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제게 일어난 일을 ‘불행’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겠지요. 그래요, 운이 좋았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지요. 하지만 저는, 제게 일어난 그 일련의 사건들이 동시에 필연이었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것을 ‘세 번의 계기’라고 이름 붙여서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 계기는 료타의 출생입니다.
료타가 태어나서 우리 가족은 아주 살기 편해졌습니다. 남과 비교할 필요 없다는 것, 남들과 달라도 된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일을 자기 탓으로 돌리며 자책할 필요 없다는 것, 이것을 처음 가르쳐준 것이 료타였으니까요.
두 번째 계기는 남편과의 사별입니다.
모든 것을 의지했던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시간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었기에 우리 가족은 비록 싸움을 하더라도 ‘고마워’, ‘미안해’란 말은 반드시 그날 안에 하게 되었습니다. 후회 없이 살기 위해서는 때로 마음을 굳게 먹고 용기를 내는 것도 필요하단 것을 알았지요. 이것은 남편이 가르쳐준 것입니다.
세 번째 계기는 나의 후유증입니다.
본인이 직접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기에 고령자나 장애인의 실정과 뉴스에 더욱 관심을 갖고, 그들을 대변하는 강사로 제일선에서 활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192