질투심이 느껴져 친해지기조차 싫었던 친구도, 서로 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우리는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
메이트 러너는 그런 이야기를 담았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기로 한 책 속의 5학년 친구들이 참으로 대견스러웠다.
경쟁심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던 은서의 마음은, 기주와 같은 생각에 말랑말랑한 마음이 되었고 그 마음은 기주에게 흘러들어 진정한 메이트 러너가 되었다.
공감 능력 제로인 아이들만 모여있는 제로 학교는 어쩌면 무한한 가능성의 제로일지도 모른다.
아이가 친구의 뾰족한 말에 속상해하며 그 친구는 공감 능력 제로!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꼭 이야기해주려 한다.

"주변에 공감 능력이 제로인 친구들에게 실망할 필요 없어.

제로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의 숫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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