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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 니큐 의사 스텔라가 기록한 아기를 가슴에 묻는 사람들
스텔라 황 지음 / 그래도봄 / 2023년 10월
평점 :
원래도 감정 이입이 잘 되서 힘든데
첫째 아이를 낳고 나서, 그리고 둘째 아이를 낳고 나서 더 감정의 깊이가 깊어졌다.
특히나 '어린 아이들'과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해서.
나에게는 단숨에 읽어 나가기 조금 힘들고 버거운 책이였다.
한페이지 한페이지 읽으면서 함께 심장이 조여오고, 눈물이 고이지 않은 시간이 정말이지 단 한 번도 없었다.
주변에서 많은 어린 생명들의 생사에 대한 사건 사고들, 상황들을 수없이 들으며 겪으면서도 내공이 쌓이지 않는다. 그만큼 책을 읽으며 함께 울고 아파하며 기뻐했다.
이 작은 생명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말 많은 것들을 선물해주는 것 같다. 책 내용 속 기억에 남는 올리비아의 이야기를 통한 기록들.
'앞으로의 삶이 허락되지 않더라도 다른 형태의 삶이 존재할 수 있음을'
'그 삶이 누군가에겐 위로와 교훈을 주고 또 현실적인 기부가 될 수 있음을'
'그 유산이 이어져 앞으로 있을 수많은 올리비아를 살리고 있다. 그렇게 올리비아는 계속 이 세상에 살아 있다.'
잠시 왔다간 그 생명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고 얻을 수 없는 고귀한 것임이 틀림 없다.
책을 읽으며, 꺼져가는 작은 불씨 하나에도 정말 진을 짜내며 자신의 시간과 모든 것을 쏟아내는 의료진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현재 의료붕괴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의 시간들을 다시 생각해본다.
자신이 맡은 일에는 사명을 다해 최선을 다해야하는 것이 당연하며,
그 누리고 주어지는 모든 것에 감사해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으며 그저 각자 감사해야할 일들 뿐이다.
여러모로 마음에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비록 차가운 몸으로 니큐를 떠나 앞으로의 삶이 허락되지 않더라도, 다른 형태의 삶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쳤다. 그 삶이 누군가에겐 위로와 교훈을 주고 또 현실적인 기부가 도리 수 있음을 알았다. 그 유산이 이어져 앞으로 있을 수많은 올리비아를 살리고 있다. 그렇게 올리비아는 계속 이 세상을 살아 있다. - P185
부모는 무슨 죄로 아기의 생명 줄을 계속 잡고 있을 것인지 놓아줄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일까. 내 피붙이를 내 결단으로 죽여야 하다니 어불성설이다. - P266
아기는 생명과 탄생을 의미한다. 부모에게 아기의 죽음은 상상을 넘어 비현실로 다가온다. - P267
우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기의 생명을 구했다. 많은 의료진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일이었다. 의사 네 명이 주말 밤 전화 한 통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왔고, 수술실 의료진 열댓 명은 퇴근도 못하고 남아야 했으며, 자기 일이 아닌 일도 맡아서 해야 했다. 오로지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고충을 감수해야 했고, 위험도 무릅썼다. 그러한들 어떠하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목숨을 구했는데. - P178
점점 쌓여가는 삶의 경험은 그 감정의 깊이를 심해 바닥으로 내려가게 만든다. - P19
만난 적도 이길 수도 없는 ‘죽음‘이라는 적이 자기 아기를 덮치는 상황, 그 상황을 전달해주는 일, 그게 바로 내 업무다. 깜깜한 동굴에서 그들을 꺼내 옳은 선택을 하도록 길잡이가 되는 것은 나의 책임이자 신생아중환자실 의사의 의무이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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