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학교 샘터어린이문고 79
박남희 외 지음 / 샘터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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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학교>
공감 능력 제로인 아이들이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마음을 그린 이야기들.

[책 소개]
샘터사에서 이번에 아이들 마음 성장을 주제로 한 신간이 출간되었다.
한 교실 속에서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다루며, 공감 제로였던 아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각자의 개성 속에 피운 들꽃 같은 마음들.
딱딱하게 굳어있었던 제로 학교 5학년 들꽃반의 아이들이 마음이 어떻게 말랑말랑해지는지, 이 중에서 한 가지 이야기만 줄거리와 함께 소개해 보려고 한다.

[메이트러너 줄거리]
달리기에 진심인 소녀 은서. 육상부에 들어가고자, 육상부가 있는 제로 학교로 전학을 왔다.
전학 온 첫날, 육상부 가는 길을 헤매는 은서 앞에 나타난 기주.
기주는 안경을 끼고 있었는데, 보통 안경과 다르게 시력이 아주 나빠 보였다.
'눈이 저렇게 나쁜데 어떻게 달리기를 하지?'
은서의 마음속에 의구심 새싹이 싹텄다.
5학년 육상 선수는 기주와, 은서, 명우 이렇게 셋이다.
셋은 체전을 준비하며 개인 기록 경신하기에 열중이었다.
어느 날은 기주가 은서보다 2초 빠른 기록을 냈다.
"말도 안 돼. 기주에게 지다니."
그런데 은서는 연습을 하며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명우가 기주 앞에서 달리기를 하는 것이다.
명우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기주하고 비교해 보려고 그런 것이라며 얼버무렸다.
그러던 어느 날 기주는 발목을 다치는 사고를 당했다. 아쉽게도 명우는 체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고, 은서와 기주만 참가하게 되었다.
둘이서 연습을 하게 된 나날들.

혼자 뛰는 기주는 왠지 불안해 보였다. 레인을 벗어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넘어지기도 했다.

어느 날, 책상에 엎드려 있는데 기주가 이야기를 하자며 은서에게 말을 걸었다.

은서가 기주의 기록이 좋았던 날 이후로 기주를 피하고 있던 나날들이었다.

"네가 좀 도와주면 안 돼? 안경을 벗으면 잘 안 보여."

"안경 벗지 말고 육상용 고글로 맞추면 되겠네. 아니면 렌즈를 끼던지."

"아무리 가벼운 고글이라도 달리는데 불편한 거 너도 알잖아."

"그럼 장애 학생 체전에만 나가. 거긴 메이트 러너가 도와주잖아."

은서는 순간 자신의 말이 심했다는 걸 느꼈다.
체전을 앞두고 기록 단축에 매진하는 연습 시간.
6학년 선배들은 눈만 조금 더 좋으면 기주가 최고라 하고, 명우는 기주를 도와주라 했다.
은서는 기주는 나에게 뭘 해주냐며 명우에게 소리친다.
훈련을 하며 기주에 대한 묘한 감정 때문에 집중을 하지 못해서 코치 선생님께 혼이 난 후 벌칙으로 트랙 다섯 바퀴를 돌아야 하는 은서.
뒤에 달려오는 기주를 만난다.

"나는 달릴 때가 제일 좋아. 슬플 때 달리면 슬픔이 반으로 줄어들고 기쁠 때 달리면 기쁨이 두 배로 커져."
제로학교 p.30중에서

기주는 은서에게 말했다.
그리고 옆에서 네 발자국 소리라도 듣게 해주면 안 되냐고 부탁의 말도 이어 건넨다.
은서는 어떻게 너를 위해 달리라는 거냐며 또다시 뾰족한 말을 건넨다.
기주는 동생이 얼마 전에 하늘나라로 갔다며, 달리기로 동생을 잃은 슬픔에서 벗어났고, 이제는 동생을 위해 달린다며 말한다.
은서는 그런 기주의 말을 듣고도 그저 벌떡 일어나 운동장을 가르지르며 뛰었다.
다음 날 기주는 육상부 연습에서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와중에 코치 선생님과 기주가 나타났다.
육상부를 그만두려 한다며 기주가 말했다.
그러면서 기주는 아이들과 일일히 눈을 맞추며 눈인사를 했다. 은서는 얼핏 보며 지나쳤다.
은서는 기주에게 고작 이 정도로 끝낼 거면서 달리기가 어쩌고 한 거냐며 소리쳤다.
이것밖에 안되는데 너에게 같이 뛰어달라고 했어서 미안하다고 기주도 맞받아치며 소리쳤다.

"달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면서. 그런데 그만둔다고?
이제야 네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은데."
제로학교 p.37중에서

기주가 은서에게 다가갔고, 은서는 기주에게 같이 뛰어 주겠다고 말한다.
기주와 은서는 극적 화해 기념으로 명우와 함께 분식집을 간다.
서로 달리기에 진심인 애는 처음이라며 칭찬 일색의 대화를 나누고 내년에는 800미터 달리기에도 도전할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장애 학생 체전에도 출전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기주. 그러면서 그때도 메이트 러너 해줄 거냐며 은서에게 묻는다.
은서는 기주의 메이트 러너는 자신보다 잘할 사람은 없을 거라며 대답한다.
그리고 속으로 언제까지나 기주의 메이트 러너가 될 것을 다짐한다.

[마치며]

서로 안 맞는다고 생각했거나, 경쟁심과 질투심이 느껴져 친해지기조차 싫었던 친구도, 서로 같은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우리는 다시 가까워질 수 있다.
메이트 러너는 그런 이야기를 담았다.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기로 한 책 속의 5학년 친구들이 참으로 대견스러웠다.
경쟁심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던 은서의 마음은, 기주와 같은 생각에 말랑말랑한 마음이 되었고 그 마음은 기주에게 흘러들어 진정한 메이트 러너가 되었다.
공감 능력 제로인 아이들만 모여있는 제로 학교는 어쩌면 무한한 가능성의 제로일지도 모른다.
아이가 친구의 뾰족한 말에 속상해하며 그 친구는 공감 능력 제로!라고 말한다면 이렇게 꼭 이야기해주려 한다.

"주변에 공감 능력이 제로인 친구들에게 실망할 필요 없어.

제로는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의 숫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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